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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594 출처
이 글은 10년 전 (2016/2/26) 게시물이에요




나에게 엄마가 죽는다는 의미는 내가 늘 먹어오던 신김치가 마지막이라는 의미다 | 인스티즈



나에게

엄마가 죽는다는 의미는

내가 늘 먹어오던 신김치가

마지막이라는 의미다

마지막 남은 이 한 포기의 김치는

뱃속으로 꺼지고 나면

더 이상 맛 볼 수가 없을 것이다

일년에 몇 번, 또는 몇 년에 한 번

때론 울며 겨자먹기로 가져온 몇 포기의 김치로

고향 꼬순내 맡을 수 없다는 의미다

내 엄마는,

남은 그 한 포기 김치의 반을 물에 담구고

한꺼번에 끓였다

그리고 나머지 반 포기는 반찬거리로 먹으며 말했다

"이제 반 포기 밖에 안 남았어."

그 말은 느끼한 음식 뒤 씹어넘기는

김치처럼 담백한 듯 했지만

어딘가 가라앉는 말이었다

엄마는 그 날 한 포기의 김치를 소화시켰다

엄마의 엄마, 할머니를 그녀 안에 담갔다

충청도 시골 깡촌의 꼬순내

엄마의 엄마가 담은 손맛

자신을 두드리던 손의 주름 한 줄 한 줄

그 주름들을 파낸 고향의 바람

고향 바람 맞던 엄마의 어린 기억...

모두 그녀 안에 담아내었다

몸 속 어느 곳 하나

엄마의 엄마가 남긴 내음이 안 닿는 곳 없도록

그렇게 한꺼번에 먹어버렸다,

할머니의 김치를

<할머니는 엄마 안에 계시다>

나에게 엄마가 죽는다는 의미는 내가 늘 먹어오던 신김치가 마지막이라는 의미다 | 인스티즈

솟대에는 항상

공허한 공기가 걸려 달랑댔다

정착하지 못한 공기는

하루종일,

일주일을,

일년을,

이리저리

동네 자락 끝에서 맴돌기만 한다

얼마나 되어야

다음 계절이 다가올까

얼마나 되어야

다가와서 저 공기를 데려가

봄바람으로 만들어줄까

<봄바람이 되고파>


이번 주 상을 두 번 치렀습니다.


바다를 바로 내다볼 수 있던 부둣가에서 굴구이집을 홀로 하시던 이모 할머니, 그리고 가까운 지인의 가족.

첫번 째 시는 실제 그 지인 분이 하신 말, '어머니 김치 얼마나 남았냐'는 제 엄마의 물음에

덤덤하게 '이제 반 포기 남았다'고 말씀하신 것에서 시상이 생각이 나 쓴 시입니다.

엄마의 손내가 나는 김치를 마지막으로 맛보는 그 심정이 어떨까 생각하면서...


저는 아마 그런 심정으로 엄마의 김치를 먹을 것 같습니다.

엄마의 손길이 가장 많이 담긴 단 하나, 김치란...

이걸 먹으면 다시는 다시는 똑같은 것을 먹을 수 없으리란걸 알아도 결국 먹게 되는 그런 것입니다.

먹어내고 소화시켜서 내 몸에 새겨내야 덜 아플 것 같은, 그런 것입니다.

원하지 않아도, 결국 오게 될 순간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시는

요즘 제가 무얼 하고 싶은지, 뭘 하게 될지 고민이 들면서 썼습니다.

분명 저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움직이고 있지만 색깔 없이 이리저리 흔들리기만 하는,

바람 아닌 공기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써내려갔습니다.

똑같은 곳에서 계속 맴맴 맴돌면서 하루종일 고민만 하는 무기력한, 결국 순리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 무력한 나.

언제쯤 나는 계절의 색을 띄고 봄바람이 될지 궁금해서, 써내려갔습니다.


대표 사진
밥더토메이토
힝 김치 공감
10년 전
대표 사진
윤기야 나랑 살자  나 책임져 민윤기
할머니 수술 성공적이어라 제발 할머니 오래사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대표 사진
Britney Spears
좋은 시 감사합니다 원하지 않아도 결국 오게될 순간......항상 익숙함에 망각하고 살지만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분이네요...
10년 전
대표 사진
카키네 테이토쿠
아 뭐지 울고 싶다.....아직도 내가 애 같은데....첫 번째 시 보니 울고 싶어지네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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