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회식을 빼 놓을 수 없다. 회식자리에서 부하직원들은 겉으로 표정은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는다. 눈치 없는 상사는 만면에 미소를 띠며 싱글벙글이다. 부하가 싫어하는 회식을 상사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
K공사 연수원에서 한 재미있는 설문 조사결과를 소개한다. 첫째, 조직의 단결력이다. 폭탄주 서너 순배 돌면 정신이 알딸딸해진다. ‘우리는 하나다’ ‘으샤으샤’ 등 팀웍을 다지는 건배사도 난무한다. ‘부장님, 차장님’하던 거 계급장 떼고 ‘형님’으로 통일된다. 소통명분하에 언행 수위도 사선을 넘는다. 적당한 주사도 애교로 용납된다.
둘째, 조직의 장악력이다. 술이 센 상사가 주로 사용하는 소위 MBA전략이다.
MBA(Management By Alcohol)는「알콜에 의한 조직관리」를 말한다. 좌로 우로 누구 예외 없이 폭탄주를 돌린다. 절대량의 공정거래가 이루어지므로 술이 약한 부하는 그야말로 초죽음이다. 다음날 깨갱하면서 상사에 대한 충성심이 하늘을 찌른다.
셋째, 대장놀이를 즐긴다. 보스기질이 있는 상사가 주로 사용하는 꼰대질 형이다. “내가 왕년에 잘 나갈 때는 말이야”로 시작되는 무용담이 끝없이 이어진다. 말도 안 되는 무용담을 추임새와 리액션까지 넣어 가면서 들어 줄 사람은 부하직원들 밖에 없다. 집에서 했다가는 ‘ 하고 자빠졌네’ 마누라의 쿠사리나 문 ‘꽝’닫고 들어가는 자녀들에게 한 두번 당한 것도 아니다.
마지막으로 상사도 보상받고 싶다. 부하들은 회식할 때 보통 상사가 빠져주기를 원한다. 상사가 참석하면 스트레스를 푸는 회식이 아니라 업무의 연장이 된다. 그러나 상사들은 회식에 꼭 참석하려 한다. 부하들이 교묘히 상사가 선약이 있는 날 회식을 잡아도 상사는 ‘1차 마치고 올테니 기다리라’한다. 오히려 2차, 3차 피박에다 멍박까지 뒤집어 쓴다. 상사들이 기를 싸매고 회식에 참석하려는 이유는 이와 같은 표면적인 욕구도 있지만 내심은 ‘보상을 받고 싶은 심리’가 절대적이다. 즉 사랑과 관심 그리고 칭찬과 인정을 받고 싶은 것이다. 어렵게 고생해서 이 자리까지 왔는데 알아 달라는 절규다.
아무리 재미없는 이야기를 해도 정신없이 웃어주고 유재석보다 인기 짱이다. 일은 대충해도 회식에서 상사에게 엎어지는 부하가 더 사랑받고 먼저 승진하는 경우도 있다.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상사도 사람인 이상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고 부하입장에서 생각하는 상사의 상(像)이 필요하다.
(한전 강남지사 부장/前 인재개발원 책임교수 한대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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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텝인데 난 내 자식 절대 아역 안 시킬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