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4~5번 술 약속을 잡는 58살 중년 남성
오늘은 1차로 고깃집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모임이라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은 채 서로 인사를 나눈다.
"이야, 이거 얼마 만이냐?"
"몇 달 만에 봤더니 얼굴 잊어먹겠다, 우리 자주 연락 좀 하고 지내자!"
"XX 그 친구는 아직 안 왔네?" "그 녀석 그건 늘 늦잖아, 조금 있으면 오겠지 뭐"
안주가 나오기 전에 소주와 맥주를 섞은 이른바 '소맥'부터 준비한다.
그리고 '원샷'으로 모임의 포문을 연다.
물론 첫 잔만 원샷인 게 아니다. ㅋ
부어라, 마셔라, 즐겨라.
50대 후반 인생 뭐 있냐, 또래 친구들과 이러면서 함께 늙어가는 거야!
오랜 사업 활동 때문에 지난 20년 동안 거의 매일 술을 마셔왔다고 한다.
그리고 한번 마셨다 하면 1차부터 소주 2병 이상은 기본이다.
그럼 신입사원은 붙잡고 계속 술을 권해도 된다는 건가?
다른 사람 잔에 술이 차 있는 걸 못 보는 그는 연신 권하느라 바쁘다.
이런 사람이 곁에 있으면 그날 술자리는 정말 피곤할 수밖에 없다. ㅋ
이렇게 너스레를 떨지만 그 역시 다른 사람에게 술을 권커니 잣거니 하는 건 크게 다르지도 않다. ㅋ
술 마시는 속도도 무척 빠른 편인 그는 이미 2년 전에 협심증 진단을 받은 상태다.
술을 마신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가슴 조임 현상이 나타나 그를 괴롭히지만
여전히 술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담배는 끊었는데 술조차 마실 수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사냐고!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심장 상태가 무척 걱정스러워 다시 병원을 찾았다.
그의 현재 심장 상태는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 흔히 나타나는
변이형 협심증이라고 진단하는 담당 의사
이 질환이 위험한 이유는 일반적 검사에서 특이점이 잘 나타나지 않지만
술을 마시고 나면 심장의 쪼그라듦이 급격하게 진행한다는 데 있다.
그래서 과음한 상태라면 자칫 심장마비로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며 담당 의사는 경고한다.
가급적이면(X) --> 가급적(O)
이런 상황에서도 끊는 게 아니라 줄이겠다는 말을 꺼내는 걸 보면
그는 앞으로도 계속 술을 벗 삼으면서 60대를 맞이할 성싶다.
그런 시간 속에서 과연 그의 심장이 얼마나 받쳐줄지 우려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