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10045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소고기 전체글ll조회 2721


미스터라이트

02

 

술까지 사오란 말은 하지 않았는데 친절히 자신의 상태까지 다 알아차려 주시고는 오징어와 소주몇병을 달랑달랑 들고 들어오는 녀석들에게 내심 감사를 표했다. 그래, 솔직히 말하면 지금 나는 완전히 멘붕상태였다. 대체 내가 오해한 것은 무엇이었으며, 그럼 그때 녀석이 반항하지 않은 것은 뭐이고, 왜 나는 그런 소문들을 아예 들어본적이 없어 녀석의 마음에 크게 스크래치를 쫙 내어버렸을까.

 

“내가 지금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어.”

“니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이 다 거짓말이라고. 도경수에 관한 모든 것들이.”

 

나는 내 상처만 생각했다. 그리고 욱했다. 불같은 배신이라고, 몸도 아팠을 녀석을 나는 또다시 강간했다. 몸만을 다치게 한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다치게 만들었다.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아이들이 겉만 알고 얘기하는 그 돌에 정통으로 머리를 다친 녀석을 끝까지 짓누른 것은 나였다. 일어나지 못하게 만든 것도 나였고, 다시 그 것을 후벼팔 것도 나였다. 모두 나였다.

 

자괴감만 들었다. 내가 왜 그때 그랬을까. 철없는 열아홉의 소년은, 이년 후 이렇게 후회할 것을 알고 있었을까? 차라리 우리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것이 더 나았을까. 몇병 째 들이부은 건지 잘 모르겠다. 눈 앞이 헤롱헤롱하고 별이 튀고. 찬열이 손을 흔들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몇 개인지 안보여, 빙시나... 차가운 감촉이 볼에 닿았다.

 

잠에서 깼을 땐 이불 위였다. 언제 뻗었대.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머리가 띵하고 울렸다. 어제 몇병이나 마신거지, 나. 바닥에 굴러다니는 초록색 병과 시체마냥 누워있는 두명을 보니 머리가 더 띵하고 울려왔다. 이거 치우려면 몇시간 걸리냐.. 에휴. 나는 일어나서 병들을 하나하나 한쪽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정말, 이게뭐야. 검정색 쓰레기봉지에 병들을 담아서 분리수거함 앞에 던져놓을 생각으로 집문을 열었다. 앞의 무언가와 부딪칠뻔했다. 작고, 귀엽고 안고싶고 갖고싶고. 고개를 숙이고 있어 정수리밖에 보이지 않았다. 동그란 머리통이 누구인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도경수라고.

 

“...도경수.”

“찬열이형이랑 백현이형 보러 왔어요.”

“도경수.”

“종인이가 찾아요. 데려가야 하는데, 백현이형.”

“도경수!”

 

내 말을 무참히 씹고 자신의 할 말만 이어나갔다. 그래, 그렇게 해서라도 나를 무시하고 싶은거겠지. 고개 숙인채 땅바닥과 신발코만 무참히 바라보는 녀석의 행동에 나는 웃음까지 나왔다. 왜, 나 자꾸 무시해? 말을 뱉은 나조차도 놀라운 말이었다. 녀석이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4개의 눈동자가 공중에서 얽혔고, 나는 다시 그 공허한 눈동자에 내 속내를 읽히는 것만 같아 두려웠다.

 

“그럼 형은, 왜 저 그때 그렇게 대하셨어요?”

“뭐?”

“형도 대답하기 싫으시잖아요. 저도 대답하기 싫어요. 백현이형이랑 찬열이형 일어나면 7시까지 종인이네로 오라고 좀 해주세요.”

 

안녕히계세요. 등을 돌린 녀석이 계단을 내려갔다.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난 녀석의 말을 듣고 한가지 생각한 것이 있었다. 당돌하다. 그 하나만 생각났다. 난 봉지를 문 앞에 내버리고는 닫았다.

 

둘이 일어난 것은 세시경이었다. 일어나자마자 아, 머리.. 를 외치며 굴러다니는 녀석들을 발로 한 대씩 차주고는 고춧가루를 마구 넣었다. 야, 너네 7시까지 김종인네로 가래. 어? 종인이? 왔어? 끓여준 콩나물국을 떠마시면서 찬열이 물었다. 아니, 도경수 왔었어. 국자로 백현이의 국을 떠서 식탁에 내려놓았다. 뭐? 경수가 왔다고? 아직도 속이 쓰린지 배를 움켜쥐고 있던 백현이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왜, 놀랄게 뭐가 있어. 내 것까지 모두 세팅한 뒤 숟가락을 들어 국물을 떠다먹었다. 속 쓰린게, 조금은 나아지길 빌었다.

 

녀석들은 끝까지 나와 같이 가기를 원했다. 가서 뭐해. 자꾸 칭얼대는 백현에게 과제라는 핑계를 대고 녀석들을 배웅했다. 과제는 무슨. 할 것도 없이 심심하다, 그것도 엄청. 사실 그곳에 도경수만 없다면, 아니 도경수에 대한 내 감정이 다시 이렇게 울긋불긋해지지만 않았어도 난 갔을 것이다. 근데, 지금은 아니잖아. 나는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 했다.

