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안 소머헐더

" 별 말씀을. "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 배낭여행을 오게 된 게녀는
기대감과 달리 비행기에서 내린 순간부터 길을 잃고 헤매고 있었어.
어쩔 줄 몰라하는 게녀의 곁으로 남자가 다가와 도움을 주지 않았더라면
타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하기도 쉽지 않았을거야.
무심하게 길을 알려주고선 떠나는 남자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중얼거렸는데
남자는 꼭 그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웃어보이며 마저 길을 갔어.
"어, 당신..."

" 그래 나도 반가워요. "
다시 길을 잃을까봐 숙소 근처에서 산책을 하고 있는데
그가 다시 나타나 게녀의 옆에 서서 함께 거닐고 있었어.
어리둥절한 게녀가 아는 체하자 싱긋 웃으며 인사하는 남자야.
게녀는 그를 언제 다시 볼 수 있겠나 싶어서 과장스럽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어. 남자는 그런 게녀가 귀엽다는 듯 웃으며 바라봤고.
"...그런데 왜 자꾸 따라오는거죠?"
숙소까지 다다랐는데 남자는 게녀 옆을 떠날 줄 모르고 있었어.

" 가야지, 우리 신혼집으로. " >
그의 말에 깜짝 놀라 쳐다보니 그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고있어.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한데 집주인이 게스트 두 분의 방문을 환영한다고 말해.
그제야 게녀는 남자가 자신처럼 게스트로 숙소에 머무는 손님인 걸 알게 돼.

" 잘 잤어요? "
남자는 장난끼 많은 사람이었고 그와 금방 친해지게 됐어.
다만 현지 사람이 아닌데다 일이 바빠서 게녀와 함께 여행을 다닐 수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꿈처럼 달콤한 며칠이 지나고, 게녀는 다음 날부터 있을 축제에 대해 듣고선
마음이 설레. 남자에게 파트너 신청을 하고 함께 축제를 구경하고 싶지만
그가 바쁠 것 같아서 그러지 못하고 있던 찰나,
숙소에 함께 머물던 한 남학생이 게녀에게 파트너 신청을 했어.
축제를 구경하고 난 다음날이면 숙소를 비워야했기에 좋은 추억이 될거라
생각하고 게녀도 허락하게 돼.

" 누구랑 어딜 간다고? "
축제 전 날. 게녀는 예쁘게 차려입고 복도로 나서다가 그와 마주쳐.
남자가 잠시동안 멍하니 게녀를 바라보는 바람에 분위기가 어색해져서
게녀는 아무 말이나 꺼내자 싶어 파트너로 갈 남학생 이야길 했어.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그의 눈빛이 진지해서 게녀도 모르게 말을 멈춰.
남자는 게녀에게 진심으로 서운한 기색을 비치는 것 같았어.

" 그거... 나도 갈 수 있는데. "
저녁식사를 마치고 계단을 오르는데 그가 앞을 가로막고 서 있었어.
괜시리 얼굴이 붉어지는 것 같아 고개를 숙이고 그를 지나치려는데,
그가 게녀에게 말을 걸어와.
"파트너 신청도 안 했으면서 무슨 소리에요."
얼떨떨한 게녀가 괜히 그에게 톡 쏘아붙이고선 방으로 들어가버려.
남자는 한참 게녀의 방 앞에서 머뭇거렸어.

" 잘 다녀와. 이 친구도 데려가 주고. "
다음 날, 현관을 나서려는데 그가 나타나 인형을 안겨줬어.
게녀가 웃으며 무슨 인형이냐고 묻자, 그저 아쉬움 가득한 배웅만 할 뿐.
축제 당일 남학생에게 퇴짜를 놓는 건 실례고,
그렇다고 둘만 보내긴 싫다는걸까?
게녀는 웃음이 나. 작지만 소소한 축제를 즐기곤 숙소로 돌아왔어.

