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게까지 회의중인 산호, 영애 그리고 동건
김산호씨. 차라리 전화 통화를 하고 오시죠
아.. 방금껀 제 폰 진동소리가 아니라 이대리님 뱃속 진동소리거든요
뭐 좀 먹고 해요. 저흰 저녁을 일찍 먹어서 그런지 엄청 출출한데
그게.. 우리 회사가 절전 캠페인 중이라 10시 이후에 전력 공급이 중단돼요
시간 얼마 안 남았으니까 일 마무리하고 나가면서 먹어요. 영애야 괜챦냐?
그럼요. 괜찮아요~
꼬르르륵
하지만 마음과 따로 노는 위장
그래도 산호 눈에서는 꿀 떨어지쟈나
잠시 후
얜 도대체 어딜 간거야
그때 영애에게 문자옴
대체 너 어디있었던 거야?
짠~
뭐야. 너 통닭 사왔냐?
이야~ 역시 다른덴 다 둔해도 먹는데는 엄청 예민하구만~
아무리 바빠도 먹는건 제때 먹여야지. 춘천에서도 그러더만 장과장 왜 그렇게 기본이 안 됐냐?
자 먹어봐~
아이 안먹어
야 먹어봐. 이게 이 동네에서 제일 맛있는 치킨 집이야~
맛있음
행복 ♡
뭐하는거에요? 건물내 음식 반입금지인거 몰라요?
첨 보는 분들 같은데.. 실례지만 어느 팀 소속이십니까?
아. 저희 팀 협력업체 직원들입니다. 죄송합니다
열시 다 됐습니다. 퇴근들 하세요
선배.. 제가 먹자고 그런거 아니에요
거봐. 내가 먹지 말라고 그랬잖아
영애 치사빤쓰
두분 얼른 짐 챙겨서 나오세요. 못한 일은 우리 집 가서 마무리합시다
동건 집으로 온 세 사람
잠시 후
갑자기 배가 아픈 영애
야 너 아까 치킨 먹었잖아. 또 배고파?
이야~ 진짜 위대하십니다!
그거 아니거등! 속이 좀 안 좋아. 아까 너무 급하게 먹었나?
동건이 신경쓰여 화장실도 못 가고 참고 있음
발로 막아도 보고 ㅋㅋ 근데 이러면 막히긴 함? ㅋㅋ
영애야 너 왜 그래? 어디 불편해?
아니에요.. 괜찮아요...
어? 내가 USB를 차에다 두고 왔나보네
그래요? 그럼 제가 갔다 올게요
에이 아냐. 여자 혼자 위험하게
산호 시키려다가 자고 있는 걸 보고 자기가 감
동건이 나간걸 확인하고
화장실로 직행
아우 왜 이렇게 많이 나와
흡
하아..
동건 선배 오기전에 빨리 나가야지
어??
헉!! 이게 왜 이래??
산호야 어떡해. 큰일났어. 화장실 변기가 막혔어
그럼 뚫어! 어디서 약한 척이야!
뭐.. 너도 여자라 이거야?
나도 해볼만큼 해봤어. 근데 안된단 말이야 ㅠ
한번만 봐봐..
빨리..
아이 진짜 너..
헉!!
우웩!!
어우 진짜!! 니가 여자야!? 니가 사람이야!?
어떻게 저럴 수가 있냐? 어?
야 좀 보고 나오랬더니 왜 그냥 나와?
뭘 어떻게 해? 그냥 장과장 오면 관리실에 연락하라고 그래!
아이씨 ㅠ
산호야
니가 쌌다고 그러면 안되냐?
뭐? 너 돌았냐?
너도 내 맘 잘 알잖아. 야 이꼴을 보이고 장과장님을 앞으로 어떻게 봐 ㅠ
제발 한번만 도와주라 산호야. 이 은혜 평생 안 잊을게
야 그러니까 여기다 왜 싸냐? 좋아하는 남자 집에 아무렇지도 않게 싸냐?
여긴 내 남자 집이다 영역표시라도 한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산호야 제발 한번만. 제발!!
그때 동건 돌아옴
제가 좀 늦었죠? 아이스크림 사왔어요. 이거 먹고 다시 일합시다~
잠시 후, 드디어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서는 동건
- 선배 어디 가시게요?
- 나 화장실에 좀
.. 선배 그냥 상가 화장실 가시면 안 되요?
저 실은요...
영애가 이실직고 하려는데
- 제가...
- 사실은 제가 화장실에 사고를 좀 쳤습니다
산호 인터셉트
보시면 놀라실까봐요
사고요?
어어어억!!!
어우 냄새!!
저.. 저거 뭐에요??
죄송해요. 비위 많이 상하셨죠?
저는 제 똥인데도 비위가 많이 상..
푸흐흐흡
말하다 말고 터짐 ㅋㅋㅋ
아니 김산호씨
그게 지금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입니까?
네?
됐구요. 김산호씨는 집으로 돌아가세요
네?
