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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랬다니까!! 어제 하루종일 울고불고!!


다 형 때문이야!!!! 수화기 너머 진호의 외침에 동민은 낄낄거리며 웃는다. 어젯밤, 현민은 속상해서 술을 마시고 펑펑 울었다. 그런데 이 어린이의 오열을 받아주는 건 동민이 아닌 진호였다. 당연하지, 어제 동민은 처음 본 남자 엉덩이에 꽂고 쑤시고 난리였는걸. 덕분에 진호는 어린애 술주정이나 들어주어야 했다. 울고불고, 심지어 훌쩍대면서 자기 혼자 술을 마시다가 뻗었다. 술에 취해 널브러진 아이를 어디다 버려놓을수는 없다고 판단해서, 결국엔 친히 진호의 집에 데려가고 말았다. 진호의 엄마는 어쩜 이렇게 귀엽냐며 취한 애 볼에 붙잡고 뽀뽀를 했다. 대체 왜 이래 이 아줌마가. 진호가 으르렁대봤자 그녀는 기분 좋은 듯이 웃을 뿐이었다. 


- 내 방에서 재웠어, 심지어. 하숙값 오늘 밤에 청구할테니까 알아서 해.

"마침 월급날에 딱 청구서가 들어오니 다행이네. 카드리더기 챙겨오는 거지?"

- 마우스피스는 형이 챙겨와. 형 얼굴 한 대 패게.

"그러지 마. 알잖아, 내가 너 사랑하는 거."


동민의 말에 전화기 너머에서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가 들린다. 항상 진호는 이렇다. 자신의 곁에서 자신을 좋아하는 티를 팍팍 내면서, 막상 동민이 한 발짝 다가가면 멈춰버리지. 관계에서 진전을 할 마음이 없는 동민에게는 진호라는 존재가 참 소중하다. 이 세상에서 제일 잘 통하는 사람에, 연애라는 관계를 요구하지 않는 담백함까지. 섹스를 하려면 할 수 있는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동민은 진호에게는 손을 대지 않았다. 평생을 진호를 잃고 싶지 않다는게 그 이유라면 이유겠지. 동민은 오늘도 그렇게 생각한다. 


- 하여튼, 오늘 저녁은 형이 사. 어제 걔 우리 가게에서 서비스까지 더럽게 많이 먹었어.

"서비스?"

- 우리 엄마가 고딩 귀엽다고 난리더라. 짜증나게, 뭘 그리 퍼주는지.

"귀엽잖아."

- ....전파 상태가 안 좋은가? 형이 방금 귀엽다고 말한 거 같은데?

"응, 솔직히 귀여워. 근데 걔 이름이 뭐라고? ...원민이?"

- 현민이, 현민이! 오!!!!!현!!!!!민!!!!!!!!!!!!


소리 지르지 마라, 귀 떨어진다, 동민은 수화기에서 귀를 멀찌감치 뗀다. 목청 한 번 더럽게 크네. 알았다고! 당당히 외친 동민은 바로 빨간 버튼을 눌러 통화를 종료시켜버린다. .......무슨 민? 들은지 3초만에 동민은 이름을 까먹었다. 뭐, 중요한 이름도 아니고. 내가 기억할 필요는 없지. 이렇게 중얼대며 동민은 회사일에 집중하기 위해 사무실로 들어간다.













준석은 멍한 표정으로 길을 걷는다. 그러다 반대 방향으로 걸어오던 사람이 툭, 하고 어깨를 친다. 아, 죄송합니다. 라고 준석이 중얼거린다. 상대방도 준석에게 고개를 까딱, 숙인다. 그러더니 준석의 얼굴을 보고는 야릇한 미소를 짓는다. 어라, 저 남자 봐라? 준석의 옆에서 함께 걷던 경훈은 그 남자를 보고 짐짓 놀라운 표정을 짓는다. 저 표정은, 너한테 꼴린다는 표정인데. 드디어 이준석도 이제 길에서 헌팅을 당하고, 역사를 치루는 건가! 경훈은 기대하는 표정을 감추지 않으며 둘을 번갈아 바라본다. 그러나 준석은 그를 흘끗 보더니 그냥 갈길을 간다. 어, 뭐야, 왜 그냥 가! 저렇게 아예 길 한가운데 서서 널 바라만보는데!


