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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가랑비에 옷 젖는다.





게임 이긴 사람에 대한 대우가 참 좋네요. 다음에 또 해요오! 만족스러운 표정의 현민의 앞엔 큰 그릇에 담긴 푸짐한 안주와 큰 양주 한 병, 얇고 긴 술잔 두 개가 놓여 있다. 다음에 또 하면 너 그 때는 대출받아야 돼, 난 두 번은 안 져. 동민은 현민의 잔에 술을 따르며 으름장을 놓는다. 누가 그러시던데에 -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고 - 현민은 의자에 기대 앉으며 말끝을 늘린다. 참 나, 양주 먹고 싶다고 당돌하게 말한 주제에 네 잔만에 애가 꽐라꼴라해지네. 


"이건 킵해놔야겠네."

"아아? 왜요오? 오늘 다 먹어여!"

"양심이 있냐."


취한 주제에 뭘 다 먹어? 죽고 싶나. 동민의 말에 에헤헤헤헤, 하고 현민이 자지러진다. 에휴. 한숨을 내쉬고 동민이 자신의 잔에 술을 따르려는데, 현민이 동민의 손목을 잡는다. 어어, 자작하면 평생 솔로래여! 쓰러질 듯 말 듯 위태위태하게 흔들거리며 동민의 잔에 술을 따르는 현민이다. 그런 현민의 팔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동민은 쓸쓸하게 내뱉는다. 그럼 난 자작 계속 해야겠네. 난 평생 혼자 살거거든. 동민의 말에 현민은 병을 쿵 내려놓고 눈썹 한 쪽을 치켜올린다.


"에엥? 왜요?"

"...나랑 함께 있는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상처받을 것 같아서."

"누우가 그래요?"


내가 그런다. 동민이 말 끝나기 무섭게 술을 들이켠다. 천천히 술을 목으로 넘기는 동민의 눈빛이 술만큼이나 쓰다. 현민은 그런 동민을 잠시 바라보다가, 손을 내젓는다. 아이, 예전 상처는 예전 상처에요 - . 그렇게 마음에 담아두면, 다른 더 조오오오은 사람이 못 다가가요! 현민의 말에, 동민은 잔을 내려놓는다. 좋은 사람이 다가와도, 나한테 오면 전혀 좋지 않은 사람이 될 수도 있잖아. 에? 그 말에 현민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동민은 자세를 고쳐 앉는다. 나 때문에 상처 받고, 그로 인해 트라우마라도 생기면, 책임을 못 지잖아, 내가. 


"근데 막, 차장님이 그 사람이 너 - 무 좋아요. 막, 감정을 주체 못해요. 눈이 안 떼져! 그래도 밀어낼거에요?"

"... 좋아하는 마음이 막고자 하는 마음보다 더 크면, 그 때는 못 막겠지."


동민의 말에 현민은 안도하듯 밝게 그렇죠?? 하고는 안주를 한 입 크게 떠먹는다. 양 볼이 미어져라 먹는 현민은 무엇이 그리 만족스러운지 눈웃음까지 지어가며 맛있게 음식을 꼭꼭 씹어댄다. 한편 현민의 질문에 동민은 한 사람이 떠오른다. 널 내가 못 막기 전에 완벽히 밀어내야 할텐데. 내가 심하게 밀어내면, 그 때의 너는 어떨까? 상처를 받을까, 아니면 더 버티려고 할까? 내 마음을 알고있는 넌 어떻게 반응할까? 














핸드폰 홈 버튼을 꾹 누르니 12시 7분. 결국 날짜가 바뀌어서야 대충 끝났다. 준석은 점심과 저녁 모두 거르고 보고서에 매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시가 넘어서야 야근이 끝난 것이다. 이걸 나 혼자 쓰라고 미루다니, 진짜 이 팀장님 너무해도 한참을 너무하시네. 준석은 상민이 더욱 미워진다. 조금이라도 도와달라고 할 요량으로 퇴근 시간 직전에 팀장님... 이라고 준석은 말을 걸었지만, 상민은 수고해! 라며 사무실을 뛰쳐나가 버렸다. 참 외롭다...별들아.... 준석은 고개를 들어 습기가 차 오르는 눈을 건조시킨다. 그리고는 핸드폰의 비행기 모드를 해제한다. 해제하자마자 들려오는 카톡 소리. 연락올 사람이 없는 준석은 의아해하며 액정을 바라본다. 경훈이었다. 응? 뭐지?