아니 아까부터 일에는 집중 안 하고 방해만 돼
못 들었어요? 가세요 당장!!
네! 갈게요! 가면 되잖아요!
다음 날
야 김산호
말 시키지마라
에이 기분 풀어. 어제는 내가 지인짜 고마웠다니깐?
아이 말시키지 말라구
너 보니까 또 생각나잖아!
- 나 왔다
- 어제 또 술 드셨어요?
당연하지. 밤새 접대했다
내가 이러다가 투자받기 전에 내 위장 빵꾸 다 나겠다
형관은 계속 투자자 유치하는 중
팀장님. 요즘 우리 팀 공중분해한다 어쩐다 안 좋은 소문도 돌던데 조심하세요
조심은 얼어죽을. 걱정마. 투자받아서 내 발로 나갈테니까. 이 그린기획 야
아이 왜 얘한테 그러세요 팀장님
뭐야
부하 직원이라고 편드냐 덩어리?
에이 덩어리가 아니라 똥덩어리겠죠
이게 정말..
왜요. 이대리님 새로운 별명이 맘에 안 드세요?
(똥덩어리)
아니. 마음에 든다
됐냐??
프리젠테이션 준비 중인 동건
선배. 저희 왔어요
어 그래 왔어? ... 왔어요?
네..
어제는 죄송했대요.. 산호가
됐다. 그 얘긴 나중에 하자
쳇
아휴 재수없어. 결벽증에 꽁하기까지 하네
- 아주 사람 불편하게 만드는 재주는 타고 났고만?
- 에이 그만해 좀. 큰 일 앞두고 예민해져서 그럴거야. 워낙 완벽주의자잖아
어휴 편들어주기는. 그렇게 좋냐? 좋아?
저런 완벽주의자랑 사귀면 너 완벽하게 변비걸려
어디 겁나서 똥 한번 제대로 싸겠냐?
에이 그만하라니까 쫌!
넌 남자가 치사하게 웬 뒷다마야? 어?
니가 진심으로 걱정되서 그런다
너같은 허점투성이가 저런 사람 감당할 수 있을 거 같아?
그냥 편한 사람 만나. 편한 사람
그만 하라니까
아아
- 이거 마이크 볼륨 너무 큰거 아닌가? 아아. 이거 에코도 좀 있는거 같은데
- 그 정도면 괜찮을거 같은데 그냥 넘어 가시죠
저는 신경 쓰이니까요. 다시 테스트 해주시죠
산호 말대로 동건이 편한 사람은 아니지 싶은 영애
프리젠테이션을 마치고 동건의 상사들과 회식 중인 세 사람
장과장. 오늘 수고 너무 많았어
- 내 잔 한잔 받지
- 네. 저보다는 이 두분이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에이 아니에요~
장과장이 추천할 정도면 진짜 실력들이 있는 거라고 내가 믿었어!
감사합니다~
몇시간 후
자 이제 그만 일어날까?
- 여기 얼마지?
- 저 주십쇼. 제가 계산하고 오겠습니다
- 장과장도 꽤 많이 마시지 않았어?
- 그럼요. 마셨죠
- 아니 근데 왜 저렇게 멀쩡해?
- 원래 말술인지 장과장 취한거는 제가 한번을 못 봅니다
술을 마시면 취하기도 하고 그래야지.. 난 장과장이랑 마시면 꼭 회의실에 앉아있는 기분이야
- 사람이 너무 반듯해도 문제에요. 많이 불편하셨죠? 자리 옮겨서 저하고 한잔 더 하시죠
- 그럴까?
- 영애야. 많이 피곤하지?
- 에이 아니에요~ 선배야말로 부족한 저랑 일하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어요
순간 트림이 올라오는데 간신히 참는 영애
이 남자 옆에 있으면 평생 이렇게 긴장하고 살아야겠지 싶음
잠시 후
아저씨.. 죄송한데 차 좀 잠깐만 세워주세요
우욱
괜찮으세요 선배??
선배 취하셨던거에요? 전 멀쩡하신 줄 알았는데
멀쩡하기는.. 상사들 앞에서 술취한 모습 보이기 싫어가지구 정신력으로 버틴거지
에이 그러실거 뭐 있어요. 술은 취하라고 마시는 건데
선배가 자꾸 이러시니까 다른 사람들이 선배를 불편해..
아차 싶은 영애
사람들이 나 불편해하디?
네? 아니 그게 아니라..
하긴.. 물어서 뭐하냐. 내 눈에도 보이는데
영애.. 너도 내가 불편해?
예?
난 한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왜 자꾸 그렇게들 생각을 하는지..
난 역시 조직에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인거 같아
에이 왜 그러세요 선배..
영애 넌 어떨지 몰라두 난 니가 편하긴 편한가봐
이렇게 망가진 모습 보여주는 거.. 니가 처음이야
예?
비록 난 불편할지라도 동건이 편하다면 그저 행복하기만 한 영애
다음 회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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