"야, 어디가! 가서 번호라도 따! 저 남자 딱 봐도 너한테 관심 있구만!"

"거짓말 하지 마."

"와, 이게 거짓말이라고? 저 남자 좀 봐, 너 얼굴 보자마자 아예 길에 멈춰서서 너 뒷모습만 보고 있잖아!"

"내가 아는 사람을 닮아서겠지."


경훈은 준석의 반응에 기가 막히다는 듯 머리를 절레절레 젓는다. 준석은 항상 이런 식이다. 외로워하고 누군가의 사랑을 갈구하고는 있지만, 정작 이 세상에서 누군가 자신을 원할거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이 볼품없이 키가 작고 못생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뭐, 맞는 말은 아니지만 아닌 말도 아니긴 한데... 라고 생각하며 경훈은 준석을 살짝 훑어본다. 그러고 보니 준석은 꾸미지도 않는다. 나 까짓게 꾸며봤자 거기서 거기지 뭐. 라고 말하는 게 그의 입버릇이었다. 경훈은 이런 준석이 못마땅하다. 아니, 좀 치장을 하고 꾸며야 뭐가 있지, 이러고 있으면 누가 다가와준대?


"그리고 너 전혀 안 못났다니까. 지금도 봐, 저 사람이 계속 너만 보잖아! 나 같으면 가서 같이 어디 들어가자고 하겠다!"

"김칫국을 마신다는 옛말이 괜히 생긴게 아니야."

"넌.씨.눈이라는 단어는 괜히 생겼겠어? 계속 그렇게 비하만 하면 뭐가 돼?"

"비하가 아니라 사실이야, 내가 못난 걸 어떡해."


우울한 말투로 준석은 진호네 가게(정확하게는 진호네 엄마의)의 문을 열고 들어가 버린다. 와, 진짜 쟤 땜에 환장하겠다니까!! 경훈은 그런 준석의 뒤에서 펄쩍펄쩍 뛰면서 자신도 가게에 들어선다. 입구를 흘끗 보던 진호의 엄마는 아무 말 없이 둘에게 빈 자리를 턱으로 가리킨다. 그 자리에 앉은 경훈은 맞은편에 털썩 앉는 준석을 바라본다. 아니, 뭐 생긴거 보면. 비록 내 취향은 아니다만, 좀 꾸미면 귀엽겠구만. 


"어서와, 키큰이 키작은이."

"아이, 리아 누나. 그런 말 좀 하지마요, 안 그래도 얘 지금 뻘짓하고 오는데."

"왜, 뭔 일인데?"

"아니 아까, 어떤 훤칠한 남자 하나가 얘 빤히 보고, 심지어는 길에 떡 하니 서서 얘 뒷모습만 빤히 바라보는데!!누가 봐도 딱 거사 치를 각 아니에요? 그런데 이 바보가 나는 못나서 안 되네 - 이딴 소리를 하면서 기회를 놓치고 그냥 왔다니까요!"

"누가 못나, 준석씨가? 누가 그래!"

"지가요!!!!!!!!!!!!!"


리아의 말에 경훈은 자신이 더 흥분해서, 앉은 상태로 펄쩍펄쩍 뛴다. 리아도 자신의 아들이 모욕을 당한 양, 준석에게 한 소리를 쏟아붓기 시작했다. 뭐가 못났다는 거냐, 이렇게 귀여운 것을!!!! 그러나 준석은 둘의 외침을 무시하고 고개를 저으며 메뉴판을 볼 뿐이다. 항상 이들은 리아네 가게에서 모여서 저녁을 먹곤 했다. 리아네 가게가 참 좋은 점은 음식점과 바가 적당히 짬뽕되어 있다는 것이다. 술 마실 분위기도 나고, 밥만 먹어도 괜찮은 분위기고. 게다가 게이골목의 중심에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그래서 낮시간부터 밤시간까지, 리아네 가게는 게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게다가 사장이 게이 아들을 둔, 게이 문화에 절대적으로 찬성하는 여자이고 말이지. 이런 점 때문에 오늘도 리아네 가게는 이반들의 명물로 유명하다. 


