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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년 전 (2018/2/16) 게시물이에요







 나는 굽 없는 신발이다 | 인스티즈


김재진,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伴侶)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 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저며 놓은다 해도 수긍해야 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밖에 없는 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다 그런 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 빔

텅 빈 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보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별들은 멀고 먼 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너머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다 혼자다

 

가을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 빈 수숫대처럼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넣고 떠나라







 나는 굽 없는 신발이다 | 인스티즈


함민복,

 

 

 

물 울타리를 둘렀다

울타리가 가장 낮다

울타리가 모두 길이다







 나는 굽 없는 신발이다 | 인스티즈


이용악, 그리움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白茂線) 철길 위에

느릿느릿 밤새워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 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나는 굽 없는 신발이다 | 인스티즈


문차숙, 나는 굽 없는 신발이다

 

 

 

그때는 뾰족 구두로 똑, 똑 소리 나게 걸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신발 굽이 낮아진다

그저 높낮이 없이 바닥이 평평하고

언제 끌고 나가도 군말 없이 따라 오는

편안한 신발이 좋다

 

내가 콕, 콕 땅을 후비며 걸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헤지게 했는지

또닥거리며 걸었을 때

또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가슴 저리게 울렸을지

굽을 낮추면서 알겠다

신발이 닳아 저절로 익숙해진 낮은 굽은

굽 높은 신발이 얼마나 끄덕거리면서

흔들흔들 살아가는지 말해준다

 

이제 나는

온들 간들 소리 없고 발자국도 남기지 않는

하얀 고무신이고 싶다

어쩌다 작은 발이 잠깐 다녀올 때 쏘옥 신을 수 있고

큰 발이 꺾어 신어도 이내 제자리로 돌아오는

나는 굽이 없는 신발이다







 나는 굽 없는 신발이다 | 인스티즈


최영미, 사는 이유

 

 

 

투명한 것은 날 취하게 한다

시가 그렇고

술이 그렇고

아가의 뒤뚱한 걸음마가

어제 만난 그의 지친 얼굴이

안부 없는 사랑이 그렇고

지하철을 접수한 여중생들의 깔깔웃음이

생각나면 구길 수 있는 흰 종이가

창 밖에 비가 그렇고

빗소리를 죽이는 강아지의 컹컹거림이

매일 되풀이되는 어머니의 넋두리가 그렇다

 

누군가와 싸울 때마다 난 투명해진다

치열하게

비어가며

투명해진다

아직 건재하다는 증명

아직 진통할 수 있다는 증명

아직 살아있다는 무엇

 

투명한 것끼리 투명하게 싸운 날은

아무리 마셔도 술이

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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