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글
나는 사실 현역으로 대학 합격 했음.
과도 괜찮고 나쁘지 않았음. 추합된거라 합격당시는 굉장히 기뻤지만 의대를 목표로 하고 있었기때문에 성에 차지 않았음. 추합됐으면서..
그래도 성적유지시 6년동안 장학금 지급이래서 엄마도 엄청 좋아하셨고.. 근데 사람이 목표가 확실하면 내달리고 싶은 마음이 있단 말이야.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랬음. 여기가 내 자리가 아니었으면 좋겠고 하는 마음이 있었음.
그래서
반수를 계획하고 수특을 싸들고
기숙사로 갔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침에 수특 국어를 풀었다. 샤워하고 머리말린 다음 고데기말면서..근데 이거 너무 힘들었어. 일단 룸메들 눈치보였고
시간 너무 안 났고 술먹고 선배들이랑 놀고 이러는데 어떻게 그럼..
나는 반수한다고 학교생활 조금은 놓기 위해 새터도 안 갔단 말이야. 근데도 꼭 놀 누군가가 생기더라.. 나는 그게 선배들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선배 죄송해요... 동아리 뒤풀이 가겠다고 약속해놓고 자퇴서 내놓고 문자드려서..........진짜 죄송...
저 그 동아리 뒤풀이 날에 재수학원 있었어요.. 선배들은 술과 안주를 드시고 계셨겠죠.. 안주와 함께 저를 씹으셨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읍니다...
술마시고 기숙사에 일찍 들어오면 탐구를 풀었음.
근데 이렇게 하면 수능도 못 잡고 대학생활도 못 잡고. 두 마리 토끼 다 놓쳐버릴 것 같은 확신이 서는거야.
왜냐면 내가 기숙사에서 하이x란 만화와 프x듀스 머시기라는 프로그램을 챙겨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
내가 있는과는 재수 삼수생들이 많은 과여서 개총 뒤풀이나 술자리때 이것저것 물어볼 기회가 있었음. 성적이 다들 무지막지하게 올랐더라고
수학 6등급에서 100점맞은 썰, 수능성적 듣다보니까 현타 오더라
근데 얘들아 생각해봐. 나는 재수해서 성공한 사람들만 만나본거지..이걸 글을 쓰면서 이제서야 깨달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재수를 결심
자퇴서 내고 기숙사 짐빼고 내려오니 3월 4일인가 5일인가
☆그대로 학원 입성☆
동기들은 얘가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어보는 줄 알았겠지.ㅋㅋㅋㅋㅋ..
나중에 동기오빠가 니가 왜 꼬치꼬치 캐물어봤는지 알겠다ㅋㅋ했을땐 나는 재수학원에 있었단다..주륵..
아침 6시반쯤 기상
씻고세수하고밥먹고
공부공부공부
점심시간
공부공부공부
저녁시간
이 생활의 반복이었음. 진짜 재미없지? 읽는 사람도 재미없을텐데 겪는 나는 헬이었음..
처음 달, 다음달.. 이렇게 2개월은 진짜 빡공했음. 별로 지루하지도 않은거야. 어머 내가 이 생활에 잘 맞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아무렇지도 않았음. 오죽하면 애들이 너는 재수해서 기분 좋아보인다고 할 정도.
근데 진짜 그랬어. 공부 잘 되지, 학원에서 치는 시험 점수도 잘 나오는거야!!!
그리고 나는 내가 졸라서 겨우겨우 재수한거잖아.. 좋을 수 밖에. 친구들이 나 처음 온 날에
재수학원 들어오면서 웃는 얼굴로 들어오는 애는 처음 봤다고 그럴 정도로 텐션이 굉~장~히 좋았음.
하지만
재수생활의 유명한 격언이 있다면 이것이란다.
3월달처럼만 공부하면 어디든지 간다고..
이말인 즉슨 페이스를 유지하는 일이 정말 힘들다는 뜻임..
5월달부터 풀리기 시작했음
6월달 부터는 몸도 급격히 좋아지지 않았음. 6평날 아침에 국어치고 토할 정도.
아침도 제대로 못 먹고. 더 쩌는건 이 상태로 수능 전날까지 갔다는거. 코피도 나기 시작했고.
