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배려
저는 이번에 군복학한 14학번 남자입니다. 군대 가기전 몇달 전에 사귄 동갑내기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알바에서 만난 타대학교 여자친구였습니다.
제가 기다리라고 강요하지않았고 여친은 기다렸죠.
군대에 있는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훈련병때는 거의 편지를 100통 이상 받았고 그 후 자대배치받고 전역할때까지 편지, 소포 등 끊임없이 받았습니다. 일병되고, 상병되고, 병장될때마다 소포를 보내주고 가끔 정성어린 서프라이즈소포도 보내줬죠. 여자친구가 그걸 페북에 올릴때마다 제 지인들은 모두 여친 잘 사겼다, 부럽다 거렸고 저는 티는 안냈지만 으쓱했습니다.
면회도 오랜시간걸려서 도시락싸서와주고 휴가때마다 계획도 꼼꼼하게 다 짜주는 여친에게 너무 고맙고 좋았습니다. 전역 전까지 항상 여친과 틈날때마다 전화하고 그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여친이 페북에 꽃신신은 게시물 태그할때마다 꼭 여친도 행복하게 해줘야지 생각했습니다. 군전역하고 1년 내로 여자친구 차버리는 놈들은 막돼먹었다 생각했어요. 근데 그 막돼먹은 놈이 제가 됐습니다.
전역하고 여자친구에게 꽃신도 신겨주고 준비했던 선물도 주고 행복해하는 모습에 저도 덩달아 감동받고 좋았습니다. 근데 오래가지못했습니다. 여친과 이제 자주보고 데이트하는게 너무 행복했는데 제 안에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자친구와 있는데 행복하기보다는 친구들과 만나 술자리를 갖고싶고 여친이 내심 자기가 2년남짓 고무신 신은거에 대해 대단하지? 라고 계속 말할때 그 말 듣는게 지겨워졌습니다.
군대시절땐 좋았고 또 고마웠는데 전역한지 좀 되어가니 기다려준게 족쇄같았습니다. 결국 더이상 널 좋아하지않는것같다고 이별을 통보했는데 여친이 너가 사람이냐, 군대때는 나와서 행복하게해주겠다 걱정마라 하던 놈이 화장실 들어가고나올때다르냐며 울었습니다.
제3자가 보기에 제가 너무한 놈이고 그런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졌는데 어떻게 군대기다려줬단 이유로 평생 사귑니까?.. 여자친구 친구들도 다 저를 욕하고 제 친구들도 너 몇달도 안돼서 그러는거아니다 나중에 후회한다 군대기다려준여친 차면 다음 여자친구 퍽이나 잘 만나겠다하는데 제 선택에 후회는없습니다. 지금은 전여친이 된 여친이 연락하며 욕하다 빌고 욕하다 빌고 저랑 알고지내는 걔 친구까지 연락해서 뭐라 오지랖 펼치는 모습에 더 정이 떨어졌습니다. 제 주위에도 군대기다리고 크게 1~2년 뒤에 헤어지는 놈들 많은데 몇달뒤에 헤어지는거랑 그닥 차이를 못느끼겠습니다.
제가 하고싶은말은 군전역한 남친이 차는거는 여자입장서 괘씸하지만 그냥 그럴거면 애초에 기다리지마세요. 군인일땐 온갖 사탕발린 말, 행동 다 해줄수있습니다. 지금도 샛각해보면 군대시절때도 내가 진심으로 여친을 좋아한건지 아니면 그냥 그때딱 그시절만 행동, 말 잘한건지 모르겠습니다. 자기 남친은 아니겠지 싶겠지만 저도 군대시절 여친한테 잘한다는 소리 많이들었습니다.
저도 소포보내주고 휴가때마다 꽃다발사오고 없는돈에 용돈주고. 그냥 군대시절 연애하는 모습은 전역 후 민간인일때랑 다른거같습니다. 이렇게 빨리 식는걸보니. 그래도 질질 끌어서 1년 맘없이 계속 사귀다 결별통보하는거보단 제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여친의 시간과 정성은 미안하지만 제가 강요한게 아니라 자의로 기다린거니 죄책감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