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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개·고양이가 VIP인, 동물병원에 갔다[남기자의 체헐리즘]
[편집자주] 수습기자 때 휠체어를 타고 서울시내를 다녀 봤습니다. 장애인들 심정을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자 생전 안 보였던, 불편한 세상이 처음 펼쳐졌습니다. 뭐든 직접 해보니 다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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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마다 못 받는다며 거절당했다던 개가 이곳에서는 VIP(붸리 임폴턴트 펄슨, 매우 귀한 존재란 뜻)로 이리 대접받고 있었다.
버려진 개와 고양이들만 올 수 있는 동물병원이 있다고 했다. 게다가 가격 부담도 다른 병원의 30~50% 수준으로 싸다고 했다. 뜻은 좋으나, 망하려고 작정한 병원인 걸까. 커다란 건물에 좋은 의료장비를 앞세우는 곳이 허다한데, 그 틈에서 어찌 살겠단 건지 몹시 궁금해졌다.
1월에 시작한 병원, 일단은 '적자'라고 했다. 매달 100~200만 원씩 적자다. 지금은 기존에 모아놓은 돈에서 메우고 있다. 박 수의사는 "적자가 날 걸 알고 유기동물 병원을 시작했다"고 했다. 예상했다는 얘기다. 병원비를 저렴하게 해주면, 다른 병원서 반발할 수 있을 터. 그래서 아예 유기동물만 받고, 일반 손님은 받지 않는다. 그리고 100% 예약제로만 운영한다.
그리고 적자는, 반려 용품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수익을 내어 메울 계획이란다. 그는 "유기동물을 저렴하게 잘 치료해주면, 고마워서 손님들이 이용해주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그래서 잘 되나 싶어 병원서 운영하는 스마트스토어에 들어가 보니, 찜해놓은 사람이 고작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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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수의사는 "계속 못 쉬는 게 힘들다"고 했다. 쉬는 날이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다. 진료하는 수의사가 혼자여서다. 사실상 주 7일 근무란다. 수의사는 5년 차, 그리고 유기동물 의료센터를 한 지 이제 반년이 돼 가는 그의 소감은 이랬다. "해보니까, 왜 아무도 안 하는지 알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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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길 위의 아픈 아이들을 치료해줄 곳이 마땅찮다. 지자체 유기동물보호소는 치료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민간 동물보호단체도 구조 요건이 까다롭다. 그러니 대부분 구조자가 부담을 떠안는다. 모른척하지 못하는 선한 마음을 지녔단 이유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싼 병원비도 큰 부담이다.
편의점 앞에서 진돗개를 구조한 이순영씨도 그랬다. 책임질 자신이 없어 망설였으나, 8차선 도로를 건너려는 걸 보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구조하기로 했다. 입양은 어려우니 안락사가 될까 싶어 차마 보호소로 보낼 수도 없었다. 결국, 사비를 내는 위탁처로 보냈다. 그 과정에서 예방접종, 검사를 하며 심장사상충 3기라는 사실도 알게 돼 치료해야 했다. 1년 뒤 해외입양을 보낼 때까지 매달 위탁비, 치료비를 내야 했다. 다 합해서 200만원 정도 들었다.
이씨는 "유기동물을 구조하면 금전적 부담도 있지만, 제대로 된 관리와 치료를 제공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죄책감과 무력감도 다 구조자의 몫"이라고 했다. 좋은 마음과 행동이 뿌듯함으로만 이어지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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