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님께 올립니다. 우리는 겨울의 끝과 봄의시작에 묶여있는 힘없는 실이였습니다. 제게 눈이 오지않는 세상은 의미없는 삶 , 죽음이였습니다. 봄의 시작자락을 잠깐이나마 밟고 갈수있어 제겐 더없이 따뜻한 세상이였습니다. 은님 긴 상처만 남게된 차디찬 겨울을 잊어주십시오. 은님을 꼭 빼닮은 봄만을 기억하시며 살아가주세요. 눈이 녹은 봄은 마치 제가 꽁꽁싸맨 옷자락을 펼치려는것 같아, 여인인 제게는 쑥쓰러웠나 봅니다. 갈수없는 봄에게 다가가고싶은 제 마음을 들키는것같았습니다. 봄이 이렇게 따스하다는것을 조금 더 빨리알았다면 좋았으련만, 은님의 겨울에는 제가 살고있습니다. 몇해가 지나 은님을 닮은 어여쁜 아이들과 눈놀이를 하실때 웃음 한번 지어주시길 바랍니다. 은이혼자 살았을때 망상하면서 써본 글이야. 순덕이는 예상하고 짧게나마 미리 써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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