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뷔] 바삭바삭 빠삭빠삭한 튀김 먹고 싶다, 꾹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제 손을 잡아끌며 분식 집으로 앞장서는 태형의 뒤를 정국이 보폭을 넓혀 쫓았다. 계란 프라이 하나 바삭하게 구워 먹으면 될 것을 굳이 이 늦은 밤에, 튀김을 먹어야겠냐고. 어쩔 수 없이 여름이지만 야구잠바 하나씩 두둑히 껴입고 밖으로 나오자 태형의 반응이 저랬다. 순수하고 순진한 건 좋은데 저런 눈망울로 그런 짓을 하다니. 정국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 애꿎은 야구잠바 모자를 뒤집어 썼다. "꾹아, 형이 사 줄 테니까 먹어라." "오, 진짜요?" "어, 형아 오늘 돈 많다." 그게 지민과의 판치기에서 이겨서 딴 돈이라는 건 묻어둔 태형이 정국의 손에 깍지를 껴 단단히 잡고 분식집 안으로 곧장 향했다. 여기 석진 형 알바하는 데니까, 석진 형이 사 주겠지. 억양을 살려 우물우물 말한 태형이 가게 문을 열었다. 가게 안에는 태형이 기대하는 석진은 없었지만 가게를 대신 봐 준다는 명분으로 앉아 있던 윤기와 윤기에게 억지로 불려 나온 지민이 앉아 있었다. "어! 석진이 형 없다, 집에 가자 꾹아." "그럼 그래요." 괜히 옷 다 챙겨입고 나왔네. 윤기와 저는 아예 무시하는 투의 둘에 지민이 여, 꾹이! 먼저 말을 걸자 정국이 웃으며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형은 여기서 뭐하고 계세요?" "형이 석진이 형 가게 맡아 주는데 심심하다고 나 불렀어." "이 늦은 시간에 나오는 병신이 있더라고. 좀 일찍 처자지, 존나." "자기가 불러 놓고 저런다. 근데 형이 나 젓가락질 못 한다고 가르쳐 줬어. 성추행도 했구." 아, 바보야. 니는 그걸 당하고만 있냐. 역관광을 해야지, 역관광을. 태형이 혀를 쯧쯧 차며 말하자 지민이 마치 득도한 사람처럼 손바닥을 맞부딪히며 그렇구나! 했다. 저걸 또 곧이곧대로 듣는 인간이 있구나. 윤기가 혀를 쯧 차며 아냐, 그건 음모야 지민아. 하고 지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 거에요?" "어. 저건 김태형의 음모야. 이 늦은 시간에 열여덟 살 먹은 정국이랑 있다는 거 자체가 이상하지 않냐?" "그것도 그러네? 너네 둘은 뭐해?" 단순해서 윤기의 음모에 넘어간 지민이 눈이고 입술이고 얼굴선이고, 모두 동그랗게 모아 태형과 정국에게 물었다. "글쎄요? 저도 태형이 형이 갑자기 튀김 먹고 싶다 그래서 나온 거라." "맞아! 내가 먹자고 했지!" 무슨 자랑도 아닌 것이, 윤기가 헛웃음을 짓자 지민이 이번에는 형은 또 왜 웃어요? 란다. 저 새끼는 씨발 진짜 눈치도 없냐? 내가 밤 늦게 불러서 성추행한 거에 대한 위기심도 없고, 아 존나 다 마음에 안 들어. 얼굴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어금니를 꽉 깨문 윤기가 아무것도 아냐, 하고 웃어 보였다. "형 웃을 때 주름 잘생겼어요." 하지만 그러면서 헤헤 눈웃음 치는 박지민을 이기겠냐고……, 대책이 안 서는 놈이네 이거. 윤기가 속으로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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