지난달 홈페이지에 '해외주식 거래 유의사항 안내' 공지
"법령 및 규정 이유로 보유주식 강제매각" 문구 논란
당국 환율 방어 총력전 와중에 개인투자자 불안감 증폭
추후 배포한 SNS 안내문엔 "법령 및 규정" 문구 삭제
미래에셋증권이 정부의 정책에 따라 고객들의 해외주식을 강제로 매각할 수 있다고 공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이 환율을 잡기 위해 증권사를 압박하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금융당국의 '법령 및 규정'에 따르겠다고 하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정작 SNS 안내문에는 '법령 및 규정'이라는 문구를 빼고 전송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혼란이 일고 있다.
19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12월 26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해외주식 거래 유의사항 안내'를 게시했다.
해당 공지에는 "해외주식 투자 시 시차 및 정보전달 통신문제, 천재지변이나 공휴일, '법령 및 규정' 등의 이유로 ... 보유주식의 강제매각이 될 수 있다"고 나와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문구는 '법령 및 규정'이다. 환율이 치솟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환율 관련 '법령 및 규정'에 따라 고객들의 해외주식을 강제로 매각할 수 있다고 적시한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압박에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수수료 무료 이벤트, 환율우대 이벤트 등을 줄줄이 중단한 상태다.
금융당국이 환율을 잡기 위해 고강도 정책을 내놓을 경우 미래에셋증권이 관련 '법령 및 규정'에 따라 실제로 해외주식을 강제로 매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래에셋증권 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증권 또한 회사의 '해외주식 거래설명서'에서 "법령 및 규정 등의 이유로 ... 보유주식의 강제매각이 될 수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카카오페이증권과 달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법령 및 규정'에 의거해 고객들의 해외주식을 강제로 매각한다는 규정이 없다.
키움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토스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미수금 발생, 신용공여 담보 부족, 예탁금 부족, 미수금 발생 등이 발생 시 강제매각을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법령 및 규정'에 의해 강제매각을 할 수 있다는 문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 카카오톡 안내문에선 문구 슬그머니 삭제 … "고의적 은폐 의혹"
논란을 더욱 부추긴 것은 미래에셋증권의 오락가락한 공지 태도다. 취재 결과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14일경 고객들에게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발송한 안내문에서는 홈페이지 공지와 달리 '법령 및 규정'이라는 핵심 문구가 빠져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홈페이지 공식 문서에는 "법령 및 규정 등의 이유로 ... 강제매각이 될 수 있다"고 명시해 놓고, 투자자들이 더 쉽게 접하는 SNS 안내문에서는 민감한 단어를 삭제해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 사유재산 매각할 법적 근거 묻자 … 사측 "설명서 내용 아니면 매각 안 해" 동문서답
본지는 미래에셋증권 측에 "증권사가 개인의 해외주식을 강제로 매각할 법적 근거가 있느냐"고 물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달러자산 및 해외자산에 대해 설명서에 명시된 내용이 아닌 경우 매각하지 않는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사측이 근거로 제시한 '해외주식 거래설명서'에는 "법령 및 규정... 등의 이유로 ... 보유주식의 강제매각이 될 수 있다"는 문구가 버젓이 명시돼 있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약관에 '법령'이라는 포괄적 단어를 넣어 강제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심각한 독소조항이 될 수 있다"며 "고객의 사유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조건은 매우 구체적이고 엄격하게 명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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