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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이돌과 다르게 첫 만남이 매우 강렬했던 그들은 잔뜩 부어 뜨지도 못 했던 눈을 번쩍 뜨고 한 여름에 긴 옷을 입고 그 큰 무대를 펄쩍펄쩍 잘도 뛰어다녔다. 이 미친 듯이 푹푹 찌는 6월 날씨에 특히 30도가 넘어가는 이 날에 긴 옷이라니. 경악을 하며 실장님께 왜 이 더운 날 긴 옷을 입히냐며 물으니 위에서 컨셉이 이렇게 내려와서 한정된 디자인들이 모두 긴 옷이었고, 어쩔 수 없이 가장 유사한 디자인을 초이스 해 컨택을 드리면 그냥 입히라는 말만 돌아왔다고 한다. 세상에나. 아무리 그래도 6월 한 여름에 긴 옷은 좀….


중국 멤버로 보이는 멤버 하나가 저희 진짜 가요! 앵콜이라고 말해주면 다시 올지도~ 몰라요~ 감사합니다! 말하고 그 뒤로 멤버들이 전부 빠르게 안으로 들어오자 급 바빠진 코디 언니들을 바라보니, 곧 나갈 VCR을 챙기는 감독님과 함께 구석에 짱 박혀있던 나를 부르며 키가 훤칠하고 눈이 큰 아이를 손짓하곤 행거 2열 4번째 옷과 수건 하나만 가져와달라는 실장님의 말에 벌떡 일어나 옷가지와 옆에 놓인 수건을 집어 들고 달려오니 바쁘다며 옷 주고 메이크업이 최대한 지워지지 않게 땀을 닦으라고 하신다.


눈에 오렌지 계열의 섀도우의 남자아이는 나를 쓱 보더니 두 눈을 크게 뜨고 다리를 주춤주춤 벌리며 제 키를 낮춰준다. …ㅎ. 실 없이 웃으며 최대한 조심스럽게 땀을 닦으니 남자애는 멍하니 밑을 내려보며 내가 닦으면 닦는 대로 움직이다. 내가 옷걸이 채로 손에 들려주니 씩 웃더니 뒤로 돌아 겉옷만 벗으며 포멀 웨어 의상을 갈아입고는 인이어 상태를 몇 번 툭툭 두들기며 체크하던 남자아이는 멤버들이 있는 곳으로 뛰어가 무대의 스크린에서 VCR이 나가는 모습을 쭉 지켜보다 다시 무대로 올라갔다. 거의 바닥에 널브러지듯 하나둘씩 자리를 차지하는 코디 언니들과 손에 팩트를 들고 안절부절 하던 실장님은 무대 스크린을 보더니 곧 한숨을 쉬며 소파에 앉으셨다. 정말 할 거 많은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넷씩이나 되니 그렇게 일이 어렵지 않아 멍하니 소파 옆 접이식 간이의자에 앉아 있으면 그런 내게 실장님은 웃으며 멤버들은 다 아냐며 물음을 건네셨다.


…. 그저 웃지요…, 허허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내게 실장님은 어깨를 툭 건들어주시며 외우려고 큰 노력 안 해도 이 일이 워낙 자동적으로 잘 외워진다며 힘내라며 웃으셨다. …예, 그렇죠. 코디라는 직업이 아이돌 이름을 꽤 외우기는 좋은 직업 중에 하나이긴 한데…. 나이를 하도 먹으니 이 망할 기억력이 따라와 주려는지. 의심스럽네요. 하하.


장장 3시간은 되는 것 같은 콘서트가 끝이 나고, 거의 땀에 절여지다시피 해서 들어온 멤버들은 힘들지도 않는지 들어오면서 쉴 새 없이 떠들었다. 이번 무대는 누가 멋있었다. 매번 솔로 무대할 때마다 생각은 하고는 있지만 갑자기 올라오는 큐브형 스테이지 때문에 놀랐다 등등 조잘조잘 정말 잘도 떠들던 멤버들은 각자 본인들이 평소에 입던 옷을 들고 올림픽 경기장 내부에 있는 샤워장에서 간단한 샤워를 마친 뒤 나온 멤버들이 보이자마자 저녁 먹으러 가자는 스탭 분들의 말에 아직 젖은 머리를 다 못 말린 멤버 중 하나는 폴짝폴짝 뛰며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며 애교스럽게 웃으며 말했지만, 매니저는 정말 단호하게 많은 인원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곳으로 가자고 하더라. 하기야, 멤버 수도 수지만 그들을 위한 사람들의 인원도 어마어마 으니, 이 인원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가게가 있다면, 무조건 그쪽이 가장 우선순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 처음 일했으며, 겨우 안면을 튼 사람이 둘 밖에 안되는 나는 이 자리에서 슬그머니 빠지려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고 있을 때 지영 언니(처음에 SM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났던 갈색빛 머리의 주인공)는 내게 다가와 어쩔거 냐고 물어왔고 나는 실 없이 웃으며 눈치 보다 빠질 거라고 이야기를 하니 지영 언니도 고개를 끄덕이며, 역시 그러는 게 좋겠지? 하며 둘이서 목각인형처럼 서서 매니저님과 스탭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며 슬금슬금 발걸음을 옮길 때, 실장님이 그런 우리를 한번 쳐다보시고는 씩 웃으시며 말을 걸어 오셨다.


