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언제나 심심하다.
오전 수업 내내 실컷 자는 바람에 이제는 잠도 오지 않는다.
심심해서 책상을 뒤적거리다가 지우개를 자르고 놀았다.
그런데 옆자리에 앉은 친구 반응이 이상하다.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는 것이다.
잠시 후 나는 교무실에 불려갔다.
선생님이 나를 마구 혼낸다.
"너 어떻게 지우개를 칼로 자를 수 있니?"
지우개를 자른게 그렇게 큰 잘못인가?
난 꿀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선생님은 계속해서 나를 혼낸다.
"지우개가 불쌍하지도 않니?"
"..."
"지우개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
한 번만 이런 일이 더 생기면 선생님은 나를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다.
대충 알았다고 대답하고 교실로 돌아와 필통을 뒤적이는데 뭉툭한 연필이 거슬린다.
깎아야겠다.
연필을 깎는 나를 본 애들이 모두 도망을 가버렸다.
잔인하다고 소리를 지르면서 다들 교실을 나간다.
연필이 불쌍하다고 우는 소리도 들린다.
도대체 연필이 왜 불쌍해...?
나는 정신병원에 끌려갔다.
의사가 나한테 묻는다.
"자 그럼 이 중에 슬픈 표정을 하고 있는 땅콩을 찾아보세요."
...?
오늘도 아빠에게 맞았다.
우리집은 나를 너무 화나게 만든다.
화풀이를 하고 싶다.
그래서 혼자 뒷마당에 조용히 나갔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나무들을 마구 잘랐다.
나는 경찰서에 잡혀왔다.
경찰이 나를 다그친다.
"넌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싸이코패스야."
"..."
"나무를 한 번에 열 그루나 베다니 그것도 토막토막 잘게 잘라서!!!"
"..."
"넌 사형감이야."
"..."
"니가 자를때 나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조금이나마 생각해봤어?"
"..."
"어떤걸로도 용서받지 못할만큼 잘못했다는 건 너도 알고 있지?"
...?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거지?
"OO씨, 저는 OO씨를 사회적으로 교화시켜줄거에요."
"자 이 연필을 보세요."
"..."
"연필은 OO씨가 자르거나 상처 입히면 아주 슬프고 고통스러워 해요."
"..."
"그러니까 자르면 안되는 거예요."
이해는 안가지만 일단 알았다고 해야겠다.
어이없고 답답하다.
이따 집에 가는 길에 꽃이나 꺾어야지.
지우개, 연필, 나무, 땅콩, 꽃 = 사람
단편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싸이코패스들의 경우 이렇게 느낀다고 함(공감능력X, 죄책감X)
물론 위 예시들 중에 무생물인 것들도 있어 사람을 죽이는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그런 느낌이라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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