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마케팅 논란으로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5.18 특별법 위반으로 입건됐다는 요란한 뉴스 이후, 내가 굳이 펜을 들어 길게 글을 쓰지 않은 이유를 묻는 이들이 있다.
답은 간단하다. 적당히를 모르는 이재명 대통령과 그를 에워싼 좌파 참모들이 스스로 완벽한 '무덤'을 파고 있기 때문이다. 적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절벽으로 내달릴 때는 굳이 끼어들어 방해할 이유가 없다.
지금 이재명 곁에서 이 얄팍한 기획 수사를 부추기고 있는 참모들을 보면, 삼국지에 등장하는 삼류 책사 '장간(蔣幹)'이 겹쳐 보인다. 적장 주유가 고의로 흘린 가짜 편지를 대단한 일급 기밀인 양 훔쳐 와서는, 주군인 조조가 제 손으로 핵심 수군 장수들의 목을 베도록 만든 삼국지 최대의 바보다.
이 대통령의 참모들이 벌이는 짓이 정확히 장간의 코미디와 일치한다. 그들은 정용진이라는 대기업 총수를 엮어 포토라인에 세우면 지지층이 환호할 것이라 착각하며 신나게 북을 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은 애초에 이재명 진영이 어떻게 발버둥 치든 파멸로 향할 수밖에 없는 완벽한 '외통수'다. 먼저, 저들의 억지대로 정용진이 유죄를 받는 시나리오를 보자. 그들이 정용진의 목을 치겠다며 꺼내든 '실무자가 잘못했어도 최종 책임자인 회장이 연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연좌제의 칼날은 곧바로 이재명의 심장으로 날아간다. 정용진은 사태 직후 대표이사를 해임하며 총수로서 조직 관리 책임을 졌다. 반면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직속 부하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구속될 때, 이재명은 "실무자가 한 일이라 나는 전혀 몰랐다"며 부하들을 방패로 쓰고 도망쳤다. 기업인은 지시하지 않았고 몰랐어도 유죄인데, 권력을 쥔 정치인은 결재 서류에 사인을 하고도 몰랐다고 잡아떼면 무죄인가. 수사 기관이 정용진을 처벌하는 순간, 이재명의 유일한 생명줄인 '나는 몰랐다'는 방어막은 제 손으로 갈기갈기 찢어발겨 진다. 그렇다면 반대로, 수사 결과 혐의 입증이 안 되어 정용진이 무죄나 무혐의로 풀려난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무사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오히려 더 참담한 정치적 파산이 기다리고 있다. 무혐의 결론이 나는 순간, 좌파 진영이 떠들어대던 이 거창한 '5.18 수호 서사'는 '커피잔 문구 하나에 발작하며 국가 공권력을 사유화한 광기 어린 마녀사냥'으로 전락한다. 직접 "저질 장사치"라며 좌표를 찍고 경찰을 총동원해 먼지를 털었는데도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면, 대중은 서늘한 진실을 깨닫게 된다. "이재명과 민주당이 권력을 쥐면, 합법적으로 사업하는 대기업 총수조차 언제든 사상범으로 몰아 감옥에 보낼 수 있구나." 일상의 마케팅마저 통제하려는 이 끔찍한 독재 본능은 중도층과 자영업자, 기업인들에게 치명적인 사법적 공포를 각인시킬 것이다. 동시에 저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던 '5.18 특별법'은 얄팍한 정치 보복에 동원되었다가 기각된, 볼품없는 이념의 흉기로 전락해 스스로 그 권위를 잃게 된다. 더욱이 이 사태에는 저들이 절대 피할 수 없는 지뢰가 하나 더 매설되어 있다. 정상적인 수사라면 그 마케팅 문구를 기획하고 시스템에 등록한 실무자를 무조건 소환 조사해야 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실무자는 다름 아닌 민주당의 핵심 콘크리트 지지층인 '젊은 여성'이다.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어 그 여성 마케터를 포토라인에 세운다면? 그들이 척결하자고 부르짖던 '5.18 모독 극우 세력'의 본체가 자신들을 떠받치는 지지층이라는 코미디가 완성되며 내부에서 거대한 역풍이 터질 것이다. 반대로 지지층 이탈이 두려워 진짜 행위자인 여성 실무자는 쏙 빼놓고 정용진만 타격한다면? 비겁한 표적 수사이자 표심을 의식한 꼬리 감추기임이 만천하에 폭로된다. 유죄든 무죄든, 실무자를 털든 감추든 어느 쪽으로 가도 파멸이다. 무엇보다 이 블랙코미디를 지켜보는 상식적인 국민들을 서늘하게 만드는 것은 붕괴된 대한민국의 사법 시스템 그 자체다. 현재 경찰과 검찰의 캐비닛에는 3개월이 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한 장기 미제 사건이 9만 건을 넘는다. 전세 사기로 길거리에 나앉은 청년들, 전 재산을 날린 보이스피싱 피해자들, 길거리에서 억울하게 폭행당한 서민들의 피눈물이 "인력이 부족하다"는 핑계 속에 방치되고 있다. 그런데 권력자가 '좌표'를 찍고 입을 열자마자 사법 기관이 총출동했다. 서민의 생사가 달린 9만 건의 범죄는 나몰라라 뭉개던 자들이, 일개 마케팅 직원의 해프닝에는 일사천리로 군사 작전하듯 수사를 밀어붙인다. 범죄의 경중이나 민생의 고통이 아니라, 권력자의 심기와 타깃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공권력이 광속으로 발동하는 나라. 검찰 해체의 이유가 결국은 여기에 있구나하는 자각을 불러올테다. 이것은 결코 정상적인 민주 국가의 풍경이 아니다. 권력의 나팔수로 전락한 전체주의 사상경찰의 소름 돋는 민낯이다. 앞을 내다보는 지능은 빈곤한데 권력의 칼을 쥐었다는 오만함만 가득하니, 멈춰야 할 타이밍을 모르고 폭주하는 것이다. 독일의 시인 로가우는 "신들의 맷돌은 천천히 돌지만, 모든 것을 남김없이 아주 곱게 갈아버린다"고 했다. 이재명과 친명 세력이 정용진을 묻기 위해 돌리기 시작한 그 억지 사법의 맷돌은, 결국 유죄든 무죄든 완벽한 부메랑이 되어 그들 자신의 모순과 위선을 가장 처참하게 갈아버릴 것이다. 우리는 그저 느긋하게 팔짱을 끼고, 저 몽총한 삼류 책사들이 자기 주군을 단두대로 밀어 올리는 이 완벽한 자해극을 웃으며 감상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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