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 변호사(이하 전변)가 이 토론회를 좌지우지 했다는 것에 모두 동의하시리라 봅니다. 현 시점에서 공정하게 시간을 분배 받아 논리와 이성으로 싸움을 하면 본인들이 불리한 것은 뻔한 상황이었죠. 그래서 이 토론회가 정해진 결말을 어떻게 서술해 나아갈지 기대를 하며 지켜봤습니다.
오늘 이어진 토론에서 대부분의 경우 유시민 작가(이하 유작가)나 유승민 의원(이하 유의원), 이재명 시장(이하 이시장)은 반론할 내용을 상대가 말하는 것을 듣는 와중에 종이에 메모를 해두었다 상대의 발언이 끝나면 그 부분을 일목요연하게 지적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전변은 시종일관 (썰전에서 물을 탈 때 그러하듯) 눈을 내리깔고 서사를 장황하게 주절거리다가 손석희 앵커의 제지가 들어오면 목소리의 데시벨을 높여 말을 이어가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오늘의 토론은 국조특위에서 처럼 지정된 시간이 지나면 마이크가 꺼지는 방식이 아니므로 이 방법은 매우 보기에 불편하나 효과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이시장과 유의원이 검증의 시간이 주어졌을 때 전변의 는 대폭발을 하는데요. 차분하게 정치철학과 개인사 등의 문제를 풀어갈 절호의 기회를 얻은 이시장의 말꼬리를 하나하나 물고 늘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이시장의 발언에 대해서 법인세에 관련해서는 (보통 토론회에서 사용되는 통계 자료 등이 언어로만 구술 될 경우 당장 사실 여부를 가리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시장만이 엉뚱한 수치를 사용하고 자신의 통계는 정확하다며 근거 없이 악을 쓰며 공격했습니다. 또한 이탈리아의 망쇄의 이유에 대해서 "복지정책 때문이 아닌 국가권력의 부패 때문이다"라는 이시장의 의견을 채 다 듣다말고 "이탈리아의 국가부채가 얼마인지 아느냐"며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습니다. 이시장의 답변과 전혀 동떨어진 반문입니다.
토론회를 지켜보던 내내 전변의 저급한 토론 태도에 매우 화가났습니다. 그러나 평소보다 과한 전변의 태도를 다시금 돌이켜 봤을 때 저는 이것이 전변의 치밀한 전략이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본인의 발언 시간은 최대한 길게 가져감으로써 상대의 발언 시간을 줄였고, 상대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변론 시간을 말꼬리 잡기로 갉아먹으면거 공정한 토론이 이루어질 수 없도록 한 것입니다.
오늘 신년특집 토론회는 젊은 층 뿐아닌 50 60 70세대까지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시청을 했을겁니다. 썰전에서의 케미를 자랑하는 전변과 유작가는 직접적인 정치적 이해관계(즉 대선후보가 아니라는)는 없었고, 유의원도 대권잠룡이라기엔 초라한 지지율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시장에게는 최근 본인의 지지부진한 지지율 상황을 타개하고 다시금 올라서는데 큰 기회였을 겁니다. 전변은 이시장의 지지율 상승은 야권의 정권교체 확률을 상승시킬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걸 차단하는데 오늘 모든 초점을 맞춘 것 같습니다. 정말 오늘 토론회를 보고서 그나마 남아있던 전변에 대한 일말의 기대도 믿음도 져버리게 된 것 같습니다. 전변의 가치관에 많은 부분에서 의견을 달리해왔지만 그래도 종종 나와 다른 가치관에 대해 논해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치졸하고 저급한 부류의 사람들로부터 생겨나는 반감이 제 사고를 유연하지 않고 경직되도록 하는게 아닐까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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