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 납니다
살아있구나 느끼니 눈물 납니다
기러기떼 열 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 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있구나 생각하니 눈물 납니다

어째서 무엇이 이렇게 내 안에서 캄캄한가
옅은 하늘빛 옥빛 바다의 몸을 내 눈길이 쓰다듬는데
어떻게 내 몸에서 작은 물결이 더 작은 물결을 깨우는가
어째서 아주 오래 살았는데 자꾸만 유치해지는가
펑퍼짐한 마당바위처럼 꿈쩍 않는 바다를 보며
나는 자꾸 욕하고 싶어진다
어째서 무엇이 이렇게 내 안에서 캄캄해만 가는가

이 세상 어디선가 이별의 꽃은 피어나
우리를 향해 끝없이 꽃가루를 뿌리고
우리는 그 꽃가루를 마시며 산다
가장 가까이 부는 바람 곁에도
이별을 호흡하는 우리

고백하자면
나는 감정적이다
알레르기성 재채기와 가려움증과
황사 가루 날리는 거리에 서면
가을 잎에 휩쓸려 떠나고 싶다
지나가는 계절의 안개 낀 문턱마다
울적한 감기는 솜처럼 젖어 들고
피가 더워서 눈물이 흔할까
팔랑개비 열두 번씩 뒤집히는 속
양철 냄비처럼 쉬 끓어서
원시의 바다 꿈을 적시러 가는 지금
이러다간 누구를 사랑하고야 말지
어리석고 순진한 감정으로
이 은총과 슬픔으로
학교에서는 가르친 적 없는
누구에게도 배운 적 없는
연습 없는 감정만 쑥밭처럼 무성하다
부끄럽지만
나는 감정적이다

김경빈, 위로
열렬히 저항하고 있는 중이다
보이지 않는 지하에서
빠르게 뒤로 감겨가는 생의 컨베이어 벨트
그대는 그대의 좌절보다 조금 더 빠른 걸음으로
희망을 심으며 살아내고 있다
그러니 괜찮다 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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