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의 모든 글은 <문학동네 시인선 031,
곽은영 시집, 불한당들의 모험>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충분해
이십 번 절망해도 한 번 사랑할 수 있으니
<시인의 말 中>
나의 몸은 납작하지만 등뒤는 깊고 깊은 세계
그리고 울고 있는 나의 달
울고 있는 나의 달
<불한당들의 모험 13- 나의 달은 매일 운다>
엄마 너무 추워요
아이의 말에 엄마는 진심으로 외쳤다
지금은 행복한 순간을 생각하렴 얘야
사랑한다 사랑한다
그 말은 얼음폭풍보다 더 빠르게 스며들었다
<불한당들의 모험 16>
시간이 참 뜨겁지
시간에 막 몸을 담가 빨개진 나와
시간에 익어 빨개진 그녀가
<불한당들의 모험 17>
세상이 화려하기에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 약을 찾았지만
템페스트,
진실은 악몽이 두려워서였다.
<불한당들의 모험 20>
매일 밤 당신은 포근한 깃털 이불 속에서
수만 개 깃털을 달고 당신의 꿈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무엇에 분노했는지 으드득 이를 갈면서
<불한당들의 모험 23>
머리가 하얗게 변한 당신은
파이프를 입에 물고 점잖게 말했다
이제 너도 어딘가에 머물러야만 한다
모였다가 흩어지는 새떼가 되기엔 넌 너무 무거워졌어
당신은 내가 어느새 트렁크를 쳐다보고 있음을 훤히 알았지
<불한당들의 모험 23>
할머니 제게 수만 개 눈송이들의 이름을 알려주셨죠
그런데 지금 내리는 비의 이름은 뭔가요
<불한당들의 모험 24>
하지만 눈을 뜨고 보면 언제나 눈물이 나 있었다
얼음나라를 두텁게 만드는 것은
오래전부터 흘린 여인들의 눈물
아득한 깊이의 바다에서는 그래서 짠 냄새가 난다
<불한당들의 모험 24>
가지 마요
아직은 가지 마요
지금 가버리면 아쉽잖아요
밑바닥을 흐르는 슬픔이 오늘을 열었잖아요
이름만 불러도 눈물을 흐르게 했잖아요
<불한당들의 모험 30- 오늘 하루 죽은자들의 나라가>
몽상가들의 거리, 그곳에서
시선이 닿는 곳까지의 세상은 우리들의 집이었다.
<불한당들의 모험 34- 오래된 낭만>
그런데
미안하게도
당신의 진실보다는 거짓말이 인상 깊었다
<불한당들의 모험 40>
슬픔은 그 자체로 고유한 질량을 갖기에
이곳의 우리는 동등하다
<불한당들의 모험 42 - Galaxy Express 999>
오늘이 당신이 말한 날인지 몰랐어요
포도송이처럼 꼭 붙어서 깔깔거렸던 우리였어요
잘가요
이렇게 무거워진 당신을 아직도 안고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오늘이 당신이 말한 날인줄 몰랐어요
<불한당들의 모험 45>
🌙 글을 읽고, 기록하고, 어울릴법한 사진을 찾아 이렇게 올리는게 요즘 제 낙이 되었네요. 제가 읽다가 느꼈던 감정을 같이 공유하는것 같아서 기쁘고 또 감사해요.
오늘도 좋은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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