"그냥 우리 크림치킨이나 주세요. 맥주 2개랑."

"아 좀 맥주말고 딴 거 마시면 안 돼? 너 이래서 언제 주량 늘리냐."

"나 같이 술 못마시는 사람이, 무슨 주량을..."

"아오, 진짜!!!!!!!!! 리아 누나, 소주도 줘요! 나 섞어마실래!"


너랑 말하다가는 내가 우울해지겠다!!!!!!라며 경훈은 버럭 소리를 지른다. 마침 문을 열고 들어오던 진호는 경훈의 고함에 깜짝 놀랜다. 아니, 남의 가게 망하라고 저 개 닮은 놈이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 진호는 오른손으로 거칠게 넥타이를 느슨하게 하면서 그 테이블로 직진했다. 그리고는 손으로 경훈의 뒷통수를 강하게 내리친다.


"우리 가게 망하라고, 소리를 질러?"

"아씨, 아파!!!!!"


경훈이 다시 소리를 지르자, 진호는 테이블 위에 놓인 냅킨을 집더니 경훈의 입에 쑤셔넣었다. 넌 좀 입 닫고 있어봐. 으읍!!! 경훈이 입에서 냅킨을 빼내고 바닥을 향해 퉤퉤거리는 동안, 진호는 준석의 옆에 앉았다. 준석은 딱히 진호에게 인사를 건네지도 않았고, 피곤한 진호도 정다운 인사를 건넬 기분이 아니었다. 오늘 근무도 아주 피곤했다. 진호는 백화점의 지하 1층에 위치한 식품매장의 매니저다. 오늘 하루종일 재고 관리하고 발품 상황을 정리하느라, 눈이 빠지게 모니터와 눈싸움을 했다. 그래서 이렇게 몸이 무겁고 눈이 피로하다 싶은 진호는 눈을 비비적거린다. 그리고 눈을 몇 번 깜빡여본다. 이 때, 문이 다시 한 번 열린다. 진호는 뒤를 돌아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을 바라본다. 역시, 눈이 많이 피로한가보다. 헛것이 보이네, 진호는 중얼거리며 눈을 더욱 세차게 비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이 무리의 일원이었던 것처럼 당연하게 이 테이블로 다가왔다.


"눈 그렇게 세게 비비면 각막이 손상돼요. 그만 비벼요."

"..........미쳤어? 대체 오늘은 또 왜 온거야?"

"왜긴요, 오늘도 동민이 형 보고싶어서요."

"그럼 장동민을 찾아가. 우리가 있는 테이블에 왜 당연하게 앉아?"

"왜 쫓아낼라그래, 귀엽꾸만."


진호가 현민에게 으르렁거리자, 경훈이 손을 허공에 휘두르며 진호를 말린다. 워워, 귀여운 미소년? 내 옆에 앉지 않겠어? 경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현민은 경훈의 옆에 털썩 앉는다. 경훈은 이렇게 귀여운 애가 왜 내 옆에 앉지? 날 원하나? 싶어 현민의 허벅지에 손을 얹는다. 그리고 미끄러지듯 안쪽살을 탐하려 한다. 그러나 바로 현민이 경훈의 손을 잡고 반대쪽으로 홱 버려버린다. 그 바람에 경훈의 손은 테이블에 쾅 소리를 내며 부딪힌다. 아이씨, 아파!! 경훈은 손을 잡고 호호 - 바람을 분다.


"제가 한 사람만 보는 사람이라서, 죄송합니다."

"이씨, 이 바닥에 그런 게 어딨어!"

"이해해라, 장동민 스토커시다. 10대 스토커."

".........10대?"

"얘 고딩이야. 고2."


...........고2? 18살? 미성년자???? 경훈의 표정이 뜨악해지자, 준석과 진호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인다. 준석은 테이블에 두 팔꿈치를 내려놓는다. 더 대박인 거 알려줄까? 얘 일요일날 밤에 동민이 형이랑 원나잇 했다. 그 말을 들은 경훈은 더욱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현민을 바라본다. 