김경훈 : 준석씨 화이팅! ㅎ0ㅎ                               18:04

김경훈 : 아직도 일하고 있어요? ㅠ_ㅠ                      20:39

김경훈 : 아직도????                                           21:02

김경훈 : (이모티콘)                                           21:02

김경훈 : 내일 힘내시라구 맛있는거 사드려야겠넹!       22:45

김경훈 : 준석씨 굿나잇! (야옹)                             23:58


번호를 괜히 알려줬나, 싶어지는 준석이다. 그래도 이렇게 많이 보내놨는데 답장은 하는게 도리이겠다 싶어 준석은 네, 경훈씨도 안녕히 주무세요. 라고 보낸다. 그런데 보내자마자 갑자기 전화가 걸려온다. 발신자는 김경훈. 뭐야 이사람 잔다며 왜 안자. 무서워... 하지만 방금 카톡을 보냈으니 전화를 안 받을수도 없고. 준석은 울며 겨자먹기로 전화를 받아본다.


「준석씨 준석씨! 이제 야근 끝났어요?」

"네, 이제 택시타러 갑니다."

「밤늦게 고생이네요... 집에 가서 우유 한 잔 데워드시고 푹 주무세요!


뜨거운 우유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차마 이 말을 할 수 없는 준석은 입을 꾹 닫고 잠시 인내한 후, 네 그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간신히 말한다. 그러자 전화기 너머에서 흐흐, 하고 경훈의 조용한 웃음이 들려온다. 그러더니 갑자기 집에 들어가실때까지 전화 안 끊을게요! 란다. 아니, 난 음악 들으면서 좀 편안한 마음으로 집에 가고 싶은데. 


「요즘 택시 범죄가 얼마나 무서운데요! 제가 전화로나마 지켜드릴게요!」


누가 장동민의 친한 사람 아니랄까봐. 너도 차아아아아아암 든든하구나. 아주 안심이 되는걸?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면 뭐 슈퍼맨처럼 날아라도 오겠다는 건가. 준석은 입모양을 삐죽거리며 회사 밖으로 나온다. 경비에게 수고하십니다, 라며 꾸벅하자 전화 너머에서 경훈이 누구에요! 주변에 사람 있어요? 조심해요! 라며 난리다. 경비 아저씨인데요, 라고 말하자 아... 란다. 아는 무슨 아. 오버하긴. 많이 머쓱했는지, 준석이 회사에서 나와 택시에 올라탈때까지 경훈은 그저 준석씨이.. 헤헹... 이러고만 있는다. 대체 이럴거면 왜 전화를 한거지. 잠이 안 오나.


"이제 택시 탔습니다. 얼른 주무세요."

「준석씨 집에 들어갈 때까지 안 자고 지켜드릴거에요!」


이 전화를 끊어주시는 것이 제 멘탈을 지켜주는 거라고 말하고 싶은 준석이다. 하지만 꾹 참은 채 경훈의 뻘소리를 들어주는 것이 경훈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거라고 생각한 준석은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뱉었다. 안타깝게도 그것은 경훈에게는 친밀도가 아닌 애정도를 +5 하는 선택지였다. 전화기 너머로 수줍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그래도 오늘 야근한 덕에 내일 할 것은 줄었습니다."

「우와, 대단해요 준석씨! 수고했어요 - 」


이상하다. 실 없는 놈의 실 없는 칭찬일텐데. 단지 수고했다는 말 하나에 무언가 뿌듯함과 그동안의 설움이 몰려오려고 한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이렇게도 없었나, 싶어 준석은 눈물이 나려고 한다. 우리 팀 인간들은 한 마디 연락도 없는데. 경훈의 수고했다는 말에 위로받는 느낌이다. 이게 다 이팀장이랑 임과장 때문이야. 사람들이 칭찬도 하나도 안 해주고 각박하게 구니 내가 고작 이런 사람한테 듣는 말 하나에 울컥하지. 준석은 2팀 사람들이 미워진다.