 

어제는 오질나게 한것도 없었다. 어? 그냥 일어나서 먹고, 잠깐 과제하다가 다시 밥먹고 티비보다가 싸고 씻고 자고. 내일까지 밀려있던 과제를 끝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몸이 떨려왔다. 아직 마르지 않은 머리를 수건으로 탈탈 털었다. 변백현 까페 가서나 할까 생각했지만 조금 민폐인 듯 했다. 그리고 또 찾아야 할 책들도 많을 것 같고해서 도서관에 들렀다. 책꽂이에서 책을 고르고 비어있는 자리를 두리번거렸다. 검정색 반팔티를 입은 채로 형광펜을 치고있는 앙증맞은 손.

 

아, 도경수구나.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가방을 내려놓았다. 의자가 끌리는 소리에 녀석이 고개를 들었다. 눈이 살짝 커졌다가 잠시 갈곳을 잃고 흔들렸다. 어제, 집에는 잘 들어갔는지, 너도 같이 종인이네에 있었는지, 그런 소소한 것을 묻고 싶었으나 녀석은 자꾸 내 눈을 피했다. 왜 피해, 진짜. 아마 어쩔 줄 모르고 있을 것이다. 나는 책을 폈다.

 

서로의 숨소리마저 들릴정도로 조용한 도서실 한 구석에서 난 녀석을 관찰했다. 눈은 여전히 오질나게 컸다. 높은 코도. 그리고 하트 모양의 입술도. 다만 달라진 것은 정말 진한 검정색 적당한 머리에서 옆을 치고 갈색으로 염색한 것? 솔직히 지금까지는 그냥 대충대충 훑고 지나간 거였고, 만났을 때마다 왜 그렇게 모자를 쓰고 있는건지. 니가 모자부자도 아니고 말이야. 뭐, 그런것 빼고는 고등학교 때 그대로였다. 도경수는.

 

펜을 움직이던 손이 다음장으로 책페이지를 넘기느라 팔을 움직였다. 툭. 책상 끝 언저리에 있던 지우개가 아래로 떨어졌다. 주우려고 손을 뻗는 내 손가락에, 따뜻한 체온이 닿았다. 아. 내 손 위에 녀석의 손이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녀석은 손을 다시 놓았다. 놓은 손은 필통으로, 그리고 책상 위에 놓인 지우개로, 그리고 가방으로. 가려고? 몸을 일으켜서 녀석을 붙잡았다.

 

“아..”

 

먹기는 하는지 야윈 몸이 따라왔다. 한 손은 팔목을 붙잡은 채로 다른 손으론 책을 덮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경수의 고개는 숙여서, 땅을 쳐다보고 있었다. 가방을 메고 그대로 끌고 나왔다. 살짝 크긴 했네, 2년 동안.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에도, 횡단보도를 건너서도, 마트 안에 들어갈 때까지 계속 팔을 비트는 통에 나는 더욱 세게 쥐고 갈 수밖에 없었다.

 

“왜 이래요.”

“너 밥좀 먹일려고. 나 요리 못하니까 죽 사가게.”

“...왜 갑자기 2년 뒤에 이러세요?”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때 내가 잘못 알고 오해하고 와해해서 우리사이는 그렇게 쫑난거였으니까. 그래서 나는 이 아이한테, 아무런 화도 내지 못한다.


 

이런미라같은

언제끝나!!!!!!!! ㅇ망리!!!!!!!!!!

회나누는걸 잘못했어!!!! 2부 괜히 나눴어!!!!!!!! 이런!!!!!!!1

댓글 달아주시는 독자분들이 없어도 조회수가 늘어가는 게

미라를 끝까지 연재하게 해주시네요 감사합니다 ^♡^

님들 하트머겅 두번머겅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흑 내사랑 미스터라이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준멘 너무 성스러워요... 저 씨엘입니다!!!!! 흐규흐규 정독하고 왔네요... 경수에게 그런 사연이 있을줄 저는 알았어요!! 우리 경수가 그럴리 음서 ㅠㅠ 아 작가님 너무 좋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금손은 여기계신듯 흐규흐규 제 사랑은 오진 소고기님... 아 디오를 찬양해라! 흑 준멘 처음에 너무 나빠서 쫌 때려주고 싶었는데 마지막 말 들으니깐 쪼매 풀릴라고.. ㅎㅎ 아 내 사랑 작가님 ㅋㅋㅋㅋㅋㅋㅋ 작가님도 하트머겅 두번머겅 많이머겅 헤헿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너무너무 훌륭해요.. 뭐랄까 막 읽고나서도 마음속에 응어리가 져서 자꾸 재탕하게 되는 그럴 느낌 ㅋㅋㅋ 아 진짜 좋다! 역시 믿고보는 소고기님 ^^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헐 나 일등이야...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안녕하세요 소고기님 ㅠㅠㅠㅠ 셤기간이긴한데.....조으네요ㅠㅠㅠㅠ♥ ㅠㅠ크흥...셤기간이라 빨리 읽었던저를 용서해주길..암호닉 초아입니다 ㅋㅋㅋㅋㅋㅋ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ㅠ.ㅠ 준며니랑 디오글은 잘 없는데 이런 감뭄에 단비같은 글을 내려주셔서 감사...흑흑... 격변의 미라.. 뒷얘기가 자꾸만 궁금해지네요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저 정말 항상 잘보고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오해가 풀려다행이네요....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6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4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