"너, 이 쪽은 처음이랬지?"

"네."

"...........처음인데 장동민이랑 원나잇을 했어??? 와, 얘 대박이네."

"원나잇 아니에요. 앞으로 계속 할 수도 있다구요."


패기 넘치는 현민의 말에 경훈은 숨을 들이쉰다. 준석은 코웃음을 치고, 진호는 가만히 현민을 노려본다. 장동민은 한 번 먹은 남자 두 번 안 먹기로 유명한데, 니가 무슨 수로? 진호의 비아냥에도 현민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거두지 않는다.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요.


"왜 애기를 째려보고 있어!"


뒤에서 맥주를 가져오던 리아가 진호의 머리를 팔꿈치로 퍽 친다. 진호는 아이씨, 아파 엄마!! 라며 맞은 관자놀이 부근을 손으로 문지른다. 맥주 네 개를 테이블 위에 쾅 내려놓은 리아는 바로 현민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다. 한편, 테이블에 술 네 개가 놓인 것을 본 진호는 입을 떡 벌린다.


"어머 - 오늘도 귀엽구나, 아가."

"엄마, 영업 정지 먹고 싶어?? 얘 18살이야, 왜 술을 가져와!!"

"경찰들이 감히 게이 골목에서 영업 딱지를 뗄 수 있을 것 같니? 지 후장 아다나 먼저 떼이겠지."


리아의 거친 말에 진호는 맥이 빠진다. 그리고 경훈과 준석은 빵 터진다. 현민은 얼굴이 잡힌 채로, 이런 엄청난 말을 내뱉는 리아를 놀랍게 쳐다본다. 어제부터 리아는 현민에게 놀라운 존재였다. 어제 진호에게서 이 가게가 생긴 이유가, 고등학교 때 진호가 리아에게 했던 커밍아웃이라는 걸 듣고 현민은 놀랐다. 만약 내가 엄마아빠에게 커밍아웃을 한다면, 나는 반 죽은 목숨이겠지. 그런데 이 여자는 아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심지어 이 거리 한가운데에 식당을 차렸다. 참으로 놀라운 여자가 아닌가.


".........아줌마."

"어머, 아가. 아줌마 말고 너도 리아 누나 - 이렇게 불러."

"리아는 무슨, 누나가 아들 좀 더 빨리 낳았으면 거의 손주 뻘인데...."


경훈이 비웃자, 리아는 앞치마에서 행주조각을 꺼내 경훈의 얼굴에 던져버린다. 리아? 현민은 이제서야 여자의 왼쪽 가슴팍에 달린 금빛 명찰을 발견했다. L.EA?


"LEA가 뭐에요? 성함 이니셜이에요?"

"아니. Liberty of lesbian and gay. 다들 이니셜을 따지 않니? 하지만 난 색다르게 레즈랑 게이의 두번째 스펠링을 따 왔어. 어때, 이름 젊어보이지?"

"색다른 게 아니라 바보 같아, 엄마. 왜 두번째 스펠링을 따 온 거야?"

"너네가 이반 아니니. 이반, 2반. 그래서 두번째!!"


리아는 진호에게 브이자를 그려보이며 해맑게 웃는다. 정말 부러운 엄마다, 라고 생각하는 현민이다. 진호는 부루퉁한 얼굴을 하더니, 시계를 바라본다. 아홉시 쯤에, 슬슬 레드가넷으로 향해야겠다.


"레드가넷이요?"

"아, 넌 안들어가봤지. 9시부터 슬슬 달아오르거든. 너도 가서 장동민 말고 다른 남자 낚아봐. 장동민에 따르면, 귀엽게 생겼으니 다른 사람들도 낚을 수 있겠지."

".......그분이, 저보고 귀엽대요?"

"눈이 삔 거지."

"저 싫어하시는 줄 알았는데, 귀엽다고 하시는구나...그렇구나...헤, 헤헤..."


