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굿데이_희진ll조회 13831l 6
많이 스크랩된 글이에요!
나도 스크랩하기 l 카카오톡 공유


누군가의 성취가 나를 우울하게 할 때 | 인스티즈



누군가의 성취가 나를 우울하게 할 때

“걔 그렇게 성공했대”의 ‘걔’가 되고 싶어서



“…되게 열심히 사네?”


인스타나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계정을 발견하면 괜히 나이를 찾아본다. 나보다 언니일 때는 안심하고, 어리거나 동갑일 때는 그 페이지를 얼른 닫아버린다. 내 열등감을 그 사람들이 알아채기라도 할 듯이 잽싸게. 나보다 어린, 혹은 동갑인 사람들의 성취는 나를 우울하게 한다. 이런 감정이 들 때마다 나도 내가 이해되지 않는다. 이 사람이 너보다 어리면 뭐? 얼굴도 이름도 방금 알게 된, 너랑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왜 열등감을 느껴? 왜 그 사람이 너의 우울의 원천이 되는 거야?

나도 모르겠다. 왜 이런 허상의 열등감을 느끼는지… 굳이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나는 내가 아주 특별하고 재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언젠가 갑자기 성공할 것 같고, 주변인들에게 “너 진짜 멋있다”라는 소리를 밥 먹듯 듣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유퀴즈’에 나오기도 하는…… “걔 그렇게 성공했대”의 ‘걔’가 될 거라는 사실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일까(물론 아무런 근거도 없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 결국 내가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는 현실을 깨닫게 되니까 그런 것 같다. 이 세상의 주인공은 나인 줄 알았는데. 내가 받을 줄 알았던 스포트라이트가 죄다 그 사람한테 옮겨간 것 같달까? 다른 사람들도 다 이러는 걸까, 아니면 내가 음침한 걸까.

모든 사람이 이런 게 아니라면, 내가 이런 이유는 학창시절에 공부를 잘했던 경험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성적이 상위권이었고, 그래서 면학실에도 기숙사에도 들어갔고, 선생님들도 나를 좋아했으니까… 그때부터 ‘난 특별하니까 어찌됐건 성공할 거야!’ 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자랐을지도 모른다.

근데 현실은 아니었던 거다. 세상에는 주인공이 되려면 갖추어야 하는 요소가 생각보다 너무 많았다. 사회성도 좋아야 하고(고등학교 때까지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개념이다), 글도 잘 써야 하고, (대외활동 하려면) 패션으로 자기 개성도 나타낼 줄 알아야 한다. 공부 잘하고, 친구 많은 것이 평가 기준의 전부였던 19살의 우물에서 빨리 벗어났어야 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내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고 인정하자니 또 반발심이 생긴다. ‘왜 내가 나를 평범한 사람으로 정의해야 해?’하고. 그래서 내 정체성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정의하고 허상의 열등감을 계속 느낄 것인지, 아니면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정의하고 열등감을 긍정적인 자극으로 바꿀 것인지.

답은 정말 뻔하고 간단했다. ‘남과의 비교’라는 전제조건을 빼면 되는 것이었으니까. 그냥 나 자체로 특별하다고 생각하면 그걸로 그만. 특별하다는 건 제로섬게임이 아니니까, 남이 나보다 열심히 산다는 사실 때문에 내가 갑자기 보잘것없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내가 그 사람과 운명의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것도 다 다를 텐데 뭐 하러 비교를 했을까, 의미 없이.

어차피 세상에서 제일 열심히 사는 스물세 살은 될 수 없다. 앞으로도 열심히 사는 사람을 수없이 만나게 될 텐데 그때마다 이렇게 땅굴을 파고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는 그냥 나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면 된다. 매일같이 밤을 새는 후배에게 열등감을 느끼지 말자. 어차피 나는 밤도 못 새는 체질이고, 차라리 밥 안 먹고 안 쉬면서 일을 일찍 끝내버리는 타입이니까. 벌써 취업계를 내서 학교에 나오지 않는 동기에게 열등감을 느끼지 말자. 애초에 걔랑 나는 하고 싶은 일이 다른걸.

‘비교하지 말고 나는 나대로 살면 돼’ 같은 진부한 말을 새삼스레 가슴으로 깨닫게 되는 날들이 있다. 오늘처럼. 이런 말을 하나둘씩 체화하며 내가 한층 성장했다는 생각을 할 때면, 어른들이 왜 그토록 뻔한 말을 조언이랍시고 하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나만 해도 이 뻔한 말을 에세이라며 쓰고 있으니까.


