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서 이를 지켜보는 기주의 마음도 문드러졌다. 35년동안 그 저주를 몸소 겪었기에, 기주는 귀객 사진사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뼈저리게 알았다. 무엇보다 봄이 서른 여섯에도, 그 이후에도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기주는 이 질기고도 지독한 저주를 본인의 손으로 끊어놓겠다 결심했다. 사진기가 이승에 있는 한 누군가는 사진사의 운명을 짊어야 하니, 이를 본래의 자리인 저승에 돌려 놓겠다는 것이다.
죽은 자들만 가는 저승을, 살아 있는 기주가 가겠다는 계획은 듣기만 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저승길에 대해 잘 아는 스님에 따르면, 그곳에 들어간 이는 있어도 살아서 나온 이는 한 명도 없었다. 공개된 스틸컷 속 저승길에 올라 저주를 끊어내고자 하는 기주의 마지막 사투가 보는 이들의 애간장을 녹이며 심장 박동수를 높이고 있는 이유다. 인생 처음으로 마주한 ‘봄’을 지키기 위해 저승까지 간 기주는 사진기를 무사히 사자에게 돌려주고 유일한 생존자가 되어 돌아올 수 있을지 긴장감을 드높인다.
아찔한 밤을 보내는 건 기주 혼자만이 아니다. 함께 공개된 스틸을 보면 알 수 있듯, 영험한 힘을 가진 사진기가 없는 틈을 타 사진관에 악귀들이 습격한다. 망자의 문을 열고 들어오려는 이들을 봄, 고대리(유인수)뿐만 아니라, 지원(이봄소리)까지 합세해 필사적으로 막아내고 있다. 하지만 셀 수 없이 많은 악귀들을 단 세 명만으로 상대하는 건 역부족이었는지 골목길에서 악귀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봄의 일촉즉발 순간까지 포착되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길고 아찔할 이들의 마지막 밤이 어떤 결말을 가져다줄지 최종회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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