" 오늘부턴 저와 함께 하시죠. -"
약속했던 숙소에서의 날이 모두 지나고 짐을 싸서 건물을 나오는데,
말끔히 차려입은 그가 게녀를 기다리고 서 있어.
게녀의 표정을 살피고 서 있던 그가 조심스럽게 파트너 신청을 하고,
게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수락해. 남자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어.
2. 제시 아이젠버그

" 거 참 사람 말 못 믿네... "
남자는 정류장에서도, 지하철에서도 계속해서 추근덕댔어.
결국 게녀는 남자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는데 남자 말로는 글쎄,
게녀와 같은 대학을 다니는 학생이라는거야. 자길 모르겠냐고.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고. 그가 의심스러운 게녀가 묻자
남자는 잠자코 게녀의 곁에 서.
" 아까부터 널 따라오는 사람이 있어. "

" 피곤하면 눈 좀 붙여. "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남자를 밀어내고 혼자 걸어가던 게녀의 뒤로
치한이 따라붙었고, 결국 싸움이 붙었어.
물론 태권도로 다져진 실력에 남자의 도움으로 치한은 경찰서행.
기운이 빠진 게녀는 걱정이 되어서 같이 가겠다는 남자를 또다시
밀어내고 싶지 않아 같이 버스에 올라.
"뭐?"
기겁하던 게녀였는데 어느새 그의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뉘이곤
잠을 자다 깬 자신을 발견한 게녀.
게다가 침까지 흘리고 있잖아.

" ...큭- "
평소 냉정한 이미지의 게녀인데, 어젯밤 일로 인해
남자는 게녀를 꽤 귀엽다고 생각하게 됐어.
자꾸만 게녀 생각에 웃음이 나고, 다른 생각을 하다가도
학교에서 게녀를 마주치거나 멀리서 게녀의 뒷모습만 봐도 광대가 올라가.

" ......? "
민망해서 남자와 마주치면 애써 방향을 전환하는 모습도 귀엽고.
어처구니 없긴 하지만 외면하는 모습에 상처받는 자신을 보며
게녀에게 말을 걸어야겠다 확신하게 되지.
성실하게 공부하는 학생인 게녀는 하루에도 몇 시간씩
도서관에서 공부해.
남자는 그런 게녀를 우연히 마주친 척 하기 위해
도서관을 찾기 시작하고...

" 그거라면 내가 딱 알지! 그러니까... 어... "
도서관에서 거의 살다시피 한 며칠이 지나고,
게녀는 남자가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돼.
그래서 사서가 보이지 않던 어느 날, 그에게 다가가 어느 책의 위치를 아느냐고
말을 걸게 됐고 능청을 떨며 한참 책을 찾는 그의 모습에 웃음 지었어.
서로가 겨우 좀 친해졌나 싶었는데,

" ...그런데 지금 그거 질투하는건가? "
프롬파티가 있던 날, 끝내 파트너 신청을 해오지 않는 그를 보며
마음 졸이고 있던 게녀는 뜻밖의 라이벌을 만나게 된거야.
그에게 자꾸만 접근하는 여학생과 그녀를 볼때면
게녀와 이야기 나눌 때보다 훨씬 더 즐거워보이는 남자.
식당에 앉아 밥을 먹으며 게녀는 그녀와 남자의 모습을 곱씹어.

남자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게녀의 옆으로 다가와 인사를 건네와.
마음이 급했던건지 게녀는 다짜고짜 여자에 대해 묻게 되고,
남자는 어쩐지 기쁜 듯한 얼굴을 보이지.
" 내 여동생이야. 쌍둥이 여동생! "

" 앞으로 만들 추억을 너와 함께해도 될까? "
평소처럼 냉정을 찾기 힘들어 벌떡 일어나 얼마나 달렸는지 몰라.
아, 까먹고 있었다. 치한과 싸우고 있던 게녀를 보고 그렇게 먼 거리를
한 걸음에 달려온 사람이 바로 그였다는 사실을.
잠깐동안 숨을 몰아쉬던 남자는 이내 고개를 들어
게녀에게 말을 걸었어. 게녀의 붉은 얼굴을 마주하는 눈빛은
게녀를 얼마나 사랑스럽게 보고 있는지 말해주고 있었고.
이런!!!!!! 시국에도!!!! 가슴설렐!!!!!! 고르기글!!!!!!!!
하나쯤!!!!!! 있!!!!!어야징!!!!!!!!!
(안 설레는 것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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