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한바탕 휩쓸고 간 자리. 그 많은 죽음이 어색해질 만큼 찬란하게 빛나는 바다는 이제는 좀 잔잔해졌지만 이미 바다가 되어 버린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죽기 전 나에게 너는 어떻게든 꼭 살아 달라 했고 이후에 겨우 살 수 있었던 나에게 죽은 친구의 부탁은 어떤 의무 같은 게 된 거지. 도저히 저버릴 수 없는 의무. 배는 바다를 떠날 수 없고 붓은 물감이 없이는 아무 쓸모도 없는 것처럼. 살아남은 자의 의무. 남은 삶을 지금까지보다 더 가치있게 살아야 한다는 거. 우리가 노래하듯이 우리가 말하듯이 그렇게. 반주가 밝고 경쾌한데도 보컬은 비장한 게 그 이유인 것 같음. 살아남은 사람은 지푸라기를 잡아서라도 죽기살기로 살아서라도 가치있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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