나는 막 어디 놀러다니고 나가서 노는거 좋아하는 애가 아니었음.
그냥 휴대폰 만지고 집에서 뒹굴거리는 거 좋아하는 앤데
7월달 되고
여름이 되서 짜증이 확확 나면서 나가고 싶어서 미칠 것 같은거야. 아 참고로 나 기숙학원 다녔음.
3월달엔 10시간 꾸준히 했는데
점점 9시간 20분
공부 안 하는 날은 8시간..
노답....
그러다 겨우 페이스 되찾아서 공부하고
다시 슬럼프..
다시 페이스 되찾고..
근데 나는 슬럼프가 짧으면 이틀 길면 일주일 갔거든. 그 때도 9시간은 공부한 것 같아.
근데 9평이 대박나버림.
원점수 합 391이었음. 성균관대 뜨고 연세대 의대 뜨고 대박파티였음.
이악물고 공부하던 애가 갑자기 풀리기 시작했음. 진짜 노답.. 근데 ㄹㅇ 9평 잘 치면 안돼.
자만하면서 나도 모르게 의지 다지고 다져도 풀리게 되거든...
그렇게 수능을 조졌단다.
재수한 보람이 터지는 건 아니지만 작년보다 오르긴 올랐음.
총합 3등급 정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9평 생각해보셈 심정이 어땠겠어.. 나도 진짜 대환장죽을맛
내가 재수생활 8개월 넘게 하면서 얻은 교훈은 나는 6개월 단거리 스프린터형이라는거..
재수학원 너무 빨리 들어가지마. 12월 심지어 11월에 온 애도 있던데 그건 진짜 무리무리.. 체력 다 빠짐.
그래서 울학원 2년차인 언니도 일부러 3월달에 들어왔다고 했음.
나는 반수가 맞았을지도 모르겠음.
자기 타입이 어떤지 잘 알고 가렴..
그리고 아무리 풀렸다고 해도.. 나는 평균 9,10시간은 계속 했음....명심해...
수능을 대충 조지고...더 웃긴건 삼수하면 12111는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절대 안.. 했으면 좋겠다 삼수...
하늘이 도우사 최저 한군데는 맞춰서 최근에 면접보고왔는데 그럭저럭 본 것 같음.
제발 합격했으면 좋겠다..같이 기도해주렴. 내가 요즘 교회를 진짜 열심히 다니고 있음 막 새벽기도 다니고.. 졸고...
근데 재수는 한번쯤 해보면 좋은 경험이야. 일단 자아성찰 쩔게 하게 됨.. 그 시간에 공부하는게 낫겠지만
그래도 스트레스 이빠이 받아보는 경험 흔하지 않음..ㅋㅋㅋㅋ그리고 난 재수한거 후회 안 해. 자퇴한 거 역시.
고3때랑은 생활이 너무 달랐음 나 주말에 공부 안했거든. 거기선 하게 되잖아.
거기 있으면 안 행복했을거야.
이번에 하나 남은 대학 떨어지면 역시 안 행복 하겠지만....붙겠지..?제발..
P.S 내가 조금쯤 보살되서 돌아온 줄 알았거든..근데 오늘 동생때문에 휴대폰 널쭈고 내가 그걸 그만 발로 차버렸더니
동생 얼굴에 똑같이 해주고싶을만큼 화가 나네.. 성격이 안 바뀐걸까..쓰면서도 화난다 열받아 죽겠네.
기숙학원이 돈이 많이 들긴 해. 근데 나는 내신이 좋아서 할인받았고 모의고사 잘 쳐서 대부분 달을 할인받았음.
그래도 한달에 평균 150은 꾸준히 들었지만.. 이건 대학합격하고 직장 얻으면 개같이 갚아야함ㅋㅋㅋㅋㅋㅋㅋ통학다녔으면 폰때메 망했을 것 같고.
자제력 없다 싶은 애들은 그냥 기숙 다녀...
다시 말하지만 도전하는거 나쁘지 않아. 니가 지금 너무 불행해서 죽을 것 같다.
나는 이 학교 가고싶어. 혹은 지금 학교 너무 맘에 안들어. 진짜 불행해.. 하는 애들은 한 번 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