「내일 보고서 다 끝내고 퇴근할 때까지 요령껏 쉬다가 나오세요! 제가 준석씨 수고의 의미로 맛있는 거 대접해 드릴게요! 제가 내일 1차랑 2차 코스까지 생각해 놨지요! 몸만 오세요, 헤헤.」


...왠지 조금은, 장동민이 왜 이 인간이랑 친한지 알 것만 같다. 사회에서 이렇게 순수한 강아지 같은 사람은 흔치 않은 캐릭터다. 경훈은 왜 이렇게 사람들에게 꾸밈없이 대하면서 퍼주는 나무처럼 모두에게 친절을 베풀며 살고 있는 걸까. 사기 당하기 딱 좋은 사람인데. 옆에서 지켜보면서 사기꾼들을 막아주고 싶다. 준석은 몸만 큰, 아무 사람에게나 헥헥대는 개를 생각하며 결심한다. 가끔은 막아주지 뭐, 뒤통수 안 맞게. 애석하게도 준석은 경훈의 친절이 이준석 한정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지만. 경훈에겐 좋은 일이다. 그 와중에 택시는 준석의 집 앞에 도달했다. 카드를 삑 찍는 소리에 경훈은 아, 이제 도착한 거에요? 얼른 집에 들어가요! 언능! 이라며 난리를 친다. 귀도 좋다. 준석은 픽 웃는다.


"나 때문에 못 자고 있네요. 얼른 자요, 경훈씨."

「아니에여, 안 졸렸어요!」


그래도 얼른 끊고 자요, 라는 준석의 단호한 말에 경훈은 시무룩해진다. 준석은 잘 자요, 라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린다. 그리고는 문에 달려있는 기계를 밀어올리고 비밀번호를 누른다. 문이 열리자, 눈에 들어오는 건 어지럽게 물건들이 놓여진 준석의 좁은 자취방. 불이 꺼져 있어서 그런지, 물건이 어지럽혀져 있는데도 아무도 안 사는 것처럼 집이 텅 빈 기분이다. 준석은 불도 켜지 않고 침대로 천천히 다가가 눕는다. 씻을 힘도 없고, 씻을 의욕도 없다. 날씨 때문인지, 이불이 얼음장처럼 차다. 숨을 죽이고 가만히 눈을 감고 있자, 방 안은 시계 초침 소리로만 가득하다. 틱, 틱, 틱, 틱. 초침 소리에 맞춰 잠이 들려는 찰나, 핸드폰 진동소리가 울린다. 뭐지, 하고 핸드폰을 들어보니 또 경훈의 카톡이다. 음성메세지? 준석은 핸드폰의 밝은 화면에, 눈을 찌푸리며 음성메세지를 재생해본다.


「준석씨이이이... 잘자여어.... 굿빰!」


잠에 취해 급 톤이 낮아진 경훈의 목소리다. 준석은 픽, 웃는다. 이렇게 졸리면서 왜 보냈대. 준석도 답장을 음성메세지로 보내고 싶지만, 어떻게 보내는지 모르겠다. 이리저리 눌러보다가 결국 포기하고 그냥 글자로 굿밤. 이라고 두 글자를 전송한다. 그리고 실실 웃으면서 눈을 감는다. 잘 자요, 호구 양반.













날씨가 꾸리꾸리한데 왜 매운 게 땡기는거지? 현민은 고개를 갸웃한다. 


오랜만에 천재광고 사람들이 다 같이 점심을 먹자는 정현의 말에,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점심 메뉴를 정한다. 그런데 누군가 맵기로 유명한 엽기적인 떡볶이를 먹고싶단다. 그러자 사람들이, 어 괜찮은데? 역시 흐린 날엔 매운거지! 불타는 금요일은 매운 거지!! 라고 하나둘 동조를 하기 시작한다. 아니, 저기, 전 안 괜찮은데... 현민은 어제 양주로 속이 부글거리는데, 이 속에 매운 것을 들이부으면 어떻게 될지 눈에 선하다. 장트러블 메이커가 되겠지. 그런데 정현과 상민이 매운거! 매운거! 라며 외치기 시작하자, 눈치만 보며 입을 꾹 다문다. 사회 생활은 상사의 말이 곧 법이지... 현민은 시무룩해진다. 


