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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년 전 (2017/8/05) 게시물이에요


제목 - 서울교대 비대위가 일을 그르쳤습니다

서울교대 비대위의 발언을 비판하는 한 교대생.txt | 인스티즈

)

서울교대에서 학생회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늘자 기자회견에서

"적어도 졸업생만큼의 선발 인원이 보장돼야 한다."

라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기사원문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1&aid=0009453992)

제가 최근에 쓴 글에,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여론이 우리에게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적이 있었죠.

어제까지만 해도 저 혼자 괜한 걱정 한 건 줄 알았는데,

하루만에 그 일이 진짜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오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믿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서울교대 비대위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와있는 전문을 보고나 서야

저런 엄청난 실언을 진짜로 발표했다는 걸 비로소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된 겁니다.

(기자회견문- https://ko-kr.facebook.com/SNUEstudentunion/ )

세상에 어느 직군이 관련 교육기관의 졸업생을 전부 채용해줍니까?

그럼 이제 의대만 입학하면 다 메스 들고 배 가르게 해줄까요?

비상식에 상식으로 반박해서 이길 수 있는 싸움에서

또 다른 비상식을 들이대다니...

교대 입학만으로 교사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논리의 저 발언은,

그 이후에 교사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겠다는

비겁한 소리밖에 안 됩니다.

최소한의 경쟁과 검증조차 견뎌낼 의지도 없다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저 자리는 그간 정부의 판단오류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지적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애초에 교대 입학인원부터 조정하지 못한 책임,

명퇴자 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책임,

이런 부분을 지적하는 것에 집중했어야합니다.

차분하게 입장 표명 잘 하던 와중에

저러한 어리석인 발언까지 포함되는 바람에

자극적인 요소에 집중하는 언론의 활약으로

이제는 모두의 시선이 그 발언에만 쏠리고 있습니다.

여론은 이제 우리에게 등을 돌릴 겁니다.

가뜩이나 평소에 초등교사들을 아니꼽게 보던 사람들이

이제 건수잡았다고 신이 나서 공작하고 다닐텐데

그건 어떻게 막을 겁니까? 또 기자회견 열어서 동정심에 호소하실 겁니까?

애초에 여론전에서 승산이 거의 없었던 것도 자명했지만,

차분하게 반박 논리를 준비함으로써 그나마 선방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저 한 마디로 이제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제 어느 누가 우리 입장을 이해하려 해줄까요?

하물며 당신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교대생인 저마저도 이렇게 화가 치밀어오르는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요? 

이대로는 인원수가 예년 수준을 회복한다해도

우리는 결코 승리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사회로부터 교사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심마저 잃게 될 지경입니다.

저 발언때문에, 이제 초등교사들은 앞으로 세상사람들로부터

'비겁한 이기주의자'라는 시선을 떨쳐내기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훌륭한 선생님들께서 현직에서 부단한 노력을 통해 쌓아오신,

교사라는 직업의 명예와 자부심이 한순간에 무너지게 생겼습니다.

서울교대 비대위, 당신들이 이 지경을 만들어놓도록

내버려두기만 했던 것에 대해,

이런 끔찍한 사태를 어느 정도 예측했던 사람으로서

저도 책임감을 느낍니다.

저의 괜한 걱정이 정말 이렇게 현실로 이루어질 줄 알았더라면

따로 전화연락을 해서라도

저 발언을 지워버리도록 나섰어야 했습니다.

기본적인 정치/시사상식만 갖추고 있어도

저런 정신나간 소리를, 공개석상에서,

마치 모든 교대생들의 공통된 입장인양 당당하게 말하지는 않을 겁니다.

세계 역사에서 얼마나 많은 정치인들이

말 한 마디 잘못하는 바람에, 본인의 정치생명은 물론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에게까지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는지도 모른단 말입니까?

당신들은 언론의 주목을 받는 자리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함에 있어 더욱 신중했어야합니다.

주장할 내용과 그걸 담아낼 표현을 더 다듬었어야합니다.

자타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대학교라는 서울교대에 정말 실망했습니다.

비슷한 시각에 발표된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회의 기자회견문은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설득력이 있으며,

같은 교대생이 보기에도 속시원하고,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비상식적인 표현 없이도

우리의 입장을 온전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답답한 와중에 저희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주신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회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 드립니다.

링크 걸어드릴테니 여러분들께서도 시간 날 때 한 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히 서울교대 비대위는 꼭 좀 읽고 본받기를 바랍니다.

https://www.facebook.com/EwhaElementaryEducation/photos/a.610519052376063.1073741828.394949933932977/1476735442421082/?type=3&theater

글을 마치려고 하는데 문득

2년 전에 제가 서울교대 면접간담회에 가서 만났던

어느 서울교대 재학생이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솔직히 다른 지방교대생들하고 만나면, 대화할 때도 수준차이가 많이 나요."

충고하는 차원에서 소크라테스의 말로 분풀이를 마치겠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

)

cf. 이거 쓴 사람은 설교대 아닌 다른 교대 다니는 사람이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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