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별거 아닌 걸로 보일까봐 한참 망설였는데, 며칠째 안 풀려서 그냥 여기다 적어ㅠ
우리 신랑이 밖에서는 사람 좋다는 소리 듣는 사람이거든. 둥글둥글하고 무던해. 근데 자기 식구들 앞에만 가면 사람이 좀 변해.
지난 주말에 시댁 갔는데, 어머님이 나 들으라는 듯이 "요즘 애들은 살림을 안 배워서 큰일이야~" 이러시는 거야. 뭐 한두 번도 아니라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었어. 근데 옆에 있던 신랑이 거기다 한술 더 떠서 "얘가 좀 그런 걸 잘 못해요~" 하면서 같이 웃는 거 있지.
그 순간 들고 있던 컵을 진짜 내려놓을 뻔했어. 평소에 밥하고 청소하고 다 내가 하는데, 자기 엄마 앞이라고 나를 그렇게 깎아내려? 얼굴이 다 화끈거리더라.
집에 오는 차 안에서 조용히 물어봤어. 아까 왜 그랬냐고. 그랬더니 하는 말이 "엄마 기분 맞춰주려고 한 말 가지고 뭘 그렇게까지 그래"야. 와.. 나는 네 식구들 비위 맞추다 체할 거 같은데, 너는 내 기분은 단 한 번을 안 맞춰주잖아.
근데 더 기가 막힌 건 그다음이야. 내가 서운하다고 하면 이 사람은 그냥 입을 닫아버려. 방 들어가서 폰만 보거나, 심하면 며칠을 말 한마디 안 해. 싸우는 것도 아니고 그냥 없는 사람처럼 구는 거야. 결국 분위기 못 견뎌서 먼저 말 거는 건 맨날 나고.
연애할 땐 이런 사람인 줄 정말 몰랐어. 그땐 표현도 잘하고 다정했거든. 근데 막상 살면서 갈등이 생기니까 이 모습이 나오는 거 보고, 원래 이런 사람인데 내가 콩깍지라 몰랐던 건가 싶어서 그게 제일 무서워.
하도 답답해서 이 사람 속을 도저히 모르겠더라고. 그래서 얼마 전엔 사주랑 기질 같이 봐주는 거 하나 해봤는데, 갈등만 나면 입 닫고 피하는 결이 진짜 있긴 하더라. 그렇다고 뭐가 풀리는 건 아닌데 "아 원래 이런 기질이구나" 하니까 기대를 좀 접게는 되더라고.
근데 이걸 그냥 성격이려니 하고 평생 맞춰주며 사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 익들아 솔직하게 말해줘.. 내가 너무 예민한 거야? 아니면 이 정도면 진지하게 한번 얘기 꺼내볼 만한 거야? 비슷한 신랑이랑 사는 사람 있으면 어떻게 지내는지도 좀 알려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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