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김빛나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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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우울증이 없는 삶은 대체 뭔가요? 나으면 괴롭다는 마음이 사라지나요? 살기 싫다는 마음도 사라질까요? 우는 것도 줄어들 수 있을까요? 우울증이 나은 삶이 도저히 생각이 안 나요....
답변)
안녕하세요, 사연자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빛나래입니다. 우울증이 낫는다는 것이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지 질문해 주셨네요.
답변을 위해 우선, 질환으로서의 우울장애와, 감정으로서의 우울감을 구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사연자님이 표현하신 우울증은 괴로움, 울음, 살기 싫다는 마음 등을 포함하는 것 같고, 당연히 우울장애에 더 가깝겠지요.
우울장애의 주요 증상 중 하나는 '나 자신과 외부환경, 미래에 대한 인지 변화'입니다.
'우울증이 나은 삶이 도저히 생각이 안 난다'라고 하신 것에서, 미래에 대한 막막함, 긍정적인 미래에 대해서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 우울장애의 인지적 특성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사연자님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인지 상태가 간결한 글에서마저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 마음이 아프네요.
우울장애의 우선적 치료 목표는 '일단 삶이 굴러가게 하는 것'입니다.
삶에 대한 괴로움이나, 슬픔에 의한 울음, 또는 우울감이라는 감정 자체까지 모두 다 좋아지면 좋겠지요. 하지만 치료의 목표는 모든 괴로운 감정을 없애버리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사람인 이상 감정을 완전히 없앨 수도 없습니다.
치료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주목하는 것은, 하시던 일을 다시 할 만 하신지, 일이 따로 없다면 외출이라도 하시는지, 만나던 사람은 다시 만나시는지, 이도 어렵다면 스스로의 생활만이라도 잘 챙기시는지 등입니다. 물론 개인차가 있습니다만, 우울장애의 치료반응으로 '아직은 우울하고 괴롭지만, 출근해서 일을 하고 나 자신과 가족들을 챙기게도 된다' 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주관적 감정 상태와 인지 변화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좋아지는 것이죠.
사연자님의 짧은 글이,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우울증이 나아질 것이 도저히 예상되지 않는, 상당한 낙담과 두려움 속에 도움에 대한 요청조차 망설이고 계신 모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써주신 글 만으로는 사연자님의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살기 싫다는 마음까지 이야기를 하셔서 특히 더 걱정이 되는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자살과 죽음에 대해서까지 자꾸 떠오르시는 상태라면, 최대한 빨리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치료가 도움이 될까?', '낫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지?'와 같은 생각들도, 많은 경우에 우울장애 상태에서의 인지적 변화에 기인합니다. 의문에 답을 구하시기 이전에, 우선 치료에 용기를 내 보세요. 혹시라도 지금 이미 치료 중이시라면, 선생님께 지금의 의문과 상태를 꼭 공유해 주세요.
사연자님께서 글로 많은 것을 표현하기 어려우셨 듯, 면담이 어려울 정도의 심리상태인 분들은 어쩔 수 없이 약물치료를 우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때조차 많은 경우에 '일단 삶이 굴러가는 변화'가 일어나고, 후차적으로나마 면담 또한 잘 되는 경우를 보기도 합니다. 너무 나중의 것까지 생각하지 마시고, 지금 많이 힘드시다면 병원에 연락을 하시거나 찾아가 마주 보고 앉으시는 것까지만이라도 꼭 하셨으면 합니다.
답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