현민은 쑥쓰러운 소녀가 된 양 고개를 푹 숙이고 웃는다. 준석은 이런 현민의 꼴을 보며 고개를 저었고, 경훈은 의아한 표정으로 현민에게 말을 걸었다. 너 여자였었어? 수술한거야? 














밤이 깊어지고, 옆구리가 시려운 게이들은 레드가넷으로 몰린다. 거칠게 박아넣고 싶은, 혹은 아찔하게 박히고 싶은 남성들은 모두 이 곳에 모인다. 모여서 어두운 공간에서 서로 밀착해 춤을 추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사람을 눈으로 좇기 바쁘다. 동민은 레드가넷의 2층 난간에 기대어, 스테이지에서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 하나하나를 바라본다. 저 사람은 별로, 이 사람도 별로. 이 사람은 괜찮...? 아, 저번주에 나랑 잤었지. 굳이 골라내지 않아도 오늘도 별로인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며 체념하는데, 한 사람이 시선에 꽂힌다. 오, 얄쌍한 허리에 쌍커풀 없는 큰 눈. 게다가 동민을 올려보더니 야살스럽게 씩 웃는다. 거기 있겠다 이거지. 동민은 입맛을 다시며 계단을 천천히 내려간다. 맞은 편 난간에 기대어 서 있던 경훈도 짝을 찾아 스테이지로 겅중겅중 뛰어내려간다. 진호와 현민은 누군가에게 접근하는 동민을 가만히 바라만보고 있다. 준석은 진호의 옆에 찰싹 달라붙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쯤 해 둬, 짝사랑은."

".......나?"

"응, 너. 장동민만 보는 거 이제 지겹지 않아?"

"내가 언제 동민이 형을 짝사랑 한다고 그래. 그냥 베프지."

"베프같은 소리하네. 너 맨날 클럽 오면 장동민만 바라보다가 집에 가잖아. 나만큼이나 원나잇 안하는 거 다 알아."

"..........아니야. 저번에 여기서 한 번 했었어."

"뭘? 기껏해야 키스겠지."

"아닌데, 펠라거든."

"거 참 끈적한 원나잇이네."


준석이 빈정대자, 진호는 한숨을 내쉰다. 어쩔 수 없잖아. 내가 그럴 용기도 없고, 더구나 동민이 형도 다가오지도 않는 걸. 진호가 낮게 말하자, 준석은 진호의 등에 척 손을 올려놓는다. 넌 나랑은 달라. 난 아무도 나를 바라보지 않지만, 넌 한 사람만 보는 시선을 거두면 누구한테나 사랑을 받을 수 있어. 준석의 위로에, 진호는 준석을 바라본다.


"너는 왜. 너도 생각보다 얼마나 멋진 놈이라고."

"전혀 아니야. 난 너처럼 잘생겼으면 좋겠어."

"아니야, 이준석. 넌, 엄청 귀엽고 귀여운 외모와는 반전으로 상남자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어. 넌 누구한테나 사랑받을 수 있다고."


두 짝 없는 게이들의 위로쇼가 시끄러운 음악 사이에 열린다. 현민은 이런 둘은 신경도 쓰지 않고, 동민을 가만히 바라본다. 동민이 금발머리의 남자 뒤에 서더니, 끈적하게 뒤에서 안을듯 말듯 몸을 밀착하고 춤을 추기 시작한다. 하, 되게 좋아보이네. 동민이 뒤에서 남자의 귀를 핥자, 남자는 눈을 감고 느끼며 자신의 엉덩이를 동민에게 밀착시킨다. 동민은 남자의 움직임에 맞춰 남자의 허리선을 손으로 천천히 훑는다. 그런데 갑자기 동민의 뒤에서 작은 키의, 근육질의 남자가 붙는다. 이건 무슨 상황인가 싶어 현민은 더욱 뚫어져라 스테이지를 바라본다. 근육질의 남자는 금발머리에게서 동민을 뺏겠다는 듯, 뒤에서 리듬을 타며 점점 동민의 몸에 밀착한다. 동민은 씨익 웃더니, 뒤의 남자도 떼어내지 않는다. 오히려 뒤로 손을 돌려, 근육질의 남자의 다리 사이를 찾는다. 그리고는 음악에 맞춰 어루만지기 시작한다. 근육질의 남자는 동민의 귀에 입을 대더니 신음하기 시작한다. 아주 셋이 하겠는데? 현민이 으르렁대자, 동민이 갑자기 고개를 천천히 든다. 지금껏 나는 네가 날 보고 있었다는 걸 알고 있어, 라고 말할듯한 눈으로 현민을 바라본다. 그리고 씨익 웃는다. 