" 우리 지영 씨랑 복숭씨도 가야지, 오늘 하루 수고 많이 했는데 "


ㅎㅎ…. 수고는 무슨, 하루 종일 소파에 널브러져 있다가 물이랑 심부름 몇 번 한 거 가지고 수고라니….ㅎㅎ.


"아ㅎㅎㅎ… "


어색한 웃음만 지으며 뻘쭘하게 바지를 잡아당기며 고개를 들어 올리니 나를 내려보던 지영 언니와의 짧은 아이컨텍에서 서로의 의견을 물은 우리는 어차피 우리의 의사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 거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야!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는 것이야!




* * * * *



엑소의 백현이라고 했던가. 저 친구는 술을 마시더니 얼굴이 벌게져서는 기분이 좋은지 연신 헤실헤실 웃으며 말도 참 빠르고 많이 한다. 자신의 옆 멤버들을 붙잡고 조잘조잘 잘도 떠들던 백현은 이내 마찬가지로 술을 조금 들이키고 거의 반은 정신이 나간 듯 자리에 주저앉아 몸만 흔들흔들거리는 타오라는 친구에게 다가가 말을 계속해서 걸고 있다. 맏형이라는 두 사람은 취기가 잔뜩 올라 하나둘씩 흐물흐물 거리는 멤버들을 바라보다 저들끼리 제법 심각한 표정으로 무어라 말을 주고받고, 첸이라는 친구와 찬열이라는 친구는 콘서트 이야기를 차에서부터 시작해서는 지금까지 연신 나누고 았다. 정말, 멤버 수도 많으니 각자의 주사와 행동이 참 다양하구나. 멤버들을 이리저리 쳐다보다 종인이라는 친구와 함께 사이다를 마시며 고기를 굽고 있는 레이라는 분이 멀쩡하게 있는 것을 보고 술을 잘 안 마시는구나 생각하고 있을 때, 고기를 열심히 굽던 레이라는 분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더니 웃으며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하길래 놀라 나 역시 고개를 꾸벅 숙였다. 웃으면 양 볼에 나타나는 보조개가 참 예쁜, 전체적으로 웃음이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 오늘 좀 어땠어요~? "

" 네? 아…. 새로웠어요. "


멤버들을 한 명씩 한 명씩 바라보고 있을 때 실장님이 내 쪽으로 다가와 말을 잔뜩 늘어뜨리며 물음을 건네셨다. 오늘~ 좀~ 어땠어요~? 하고. 실장님의 물음에 새로웠다는 내 대답이 돌아가자 그런 내 대답을 듣고는 웃으시며 고개를 끄덕이시고는 무어라 중얼중얼 거리시더니 다시 본인의 자리로 돌아가 직원분들과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기 시작하셨다. 처음이라 그런지 모든 것이 어색한 것도 있었지만, 워낙 초반에 적응을 하는 데에 힘들어하는 성격이라 더 한 듯했다. 그에 비해 자신은 내성적이라 잘 친해지지 못한다던 지영 언니는 직원분들과 통성명에 반말까지 트고 잘만 놀고 있더라. 아아, 집에 가고 싶다. 우리 엄마가 해준 된장찌개가 매우 매우 먹고 싶다.


집에 가고 싶어 내적으로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발악을 하며 SM엔터테인먼트의 EXO 스타일리스트로써 첫 회식을 마쳤다. 난 이때까지만 해도 진짜 애초에 피드백 받은 대로 한국 일정만 소화하면 되는 줄 알았지ㅎ…. 인원들이 그렇게 모자라는지 몰랐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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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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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엇?작가니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번화도 은근히 달달하니 좋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누구랑 엮이게(?)될지 너무 궁금해옇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잘 읽고 가여~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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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오오아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보고싶엇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얼른애들이랑 친해졌으며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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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인원들이 모자라다는 말은 이제... 곧 여주가 눈코뜰새엄ㅅ이 바빠질 거란 건가요 ㅎ 그러면 멤버들이랑도 더 많이 만날테고 자연스레 친해지겠져! 신나!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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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엌ㅋㅋㅋㅋㅋㅋㅋ 한국에만 있는게 아닌가욬ㅋㅋㅋㅋㅋ 복숭이 어똑하나욬ㅋㅋ 이젴ㅋㅋㅋ 할일이 더 많아지겠네욬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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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ㅋㅋㅋㅋㅋ 이름귀엽네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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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바빠질수록 러브라인이 더 많아지겠지 흐흫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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