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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4232 출처
이 글은 8년 전 (2017/2/18) 게시물이에요

구원자

 

그날도 어김없이 시작된 아버지의 술주정과 폭행을 피해 집을 나왔다 돌아가신 엄마는 원래 착한 사람이라고 그냥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사람이 변한거라고 하지만 내 기억 속의 아버지는 원래 저런 사람이었다

 

집안에서는 또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난다 , 너무 지겹다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에 묻은 흙을 툭툭 털어내고 계단을 내려간다 굽이굽이 굽어있는 좁은 계단, 조금 내려가다 오른편의 빈집을 한번 바라본다 낡고 오래된 집, 이제 더 이상 누군가의 손길이 가지 않는 허름한 집 하지만 몇 년 전만해도 누군가의 보금자리였던 집 네가 살던 집 나는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전에 서둘러 시선을 거둬낸다

 

거짓말쟁이

 

한 때는 나의 구원이었던 너는 이제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렸다

 

[내가 네 옆에 있을게 그러니까 걱정하지도 말고, 울지도 마 알았지?]

 

그렇게 말해 놓고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다 믿게해놓고 기대게해놓고 그렇게 말도 없이 너는 마치 원래 없던 사람인 것처럼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언제나 그렇듯 남겨지는건 나뿐이다 이렇게 또 홀로 그 자리를 지키는건 이번에도 내 몫이었다 나는 너에게 꽤 의지가 되었는데 너는 아니었나보다 너는 나의 구원이라 생각했는데 나도 너의 구원이 되고 싶었었는데 너는 아니었나보다

 

왠지 옛 생각에 지쳐 담벼락에 기대었다 담벼락 아래 피어있는 민들레 한송이를 보니 피식하고 웃음이 새어나온다 어쩌다 너는 그 곳에 자리를 잡았니, 시멘트와 벽돌뿐인 이곳에 자리를 잡아 피어났니 이쁘고 깨끗한 잔디밭에서 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그 자리에 앉아 민들레를 툭하고 건드려 보았다 노란 민들레는 약간 흔들거릴 뿐 역시 그 자리에 있다

 

주머니를 뒤적거려 담배를 꺼내 든다 아껴핀다고 하면서도 어느새 얼마남지 않은 담배에 한숨이 나온다 한가치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인다 요새 담배값도 많이 올랐던데 이참에 끊어버릴까도 생각하지만 이거라도 있어야 숨이 쉬어지기에 그 생각은 잠시 미뤄둔다

 

바닥에 떨어져있는 돌맹이들 수를 새며 시간이 가길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가로등 불빛이 가려지며 그늘이 진다 어느새 내 발 앞에 놓여있는 낯선 신발 코끝이 보인다 누군지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드니 머리 위로 내려오는 가로등 빛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여기 있을 줄 알았어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목소리 그리고 얼굴 누구지,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은 누굴까 겹쳐지는 얼굴은 있지만 아닐거라 생각했다 소리 소문 없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너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누구야

 

나 벌써 잊은거야? 난 너 만나려고 엄청 노력했는데, 오늘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참았는데 나 벌써 잊은거야? ”

 

혼나는 강아지처럼 축- 하고 쳐져버리는 눈 나를 바라보는 그 눈 잊을리 없다 아니, 잊을 수 없다 내가 널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 너는 나의 구원이었는데 그 시절 오직 내가 기댈 수 있는 내가 믿을 수 있는 단 하나의 구원이 었는데 내가 널 어떻게 잊겠어

 

하지만 그 믿음을 배신한건 너였잖아 내 옆에 있겠다고 해놓고 말도 없이 사라진건 너였잖아

 

물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비벼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나보다 훌쩍 커버린 너 다시 한번 네 얼굴을 볼 자신이 없다 다시 네 얼굴을 보게 된다면 나는 분명 울어버릴거다 네가 날 버렸었다는 것 조차 잊어버린채 그 때의 어린 나처럼 너에게 기대어 펑펑 울어버리고 말거다

 

꺼져 너 같은 놈 상대할 시간 없으니까

 

가지마

 

뒤돌아서는 나를 붙잡는 네 손을 뿌리쳐야하는데 날 배신한 놈이니까 못된 놈이니까, 다시는 보기 싫으니까 뿌리치고 앞으로 가야하는데 손 끝으로 느껴지는 너의 떨림이 전해져서 가지말라고 말하는 네 목소리가 젖어있어서 결국 나는 그 곳에 멈춰버린다 어쩌면 기다렸던건걸까 그냥 너에게 어떠한 사정이 생겨서 그래서 말도 없이 가야만 했을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배신당한게 아니라고 그렇게 위안삼으며 너는 언제가 돌아올거라고 생각하며 이곳에 남겨진게 아니라 그냥 기다리는거라고

 

...왜 그랬어? 왜 말도 없이 사라졌어? 옆에 있겠다며, 걱정하지말라고 했잖아!! ”

 

미안해 미안해 그러니까 울지마 ? 나 너 우는 모습 보기 싫어.그러니까 울지말어, ? ”

 

어느새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며 내 눈을 맞춰오는 네 얼굴이, 결국 이렇게 쉽게 네 앞에서 무너져내리는 내 눈물이 야속했다

 

.나쁜 놈이야 그렇게 가버리면 나는 어떻게하라고.그렇게 사라져버리면 나는 어디에 기대라고.왜 나를 또다시 그런 불구덩이 같은 현실에 혼자 내버려둔거야!! ”

 

말 없이 나를 안아주는 너의 품은 그 옛날보다 넓고 든든했다 하지만 너의 향기와 따스함은 그대로 였다 내가 찾아 헤메던 그 향기였고 그 따스함이었다

 

말 못하고 가서 미안해 나도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 때는 나도 너무 어렸으니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어 그래도 노력했어 돌아오려고, 다시 네가 있는 이곳으로 약속했으니까 네 옆에 있겠다고, 그래서 시간이 필요했어 네 옆에서 네가 기대어 쉴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너는 그 지옥같은 곳에서 신이 나에게 준 유일한 구원이었으니까

 

그랬던가, 네가 나에게 그랬듯 나도 너의 구원이었구나

 

 

 

 

1. 남주혁

[고르기] 나의 구원 고르기 | 인스티즈

[고르기] 나의 구원 고르기 | 인스티즈

2. 박서준

[고르기] 나의 구원 고르기 | 인스티즈

[고르기] 나의 구원 고르기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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