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일본이 냉전시대 이래 미국의 동아시아 최대 동맹국이자, 손꼽히는 동맹국이 된 이유가 바로 지정학입니다.

보시다시피 19~20세기내내 미국과 영국의 최대 위협이었던 러시아/소련이 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한 항로는 크게
세가지입니다. 이 세 항로 모두 굉장히 좁은 해협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요한 항로는 바로 대한해협입니다. 세
항로중에서 가장 바다가 잔잔하고, 해협 자체가 그나마 가장 넓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세가지 항로를 제어하자면 일본이 필요합니다.
일본열도만 보유하고 있다면 소련 혹은 러시아의 태평양 진출을 원천봉쇄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英-日 동맹, 美-日 동맹이 결성된 것입니다. 미국과 영국의 최대 라이벌은 소련&제정 러시아였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역학관계에선 한반도의 가치라는 건 가지고 있으면 좋고, 없다면 거슬리긴 해도 손실이 크다면 충분히 포기할 수 있는 돌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런 지정학적 메리트를 바탕으로 일본은 크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일본을 크게 성장시켜주고,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목숨을 부지시켜준 지정학적 메리트가 사라졌습니다. 국제적인 역학관계가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패권국 미국의 최대 위협은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입니다.
그리고 중국이 태평양으로 진출하자면 어느 항로를 택하겠습니까? 그림에 보다시피 푸른 항로 1가지뿐입니다. 중국의 해상함대를 봉쇄하자면 가장 중요한 키스톤은 누구로 보입니까?
바로 한반도 그 자체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역학관계 변화에 따른 가장 큰 지정학적 중심점은 어디겠습니까?
19~20세기에는 일본열도지만, 지금 21세기는 한반도가 됩니다. 이해가 안 가신다면, 청일전쟁 당시 양국 주력함대가 충돌한 황해해전이 어디에서 벌어졌는지 상기해보세요.
바로 황해도 앞바다입니다. 청나라 시절이나 지금 중국이나 태평양으로 진출해 일본으로 향하던, 말라카 해협으로 향하던
한반도 앞바다를 지나지 않으면 안됩니다. 사실 청일전쟁은 이미 일본이 한반도를 선점하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청나라가 이미 반은
지고 들어가는 전쟁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아무리 일본이 개판을 쳐도 미국에게는 항시 1등이었던 관계의 근본적 틀이 흔들리게 됩니다. 아베가 잘못한 것도
있지만, 근본적인 환경 변화 때문에 일본은 더 이상 미국에게 있어 지역 1등 동맹 지위를 확약받을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억하세요.
한반도를 선점하는 세력이 중국을 제압합니다.
역학적인 변화
보시다시피 일본의 지정학적 가치는 하락했고, 한국의 지정학적 가치는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국제역학의 변화는 최근까지도 크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초창기 까지도 미국은 중국이 일본과
같은 미국의 패권 아래의 동맹국이 될 것인지를 타진했습니다. 물론 결과물은 ‘엿 먹어’라는 건 다들 아실 겁니다.
그것으로 부족해 중국은 미국과 유럽제국들의 영향력이 강고하던 아프리카 일대에 돈폭탄을 퍼부으며 영향력을 확보했고. 이
무렵부터 동남아시아, 인도 및 동아프리카 제국들로부터 조공을 받았다고하는 과거의 인물 정화와 그의 함대를 대대적으로
부각 시켰습니다.
그러나 일본 하나 정도의 무게 따위로는 중국을 견제하기 버거우므로 한국과 일본을 묶어보려 시도합니다.
이것이 흔히 아는 韓美日 삼각 동맹입니다.
문제는 이 정책이 거하게 실패했다는 겁니다. 일본은 한국을 포용할 정도의 대국 깜냥이 될 수 없었고, 한국 역시 일본에 폭
감싸일 정도로 사이즈가 작은 나라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양국의 공통의 적이 있고, 공통의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이 둘 모두
서로 동상이몽을 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다 일본은 각종 제약과 섬나라 특유의 안으로 파고드는 국민성 때문에 중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하지도 못했습니다. 하라는 대중견제는 안 하고, 센가쿠 열도가지고 말싸움이나 하고 자빠지셨으니...일본의 역량은 딱 그
정도라는게 드러난 겁니다.
결과론적으로 오바마의 미국과 아베의 일본 페어는 중국이 동남아시아, 아프리카로 영향력을 투사하고, 그 기반을 차곡차곡
쌓는 것을 전혀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냉정하게 말해 미국 조야 일각에서는 이미 오바마 행정부 말기부터 이런 일본의 역량을 의심하는
발언이 부쩍 있어 왔습니다. 고삐를 풀어준다면 과연 일본이란 나라가 미국의 이익을 일정부분 대변할 것인가?에 대해 말이죠.(뭐
결론은 결코 아니다로 난 모양입니다.)
美中간 직접대결로 인해 일본의 가치는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일본을 내세운 대리대결 시험이 실패로 돌아가고, 미국이 직접 중국을 상대하게 되며 대중전선의 최전선은 이제 한반도가
되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대단히 위험하다라고 부정적으로만 인식하지만, 역사를 돌이켜 보면 오히려 그 반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냉전시기 가장 크게 발달한 국가는 서독과 일본입니다. 그리고 이 둘은 아이러니하게도 냉전의 최전선을 담당한 국가들입니다.
아울러 같은 이유로 한국 역시도 그 부류에 속합니다. 냉전 최전방 전초라 할 수 있을 한국역시 냉전의 역학관계를 바탕으로
성장했습니다.
무시를 해도 될 정도로 역학관계가 변동하였으니 무시를 하는 겁니다. 미국은 자국의 대전략상 한반도를 통일시켜야
유리합니다. 반대로 중국은 분열시켜야 유리합니다. 그것이 안된다면 적어도 평양-원산 라인까진 확보해야 합니다. 일본 역시 한반도가
통일되면 자국이 강대국 행세를 할 수 있게 해준 가장 큰 재산인 지정학적 메리트가 영영 사라집니다.
이런 한국의 국토가 넓어지고, 인구가 늘어나고, 정치적으로 더더욱 안정화된다면 미국에게는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됩니다. 이미
시장이 정체된데다 시장 폐쇄성이 날이갈수록 높아지는 일본보다는 당연히 통상외교 역시 한국쪽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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