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오직 1등에만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최고의 것이 가장 재미있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단연컨데 부산 교통공사 경기는 K리그 소속 부산 아이파크 경기 못지 않게 재미있고 심지어는 더 재미있다."
"저는 제 주변에 있는 것들을 정말 좋아합니다. 월드컵은 4년에 한 번이지만, 이 경기는 언제나 제 곁에 있잖아요."
(궁금한 이야기 Y 26회, 2010-05-14 방영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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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성 기자 | footballee@senpress.co.kr


▲ 찰리는 부산교통공사의 '모든 걸 쏟아 붓는 열정 가득한 모습'에 반했다. / 사진제공:찰리 로빈슨
지난 8일 내셔널리그가 개막했다. 용인시청과 부산교통공사의 개막전은 2-0으로 부산이 이겼다. 그날 바로 헝가리에 있는 영국인에게 SNS로 경기 결과를 알렸다. 그는 이미 소식을 알고 있었다. 찰리 로빈슨(39)은 한국의 국가대표, K리그도 아닌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의 열혈팬이다.
수학 교사인 찰리는 2009년 여름 부산에 있는 부산국제외국인학교에서 강단에 오르며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서 온 만큼 축구를 그리워하던 찰리는 자연스레 부산에서 열리는 축구 경기장을 찾았다. 부산교통공사의 팬이 되기 전 K리그 클래식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를 먼저 봤다. 하지만 지루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수비 축구는 입맛에 맞지 않았다'.
또 다른 부산의 축구가 있단 걸 알고 찰리는 부산교통공사의 김해시청 원정경기에 따라나섰다. 찰리는 부산의 축구에 푹 빠져버렸다. 찰리는 부산과의 첫 만남에 대해 "모든 걸 경기에 쏟아붓는 모습이었다. 이기고 있더라도 더 많은 득점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부산의 끊임없는 공격에 매료됐다. 그렇게 부산의 팬이 된 찰리는 홈이고 원정이고 마다치 않고 응원을 다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구단에서도 이방인 찰리를 챙겨주기 시작했다. 찰리는 2010년 부산교통공사의 홍보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잊을 수 없는 추억도 생겼다. 2010년 내셔널리그 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부산은 강호 울산현대미포조선을 2-1로 꺾었다. 승리를 만끽하던 찰리는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부산이 뒤풀이에 함께 가자고 한 것. 전 세계를 돌며 세 차례 월드컵을 관전하고, 수없이 많은 축구 경기를 본 찰리지만 "승리에 한껏 취한 이날 경기(뒤풀이)가 생애 최고의 경기"라고 말했다.
찰리에겐 또 하나 특별한 추억이 있다. 부산교통공사 유니폼을 입고 북한을 방문한 것. 처음 한국에 온 찰리는 이념으로 갈린 한반도의 현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같은 민족이 갈라져 가족이 서로 만날 수 없는 것을 인간으로서 큰 비극이라고 느꼈다.

▲ 북한에서도 찰리의 부산교통공사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 사진제공:찰리 로빈슨
찰리는 꼭 북한에 가보고 싶었다. 우여곡절 끝에 북한을 방문하게 된 찰리는 부산 유니폼도 잊지 않고 챙겼다. 찰리는 "서포터라면 전 세계의 다른 장소에서 유니폼을 입고 사진을 찍고 싶어한다. 그래서 북한에 갈 때도 유니폼을 챙겼고, 평양 지하철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2013년 여름 찰리는 한국을 떠났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새로운 직업을 구했기 때문이다. 부산은 그를 위해 경기 종료 후 송별회를 준비했다. 시즌 도중 떠나게 돼 아쉬움이 컸지만 감독 및 선수들과 뜨거운 이별 포옹으로 허전한 마음을 달랬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부산을 그리워하고 있다. 찰리는 "부산의 사람들, 음식 그리고 우리 팀까지 너무 그립다"고 말했다.
몸은 멀디 먼 부다페스트에 있지만 마음만은 부산에 있는 찰리는 인생의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그는 "난 그동안 내 경력을 쌓기 위해 여러 나라를 오갔다. 하지만 이젠 한국으로 가고 싶다. 한국엔 내가 일할 수 있는 많은 학교가 있다. 내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으로 언젠가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찰리의 부산 사랑은 정겹고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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