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흐드러지게 피어올랐던 벚꽃잎도 제법 떨어져나갔다.
낡은 도로 위에 쏟아져내린 분홍빛을 즈려밟으며 네 향이 나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녹이 조금 슬어있는 파아란 대문 앞에 서서 잠시 침묵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사이였다, 너란녀석과 나의 관계는.
초인종을 누를 용기도, 대문을 쾅쾅 두드릴 패기도 없는 33세의 나이에 이 것이 뭐하는 짓인가 싶어 비식 웃음을 흘렸다.
고개를 들어 대문 너머 보이는 하얀 집을 바라보았다.
쏟아지는 햇살이 창문을 튕겨 바스락거리며 코끝에 내려앉았다.
그 창문 너머 어딘가에 있을 그 녀석에게 나즈막이 속삭였다.
"...문, 열어봐."
녀석을 쏙 빼닮은 창문은 말이 없었다.
"내가... 여기 왔잖아."
햇살에 눈이 부셔 고개를 푹 숙였다.
"...문 열어봐."
우습게도, 녀석은 대답이 없었고 이건 영업글이었다.
19일 자정, 싱어송라이터로 돌아온 예성의 솔로앨범 문 열어봐 많이 사랑해주세요.
너무 정성들여 쓴거라 이건 좀 재탕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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