"아 뭔소리에요. 무슨 분식이야. 난 딴 거 먹을래."


캡사이신으로 대동단결! 이 분위기에 훅 치고 들어온 건 동민이다. 떡볶이 댄스를 추던 진호는 동민의 반응에 적잖이 당황해한다. 동민은 뭔 점심으로 분식을 먹어요. 나 딴 거 먹을래. 딴 거 먹을 사람 손!이라며 스스로 손을 들고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씩 돌아본다. 현민은 구세주를 만난듯 밝은 표정으로 동민을 바라본다. 동민은 그런 현민의 눈빛을 눈치채고 좋아, 어린이. 또 다른 사람 없어? 라며 반 떡볶이 파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아잇, 오랜만에 다 같이 먹자는데 동민씨 눈치없게."

"다른 사람들이 다른거 먹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 - 의견을 존중해 주는 게 진정한 공동 사회지!"


동민의 반박에 상민은 끙, 하며 입을 다문다. 하여간 상사한테 지는 법이 없어요. 상민은 동민을 가자미 눈을 뜨고 째려본다. 그런 시선은 준석도 마찬가지로 동민에게 쏘는 중이다. 저 놈의 인간, 흑역사를 알아내고야 말거야. 위아래도 없는 인간! 유현은 그래도 2주 만에 같이 점심 먹는 거잖아요. 이렇게 둘이 따로 가면 다 같이 먹는다는 게 의미가 없는 거잖아요. 라며 의의를 제기한다. 상민도 그으렇취! 라며 유현의 말에 동조한다. 역시 척척박사야! 이팀장님까지 왜이러세요.


"좋아, 나랑 어린이랑 먹고 싶은 메뉴 딱 말해서 텔레파시 통하면 그거 먹고, 아니면 우리 같이 떡볶이 먹으러 갈게. 어때, 인턴 어린이!"

"오- 그거 좋다! 재밌겠다!"


동민의 제안에 윤선은 박수를 딱 쳤다. 오오오 - 하며 연승도 입을 헤 벌린 채로 엄지를 척 치켜든다. 우리 회사 사람들, 이상해 - 꼭 사소한 것도 게임을 하려고 한다? 경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유현과 함께 웃는다. 경훈은 오오, 과연! 하며 기대하는 눈초리다. 정문은 그럼 제가 하나, 둘, 셋하면 동시에 외치는 겁니다! 라며 신이 나있다. 진호는 동민과 현민이 가만히 눈을 마주치고 있자 혼자 불안해진다. 어긋나라, 어긋나라, 신이시여. 제발 어긋나!!! 


"냉면"

"냉면이요!"


와! 하고 동민은 현민에게 하이파이브를 하자는 의미로 한 손을 내민다. 그러나 현민은 동민의 어깨를 껴안는다. 여름도 다 지나갔는데, 웬 냉면? 경훈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동민은 더운 날만 냉면 먹는거라고 생각하는 바보들이 있다니까 - 라며 쯧쯧거린다. 현민은 차장님, 저랑 같은 생각 해주셔서 고마워요. 라며 환하게 웃는다. 그럼 둘은 냉면 먹으러 가고, 우리는 엽기적인 떡볶이 먹으러 갑시다! 정현의 정리에 사람들은 하나둘 일어나서 문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이럴 줄 알았다. 진호는 기분이 나빠진다. 어깨가 축 처진 채로 터덜터덜 나가는데, 동민이 손목을 붙잡는다. 뭐야.


"너 괜찮겠냐, 속도 안 좋은 애가 그렇게 매운 거 먹어도."