추천  6

이런 글은 어떠세요?

 
청설  모라고 쓰게 해줘요
살면서 '걔'가 되고 싶다 생각한적은 없지만 유튜브에서 우연히 진짜 워너비로 사는 분 보고 생전 느껴본적 없는 부럽다 진짜 저렇게 살고 싶다 생각이 드는걸 보고 어쩌면 나보다 잘 나가는 사람에 대한 질투는 친분과 상관 없이 인간이라면 느낄수 밖에 없는 숙명인가보다 했습니다. 그러니까 거기에 죄책감을 느끼거나 매몰되지 말고 자연스러운 감정중에 하나로 여기고 부러움의 대상과 잠시 거리두기를 하면 의외로 쉽게 나아집니다.
1개월 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솔직히게 써내려간부분들에 공감도 돼요 ㅠㅠ
1개월 전
푸른 곰팧이  삼색 고얗이
좋은 글이네요
1개월 전
👍
1개월 전
👏
1개월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유머·감동 '개모차' 미는 한국인…타일러 "왜 아기 취급 할까요"361 sweetly06.04 20:39109283 20
유머·감동 T가 답변 못하는 문자 내용이래220 알케이2:3658825 2
유머·감동 얘들아 "미지근한 물” 생각하고 들어와봐180 이등병의설움06.04 23:0470177 0
이슈·소식 현재 인스타에서 불타고 있는 소방관 말투.JPG191 우우아아12:1021165 3
이슈·소식 현재 심하게 갈린다는 최애 파스타 테스트.JPG106 우우아아10:2025111 0
월급날 레전드11 위례신다도시 05.27 10:49 14958 3
열등감 쩌든 사람 특징 말해보는 달글2 수인분당선 05.27 10:47 2126 0
[핑계고] 나이 먹고 운동 정말 잘되는 날3 베데스다 05.27 10:43 6398 1
러시아에 온 걸 잊은 영국인 gif1 백구영쌤 05.27 10:42 6232 0
유재석이 샤이니 노래를 부르는 방법.jpg 기억해, 2015 05.27 10:21 4483 0
태어나서 서울 한번도 안 가봤다는 38살 부산 사람 논란380 단발머리 소 05.27 10:13 83473 1
미스트롯3 전국투어 울산 콘서트 기사 현장사진 모음.jpg 넘모넘모 05.27 10:07 1350 0
이찬원 "조현아, 밥-술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유명"('하이엔드 소금쟁이') 즐거운삶 05.27 10:06 2246 0
정말 내 스타일로 연기한다 싶은 여자 배우 적고가는 달글6 엔톤 05.27 10:00 2204 0
외국인들이 올린 가장 아이코닉한 케이팝 아이돌 사진들.jpg(깕.채움.스압주의)5 세기말 05.27 10:00 9901 2
중국에서 쫓겨난 42B종교 전능신교(동방번개) 국내에서 포교중2 지상부유실험 05.27 10:00 4875 0
쯔양 구독자 수 근황..JPG12 데이비드썸원 05.27 10:00 28406 0
논란중인 침착맨 팬커뮤 글.jpg1 어니부깅 05.27 09:57 4135 0
언어덕후들 사이에서 미니외대로 통하는 학교.jpg21 인어겅듀 05.27 09:56 32617 3
호불호 쎄게 갈리는 서울살이2 성우야♡ 05.27 09:56 2277 0
이제는 촌스러운 아이템이 되버린듯한 하이힐247 311354_return 05.27 09:56 125627 2
여사친 많은 남친 어떠세요? / ...죽일거에요...1 게터기타 05.27 09:54 1042 0
이준석 "尹, 보수 아냐.. 어떤 보수가 해외직구 규제하나”1 블루 아카이 05.27 09:48 3648 0
외국에서 반응 좋은 듯한 에스파 카리나 'Armageddon' MV Teaser (..5 친밀한이방인 05.27 09:47 11030 2
지지 정당별 대통령 탄핵 찬반 여론조사.jpg1 블루 아카이 05.27 09:42 2244 2
전체 인기글 l 안내
6/5 14:10 ~ 6/5 14:12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