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0년 6월, 북한의 전격적 남침으로 6.25 전쟁이 발발하고 전력의 열세에 놓인 한국군이 낙동강 주변까지 밀렸다가
미군을 위시로 한 유엔군의 도움으로 전세를 역전시킨 것은 교과서에도 나오는 사실임
그러나…

이승만은 유엔군의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한국군을 지휘하는 전시 · 평시 작전통제권 전부를 유엔군에 이양하게 되는데..
모든 문제는 여기서 시작됨

사실 당시 한국군과 이승만 정부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했음
6.25 전쟁 발발 당시 한국군의 전력은 양적 · 질적으로 모두 북한군에 압도적인 열세였음
특히 한국군의 장교들은 과거 일본군의 하급 장교였거나 현대적 군사교육이 부실한 광복군 출신이 대부분이라
중국 홍군이나 소련군의 영 · 장관급, 항일 빨치산이 대부분으로 제 2차 세계대전에 직접 참전하고 현장 경험이 풍부한 북한군 장교들에 비해
지휘관의 질도 심각하게 떨어지는 상황이었음
유엔군의 지휘를 받지 않고는 정상적인 전쟁 수행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
그러나…

유엔군이 한국군의 작전통제권 일체를 넘겨받으면서 전쟁의 판세는 한국군 vs 북한군의 싸움이 아니라
유엔군 vs 북한군의 싸움이 되어버림
한국군은 실체는 존재하지만 서류상에는 없는, 사실상 유엔군의 휘하 군대 중 하나로 격하됨
이게 뭐가 문제냐 할 수 있겠지만 첫 번째 문제는 1950년 10월에 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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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의 지휘를 받아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고 서울을 수복한 이승만 정부는
이제 본격적인 북진과 북한 영토 탈환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자신감에
북한 영토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함
이제 니들 지배자는 나니까 닥치고 내말 잘 들어라는 선언
그리고 북한 영토에 계엄민사부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북한 영토 통치 작업을 시작하는데
북한의 각 도별로 도지사를 직접 임명하고 공무원들을 현지에 파견한 것은 물론
새로 선발한 특수경찰과 극우단체인 서북청년단 단원들을 북한으로 보내 북한 점령지의 치안 업무를 보게 함
이승만 정부는 이렇게 북진통일이 완성될 것이라 순진하게 믿었음

그런데 유엔은 한국관계 소총회에서 '38선 이북 유엔군 점령지역의 임시행정조치에 관한 결의문'을 통과시키고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단(UNCURK)'을 구성함
이 조치의 의미가 무엇인가 하면
점령한 북한 영토의 처리 문제에 있어서 유엔이 한국 정부와 따로 협의할 필요는 없으며
북한 영토의 통치권은 한국 정부가 아닌 유엔에 있음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
이에 따라 이승만 정부가 임명한 북한의 도지사들과 공무원, 치안 인력들은 유엔군에 의해 북한 현지에서 강제로 쫓겨남
심지어 북한의 수도인 평양과 평안남도 지역에서는 유엔군이 임명한 한국인 평안남도 도지사와 미국인 군정관이
한국 정부에서 파견한 평안남도 도지사와 휘하 공무원들을 강제로 쫓아내는 일도 벌어짐
국제적으로 북한 영토는 한국군이 북괴에게 되찾은 대한민국 영토가 아니라 유엔군의 이름으로 북한 정부에게 빼앗은 유엔군 점령지였기 때문

이 상황은 지금도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어서
만약 내일 당장 김정은 정권이 무너지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가가 지구상에서 사라지더라도
한국 정부는 헌법상 대한민국 영토라는 이유만으로 북한의 영유권을 행사할 수 없음
또 한국은 북한 문제의 직접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발언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됨

이런 문제는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1951년부터 시작된 휴전협상에서 다시 한 번 재현되는데
이 휴전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전쟁 세력은 공식적으로
유엔군과 북한 인민군, 중국 인민지원군 뿐이었음
한국군의 자리는 없었음
한국 정부는 뒤늦게 문제의 실상을 깨닫고 유엔군 측에
휴전협상을 꼭 해야한다면 우리도 휴전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도록 해달라
공식적인 참여가 안된다면 옵저버로라도 자리에 않겠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단독으로라도 유엔군을 빠져나와 북진하겠다고
몽니를 부렸지만 유엔군에 보기 좋게 씹힘

결국 휴전협상은 한국의 요구와 이익이 거의 반영되지 못한 채 진행되었고
최종 협정문에도 한국군의 이름은 없었음

이러니 북한 입장에서는 휴전협정의 오피셜 카운터파트인 유엔군과 특히 이를 대표한 미국하고만 협상하고
한국은 씹어도 되는 어처구니없는 구도가 형성됨
즉 북한 입장에서는 휴전협정에 존재하지도 않는 한국 정부 · 군 당국과 협상에 나서는 것은 시간 낭비이고 비효율
그러니 북한이 남북 대화에 비협조적이고, 대화를 하더라도 한국과 당국자의 격을 맞추는 것조차도 싫어하는 상황이 된 것
특히 21세기에 접어들어 남북한의 국력이 극적으로 역전되어 한국이 북한을 100배 이상 압도하게 되었는데도
정작 국력이 100배 약한 북한이 한국을 씹고 세계 초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큰소리를 칠 수 있는 상황이 형성된 것

이런 문제가 개선되려면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먼저는 전시작전권을 완전히 환수하고 휴전협정을 개정하는 작업이 필요함
사실 휴전협정 개정을 가장 원하는 곳은 북한임
북한은 휴전협정을 영구적인 평화협정으로 전환하여 임시 경계선인 휴전선을 정식 국경선으로 확정하고
자신들의 실체를 국제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정권의 목숨을 보장받고 싶어함

사실 우리나라에는 북한의 이러한 의도 때문에 휴전협정 개정에 거부감을 갖는 이들이 많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 휴전협정 개정을 마다할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음
어차피 평화협정을 통해 국제적으로 북한 정권의 목숨을 담보해준다고 하더라도
북한 정권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은 북한 자신을 빼고 국제사회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서는 굳이 휴전협정 개정협상을 피할 이유가 없음
오히려 개정된 휴전협정에 한국 대통령의 사인을 정식으로 박아넣어야만
남북 관계에서 한국이 본격적인 주도권을 행사하고 북한 정권이 무너졌을 때 본격적으로 북한의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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