"............더는 못 참아."


현민은 아직도 위로쇼를 벌이고 있는 진호와 준석을 밀치더니, 난간을 내려간다. 그리고 스테이지 가운데서 끈적거리고 있는 동민과 두 남자의 사이로 다가간다. 현민은 근육질의 남자를 붙잡는다. 그의 어깨에 한 팔을 걸치고는, 서서히 리듬을 타면서 그의 얼굴에 입을 가져다댄다. 그러나 키스를 할 듯 말 듯, 현민의 입술은 남자의 입에 닿지 않는다. 그저 숨이 남자의 코를 간질일 뿐. 근육질의 남자는 웬 귀여운 남자가 자신에게 유혹을 하자, 동민에게서 관심을 거두고 현민에게 몰두하기 시작한다. 현민이 남은 팔 하나마저 근육질의 남자 어깨에 걸치자, 현민의 두 팔 안에 근육질 남자의 얼굴이 갇혀있다. 거의 키스를 할 듯한 자세가 되자, 동민은 가만히 현민과 남자를 노려본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에게 엉덩이를 붙이고 있던 금발머리가 현민의 뒤에 몸을 붙인다. 뭐야, 이거? 갑자기 두 명이 현민을 사이에 두고 부비적대기 시작한다. 그 모습에 바텐더의 유두를 핥던 경훈은 고개를 들어 재미있는 구경이 난 듯 스테이지 쪽을 바라본다.


".........오 꼬맹이. 제법인데?"

"자기, 왜 하다 말아?"

"아쉬워?"


손은 어때, 라며 경훈은 손톱을 세워 바텐더의 유두를 긁는다. 아, 너무 좋아. 바텐더의 신음에 경훈의 관심은 다시 스테이지에서 거두어진다. 그러나 위에서 진호와 준석은 그 넷을 바라보았다. 저 어린애가 저런 유혹도 할 줄 알아? 제법인데. 준석은 재미있다는 듯 웃음을 띄며 상황을 관전한다. 진호마저도 동민이 어린애에게 두 명이나 뺏기자, 흥미진진한 기분으로 스테이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동민은 하, 하고 헛웃음을 짓는다. 그러더니 두 팔을 들어 현민의 몸을 감싼다. 동민의 팔에 금발머리와 근육질은 떨어져나간다. 현민이 얼떨떨한 눈으로 동민을 바라본다. 동민은 금발과 근육질을 번갈아 바라본다.


"꺼져."


동민의 말에 두 남자는 자존심 상한 표정을 하더니, 사람들 틈으로 사라진다. 현민은 동민을 바라본다. 그 날 밤 이후로 얼마나 찾았는데, 이제서야 이렇게 바로 보게 되다니. 서러운 마음에 현민은 울컥한다. 자신을 바라보는 두 눈에 물기가 서리자, 동민은 현민의 허리를 감싸고 자신에게 밀착시킨다. 얼마나 가까운지, 이럴 의도가 아니었지만 두 사람의 입술이 살짝 맞닿았다. 동민은 현민과 입을 살짝 맞댄채로 말을 하기 시작한다.


"나를 찾았다며?"

"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막무가내로 사람을 찾아다니면 안 되지. 귀엽게 생긴 얼굴로 다치려고."


서로 입을 맞댄 채로 말을 하는 것은 꽤나 흥분되는 일이다. 동민과의 야릇한 분위기에, 현민의 것은 벌써 반쯤 일어서 있었다. 동민도 자신의 것을 찌르는 현민의 것을 느끼고, 픽 웃는다. 더 닿도록 현민의 허리를 힘을 주어 당기자, 현민은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인다. 그러자 동민은 현민의 뒷머리를 가볍게 당겨 다시 얼굴이 맞닿게 한다.


