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기념일 별 거 아니지 나도 알아 근데 연애초부터 지금까지 쌓여왔던 설움들이 방금 전에 터졌다
기념일 안 챙기고 별로 신경 안 쓰는 사람들 많지 내 애인도 그런 타입이고 난 그걸 나쁘게 생각 안 해
근데 내가 나이도 어리고 연애 경험도 별로 없어서인지 나한테 그런 것들이 내 생각보다도 훨씬 중요했나봐
지금 만난 지 2년이 넘었는데 처음 100일 때 내가 막 신나서 케이크에 편지로 나랑 만나줘서 너무 고마워 이런 말 쓰고 그랬어
그런데 애인은 그날이 100일이었던 거를 모르더라
디데이도 내가 깔라고 해서 깔았는데 자기는 디데이 알람 오고 이런 거 별로여서 내 앞에서 알람은 끄더라
나는 근데 당시에 좀 서운했지만 그럴 수 있지 이러고 말았어 그냥 이 사람은 기념일은 별로 안 챙기는 사람이고
그럼 챙기고 싶은 사람이 챙기면 되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일주년 이주년 다 내가 그렇게 챙기고 그랬어
소소하게 가끔씩 꽃도 사다주고 편지도 써주고 되게 여자감성이지 어떻게 보면.. 그 사람은 사랑해라는 말도 겨우 겨우 했으니까
그래도 날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걸 어떤 일들로 인해서 알게되었고 아니깐 서로의 스타일이 달라서 그런거지 이러고 말았어
그나마 말한 게 디데이 알람은 그래도 켜줘 조금 서운해 이러고 귀엽게 애교부리는 정도였어
생각해보면 커플링도 맨날 나만 맞추자고 하고 그냥 그런 모든 것들이 다 너무 서운하더라 진짜 별것도 아닌 거에
눈물 질질 나오는 것도 빡치고 이런 거에 내가 기념일에 환장하는 사람인가 싶어서 스스로에게 화도 나고
비교하는 거 되게 안 좋은 생각인데 나도 모르게 꽃이나 기념일 같이 챙기거나 챙겨주는 애인 있는 애들보면 부럽기도 하고
애인이 진지하게 결혼을 전제로 만나자며 내년에 부모님께 서로의 존재들을 알리자는데
이런 애인이면은 결혼기념일 때도 맨날 나만 쓸쓸하게 보내겠구나 맨날 나만 기억하겠구나 싶더라
발렌타인데이 때도 나는 직접 손수 생전 처음 만들어보는 초콜릿 이렇게 저렇게 생쇼를 해가며 열심히 만들어서
에인네 부모님도 웬 초콜릿이냐면서 너무 맛있다고 했다더라 자기도 먹어보고서 너무 맛있다고 하는데
정작 2번의 화이트데이 중 내가 받은 건 하나도 없다 자기도 츄파츕스 한봉지 아니고 한 개 줬었나..? 그것도 심지어
내가 말해서 아 맞다 이러고 줬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닌가 그것마저 없었나
내가 좋아서 주는 거 맞지 자기 만족으로 끝내면 되는 것도 맞고 애인이 기념일 갖고 닥달한 적도 없고
나혼자 기억 했다가 나혼자 챙겼다가 그러다가 무슨 보상심리 같은 게 생겼나보다
그나마 바뀐 거라면 이제 디데이 알람은 켜놔서 디데이의 존재를 아는 정도?
내가 맨날 나만 챙기는 게 갑자기 서글퍼져서 케이크 먹을까 이랬다
그런데 역시나 케이크 같이 살까 이러고 끝이더라 이번에는 내가 했던 것처럼 딱 한번만 니가 좀 알아서 준비해와주면 안되냐 진짜 입밖으로 나오더라
내가 진짜 이상한 여자가 된 것같고 기념일 갖고 애인 닥달하는 모지리가 되어버렸다 진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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