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없는 향수병처럼 내일을 위한 향기가 새어 나간다
그는 흔들의자처럼 흔들린다
불안한 저녁의 시간들을
감잣국 같은 음악으로 마음을 덥혀도 혼자서는 힘들다
흰 도화지를 바람 속에 날리며 그는 힘들어 한다
괴로움은 밖에서만 오는 줄 알지만
괴로움은 대부분 스스로 만드는 것
만족할 수 없는 마음에서 어디에도 묶이지 않은 데서
갈 곳이 있고 부를 친구가 있고
어딘가에 묶여야 안정되는 사람이라
수시로 찾아드는 쓸쓸함에 그는 헐거운 가스레버처럼 위험하다
그의 몸은 거칠게 넘실댄다
빨간 해를 넘어 파도가 덮친다
자신을 넘어서기 위해 자신을 바꾸기 위해 파도를 감고
온 하루를 뛰어넘는다
불안한 저녁의 순간들, 신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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