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소한 것에서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가령 그 사람과 함께 기억도 잘 나지않는 이야기를 나누며 걷던 길 같은 것. 그렇게 한 번 떠오르기 시작하면 생각은 곧 앞다투어 줄을 섰다. 다른 곳을 보는 내 옆얼굴을 빤히 보던 눈빛, 겸연쩍게 웃을 때면 가늘게 휘어지던 눈꼬리처럼.
사소하게 떠오르는 것들은 사소하기에 대단하다.
/ 열매달
저절로 되는 일이란 잘 없다.
누군가를 잊는 것은 더욱 그러하다. 그의 부재를 인정하고 공허 속으로 담담히 걸어가는 일은 쉬이 할 수 없다. 대개 마음 안 우물을 바닥이 보이도록 긁어낸 사람이나 그런다.
또 어찌 그리 쉽게 찾아오나. 유일하게 저절로 이루어지는 일이다.
저절로 누군가를 눈에 담고 머릿속에 영상이 끝없이 되풀이되며 미묘한 그리움을 갖는다. 곧장 사랑이다.
/ 열매달
결국 혼자가 문제다.
혼자인 것이 너무 좋아 누군가와 시간을 공유하기에 서툴러도, 혼자인 것을 견디는 것이 버거워도 머리가 아프다. 혼자일 때는 저절로 누군가와 공유했던 시간을 되짚게 된다. 오지 않은 시간을 짐작해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그렇게 과거를 음미하고 되새기다 울적해지기도 다반사다.
/ 열매달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일종의 환각이다. 손으로 만지고 쓰다듬고 온 몸으로 껴안고 기댈 수 있는 선명한 환각. 그 품 안에서라면 자신에게 아무 문제도 없다는 최면이 가능해진다. 다시 말해 혼자가 유일하게 버거운 순간은 그 일련의 환각을 통해 위로받을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는 때다.
/ 열매달
제 글 읽어주시고 예뻐해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해요
말로 다 표현 못할만큼이요❤
제가 직접 찍은 사진도 있으니!
어떻게 사용하셔도 영광이니 꼭꼭 필명과 함께 붙여서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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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민해서 항상 스트레스를 받으며 사는 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