"오늘 집에 안 가지?"

"형을 찾았는데, 어떻게 가요."

"다행이네."

"왜요?"

"보내기 싫어서."


키스한다. 동민의 말에, 현민은 눈을 감는다. 그렇게 스테이지 한 가운데에서, 둘은 멈추어 선 채 키스하기 시작했다.









퀴어애즈포크 너무 오래전에 봐서 생각이 안나넼ㅋㅋㅋㅋㅋㅋㅋㅋ

글 쓰는 김에 다시 보러 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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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갓
원래 진호맘은 경란으로 이름 설정할까 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리 생각해도.......안어울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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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7
경ㅋ란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무서운 엄마일거 같...ㅋㅋㅋ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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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
우리 사랑스런 폴짝이가 왜 못났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진짜 이거 대작스멜난다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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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2
아아 너무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장오 핵 좋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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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3
와 좋다ㅠㅠㅠ 좋아서 죽을것 같아ㅠㅠㅠㅠㅠㅠㅠㅠ 쓰니야 내맘을 받아줘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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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4
장오 또 거사 치룰 각이네요!!!! 너무좋아서 숨이막혀 헉헉 쓰니야 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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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5
으앙 두 번은 안 잔다더니만 오는 예외인 거야? ><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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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6
쓰니 그파멤버들 버젼으로 각색잘한것같다ㅋㅋㅋ 캐릭터들도 다 좋고 계속 연재해줄거지?재밌어ㅠㅠ 나도 오랜만에 쿼프보는 느낌나고 좋닼ㅋㅋ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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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8
나도 본지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ㅋㅋ 쓰니 덕에 다시 보러 가야하나ㅋㅋㅋㅋㅋ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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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9
아 재밌다ㅠㅜㅜ휴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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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0
헐... 와... 장오 아무래도 행쇼각이네요!!행쇼해요ㅠㅠㅠㅠ너갓 금손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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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지니어스) 지니어스4 다시 복습했는데1
01.09 14:51 l 조회 298 l 추천 1
더지니어스) 오랜만에 재탕했는데1
09.30 02:58 l 조회 266 l 추천 2
더지니어스) 장오 같이 새프로하는건가??ㅠㅠㅠㅠ4
08.30 00:28 l 조회 645 l 추천 1
더지니어스) 즌4 혼자 간만에 정주행 중인데1
08.10 19:24 l 조회 206 l 추천 2
더지니어스) 처음 보는뎅 시즌 몇이젤 재밌어??4
06.13 23:16 l 조회 381 l 추천 1
더지니어스) 유튜브 순회하다가 댓글봤는데 공감ㅋㅋㅋㅋ 3
05.17 02:17 l 조회 442 l 추천 1
더지니어스) 지니어스 온리전 하면 좋겠다4
02.16 00:40 l 조회 443 l 추천 2
더지니어스) 시즌1 좀비게임 첨봤는데 정주행하고싶어... 레전드 편 추천해주라 ㅠㅠ2
02.04 01:48 l 조회 312 l 추천 1
더지니어스) ㄱ한때 파던 종영예능을 다시 보면 안되는 이유: 2
02.04 00:45 l 조회 523 l 추천 1
더지니어스) 룰브레이커 이제야 보는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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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지니어스) 결합 아이폰 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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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지니어스) 장콩... ㅠ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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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지니어스) 임콩으로 수인물 / 약 오장 5
12.09 23:43 l 조회 807 l 추천 2
더지니어스) 간만에 지니어스 추억 돋는다ㅠㅜ 3
12.01 08:54 l 조회 236 l 추천 1
더지니어스) 혹시 동맹이나 홈 아는갓 19
11.25 03:27 l 조회 536 l 추천 1
더지니어스) 숲들갓 스카이에듀 입성함..!2
11.17 23:18 l 조회 296 l 추천 1
더지니어스) 요즘 온게임넷(오지엔)에서 즌4 재방 맨날맨날 해주는 거 알아??3
11.15 00:38 l 조회 242 l 추천 1
더지니어스) 소사보고 쓰는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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