"아 먼 상과니야 - "


내가 땡기니까 내가 먹으러 가는뎅. 진호는 툴툴대며 동민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온다. 동민은 씩 웃더니, 덜 매운 맛 시켜 먹어. 쿨피스도 시켜먹고. 주먹밥도 시켜먹어. 라며 이것저것 시킨다. 그리고는 현민과 함께 물냉비냉에 대해 토론을 하며 계단 쪽으로 사라진다. 사실 진호는 어렸을 때부터 습관성 위장염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심하게 매운 것을 먹으면 며칠 간은 일어나지도 못하고 침대에서 끙끙 앓느라 5키로는 기본으로 빠진다. 동민도 그런 진호의 속사정을 알기 때문에 되도록 위장에 부담되지 않게 이것저것 시켜먹으라고 말하는 것이다. 걱정되면 같이 가서 따로 안 매운거 먹자고 하던가. 진호는 칫, 하고 새침한 표정을 짓다가 뭔가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제는, 점점 밀어낸다는 건가. 진호는 어제 동민과의 대화를 떠올린다. 내가 괜히 알고 있다고 말해서, 스스로를 동민이 형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건가. 내 짝사랑의 끝은, 결국 이렇게 밀려나는 건가 싶은 진호는 동민이 사라진 층계참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다.


"홍대리님 뭐해여! 갑시다!! 불타는 떡볶이!!"


요환은 그런 진호의 기분을 전혀 모른다는 해맑은 얼굴로 진호를 부른다. 그래요, 먹고 죽읍시다. 100퍼 도전합시다!!!!! 진호는 이 기분을 자신의 위장에게 풀기로 한다. 위장님 애도요.













하.

몸에 오르는 열을 내보내기 위해 동민은 와이셔츠 단추를 두어개 푼다. 날씨가 꽤나 쌀쌀한데도 얼굴에 오른 열은 빠질 줄 모른다. 방금까지 동민은 엄청난 화를 2시간 정도 눌러 참았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은 직후, 동민은 바로 외근을 나왔다. 오후에 2개의 회사와 미팅을 해야하는 바쁜 스케줄이었다. 첫 번째 회사와의 미팅은 매우 스무스하게 끝났고, 동민은 성공적으로 광고 건수를 물어왔다. 그런데 문제는 두번째 회사였다. 외근 나와서 사람의 면상을 강하게 후려치고 싶은건 오랜만이다. 이렇게 말도 안 통하고 머릿속에 뇌 대신 라면사리만 들은 것 같은 인간을 영업해야하는게 몇년만인지. 비논리와 능욕을 면전에 대고 날리는 인간이 어떻게 대기업 임원직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는지 모르겠다. 동민은 담배를 꺼내 문다. 일진 한 번 더러웠다. 기분 전환이나 할 겸 핸드폰을 꺼내어본다. 그런데 액정에 연승에게서 5시간 전 걸려 온 전화가 4통이나 있었다. 뭐야? 문자로 연승에게 짤막하게 한 통 보내자, 바로 전화가 걸려온다. 재빠르네, 딩요. 


"뭐야, 왜 전화 했어."

「진호씨 집 주소 아냐고 물어볼랬어요. 지금은 해결됐어요.」

"진호 집? 그건 왜."

「떡볶이가 많이 맵긴 매웠는데, 진호씨가 위장이 약하더라고요. 나 진짜 깜짝 놀랬잖아요 - 」


매운거 먹고 사람이 그렇게 쓰러진 건, 처음 봤어요. 라는 연승의 말에 동민은 뭐? 라며 들고 있던 담배를 비벼 끈다. 홍진호가 쓰러졌다고? 네. 습관성 위장염이 있다나, 위경련 일어나서 아까 반차내고 링거맞고나서 집으로 갔어요. 워우, 차장님 떡볶이 안 드신 게 천만다행이에요. 지금 다른 사람들도 배 아프다고 오늘 하루 난리였어요. 진호가 집으로 갔다는 말 뒤부터 동민은 들리지 않았다. 멍청하게 위장도 안 좋은게 그러니까 그걸 왜 먹으러 가...! 동민은 연승의 말에 대충 대꾸하며 전화를 끊었다. 어디 보자, 시간이...! 핸드폰을 보니, 시간은 8시 10분 전. 퇴근 러쉬로 길이 빽빽하게 막힐 때다. 


"아이씨. 여기서 진호네 갈려면 엄청 막히는 대로 타고 빠져야 되는데..."


말은 가기 망설이는 듯 하지만, 발은 자신의 차로 달려가는 동민이다. 카카오톡을 켜 빠르게 진호에게 메세지를 몇 개 보내본다. 야, 쓰러졌다며. 괜찮아? 집이야? 뭐해? 4개를 오타까지 내가며 다급하게 보낸다. 도착하기 전까진 읽고 답장오겠지. 그렇게 생각한 동민은 바지주머니에 핸드폰을 쑤셔넣으며 반대쪽 주머니에서 자동차키를 거칠게 꺼낸다. 차에 올라타, 동민은 조수석에 핸드폰을 내동댕이치고 다급하게 자동차에 시동을 건다. 그 때, 핸드폰 액정이 켜지며 카톡 하나가 도착했다. 동민은 진호인가 싶어 다급하게 핸드폰을 보고는, 진호가 아님을 알고는 다시 폰을 내려 놓는다. 지금은 이런 데 답장할 때가 아니지, 동민은 무심하게 차를 출발시킨다. 핸드폰 액정에 떠오른 메세지 하나의 내용은 이렇다.


오현민 인턴 - 차장님 어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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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갓
쓰고보니 제목은 찌석인데 찌석 분량이 없넹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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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2
으아아 너무너무 좋은데 장차장이 너무너무 밉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노선을 확실히 하란 말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울 어린이 카톡도 씹지말고!!!!! 너갓 이렇게 빨리 담편 써줘서 넘 고맙다!! 사랑해~~♡♡♡♡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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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3
으우우 너무 좋아ㅠㅠㅠ진짜 나 너갓 글 볼 때마자 좋다는 말만 하는데 좋다보다 더 좋은 표현을 모르겠어ㅠㅠㅠㅠ아니 진짜 심쿵ㅠㅠ진짜 좋아ㅠㅠ인턴 어린이ㅠㅠㅠ냉면ㅠㅠㅠ찌석ㅠㅠㅠㅠ음성 메시지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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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4
세상에 와 역시 이 시리즈는 레알입니다. 사랑이고여. ㅠㅠㅠㅠㅠ 진짜 럽럽럽러버럽럽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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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5
ㅠㅠㅠㅜㅜㅠㅠㅠㅜㅜ너갓 짱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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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6
ㅜㅜㅜㅜㅜㅜㅜㅜㅜ와 연재텀도 딱 내 스타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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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7
와 댓글 먼저 쓰고 읽을게 와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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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3
와 진짜 쓰니야 잘보구있어 !!ㅠㅠ진찐재밌어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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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8
역대급 시리즈 나온듯....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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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0
헐 마지막부분 읽고 ㄹㅇ 숨들이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세상에ㅠㅠㅠㅠ너갓진짜ㅠㅠㅠㅠㅠㅠ사랑해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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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2
아 진짜 너갓 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겁나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볼때마다 흐뭇한 웃음밖에 안나온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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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4
너 갓은 그냥 사랑입니다....♡♡♡♡♡♡♡ 항상 잘보고있어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 사랑해ㅜㅜㅜㅜㅜㅜ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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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5
♡♡♡♡♡♡♡♡하트로 시작할게!!!! 내 완전 인생픽이 될것같아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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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6
워허하힣흐힇웧흫훠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야기 진짜 잘끊는다ㅠㅠㅠㅠ허ㅠㅠㅠㅠㅠㅠㅍ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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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7
아니진짜걍할말이없음; 너갓 글쓸때 옆에서 부채질해주고 어깨주물러주고 간식바치고싶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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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9
사랑해...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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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20
아 진짜 잘 쓴다 이렇게 재밌는 글을 나 왜 이제 발견...? 쓰니 혹시 계속 연재할 거니? 기다릴게 언제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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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21
사랑해 쓰니얌ㅠㅠ 계속 연재 부탁햄♡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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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22
와 진짜 좋다 와.....너갓 진짜 최고야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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