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고등학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헐, 뭐야. 도경수."
"...뭐."
"노래 개잘해."
"못해."
"...세상에나."
결국 나는 도경수와 축제연습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듀엣곡 제목은 바로 도경수가 나한테 많이 하는 '잔소리'되시겠다. 아이유언니가 부를땐 참 달달한 노래였는데 내가 부르니 트로트같다. 이맘쯤 생각나는 나를 축제에 나가게한 개새끼 백현이...후....
"그래도 기왕 이렇게 된거 잘하자, 경수야."
"그럼 못하게."
"...이씨, 그 뜻이 아니잖아. 아무튼 난 상을 꼭 받아야겠어."
"상이 받고 싶은거야, 돈이 받고 싶은거야?"
"...돈."
돈을 마다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진 않겠지만 난 돈이 죠아. 학교 음악실에 도경수와 단둘이 남아있다는 사실따윈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돈받으면 뭐부터 살까ㅎㅎㅎㅎ벌써부터 기분이 너무 좋아서 하늘로 날아갈 것만 같아ㅎㅎㅎㅎㅎㅎ
"입이 아주 귀에 걸렸네, 아직 축제 하지도 않았어."
"야, 상은 솔직히 따놓은 당상이지. 너도 잘하고 나도 잘, 하...고."
"너 잘 해."
"ㅎㅎ고마워."
"그러니까 빨리 좀 하자."
"넵."
그래, 도경수가 그럼 그렇지. 어쩐지 나한테 안하던 칭찬을 한다했어. 다른 애들이 굳이 우리의 연습을 구경하겠다는걸 간신히 따돌렸다.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말 열심히 연습을 했다. 가사에 빙의해서 도경수가 나에게 잔소리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그러다 눈이 마주칠 때엔 순간 가사를 까먹기도 했지만.
"아, 못해. 더는 못해. 힘들어. 목아파!"
"얼마나 했다고 힘들대."
"2시간 했다. 경수야."
"아, 많이 했네."
사실 힘든것보단 노래가 질리고 있었다. 아무리 가사가 공감되도 수백번은 못듣겠다. 아무래도 꿈에서도 이 노래가 흘러나오지 않을까싶었다. 나는 음악실 책상에 벌러덩 드러누워선 잔소리 가사에 나오는 '그만하자.'를 불러댔다. 교복치마는 생각도 안하고 드러눕는 바람에 치마가 조금 올라갔다. 하지만 그걸 깨닫기도 전에 경수는 자신의 마이를 내 다리위로 던졌(다고 쓰고 덮어줬다고 읽는다.)다. 그리고선 내 머리맡의 책상 끝부분에 걸터앉은 도경수가 질색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며 제발 그만 좀 해라,며 내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읍!! 으브븝!!"
"입을 막아도 시끄럽네."
"아쉽다, 더하면 침묻히려고 했는데."
내 말에 경수는 뭘 바라겠냐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더니 이번엔 넌 그렇게 아무데나 드러누워서 또 자려고 하냐는 핀잔을 준다. 나는 여전히 누워있는 상태로 경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내가 원래 어디서나 잘자, 머리만 대면.
"...여자 맞아?"
"그럼, 내가 바로 수만고 청순의 아이콘이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엘X스틴의 전지현언니처럼 머리를 살랑, 넘기며 말했다. 내 모습에 도경수는 비웃는건지, 그냥 웃는건지 모를 웃음을 터뜨렸다.
이거 어떻게 반응해야하나ㅎ.
"너 자꾸 나 비웃으면 니 허벅지 베고 누울거야."
"그러던지."
"..."
"왜."
"아아, 몰라. 연습이나 해."
도경수 저거 귀엽다, 귀엽다했더니 점점 남자남자해진다. 이제 말로도 못이겨먹겠구만.
"근데 너 축제나가면 여자애들이 다 반하겠다. 노래도 잘하고."
"반하면 뭐해, 난 관심 없어."
"남자가 어떻게 여자한테 관심이 없어?"
"그냥 마음에 안들면 관심도 없는거지, 뭐."
"까탈경수돋네."
"그중에선 니가 제일 나아."
아무렇지않은 표정과 별거아닌 말로 여자 마음을 후드려팰줄도 알고.
-
"야, 좋냐? 도경수랑 듀엣하니까? 좋아?"
"이 새끼가, 니가 하라고 했잖아!!"
"그러니까!! 내가 왜 하라고 했을까."
"그냥 꺼져."
지가 하랄땐 언제고 이제와서 시비인지 모를 변백현은 오늘도 나를 괴롭히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있는 승질은 다내더니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헝클이며 교실을 나서던 변백현이 갑자기 뒤돌아선 소리쳤다.
야!!! 너 내년엔 나랑 해라!!! 나도 노래 진짜 잘해!!!
김민석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지랄이 풍년인지 왜 내 의사는 묻지도 않고 자기들 맘대로 나의 내년을 약속하는지 모르겠다. 기왕 이렇게 된거 니네 둘이 듀엣해라. 난 빠질련다. 시발.
.
.
.
.
"연습은, 잘 되가고?"
"몰라, 그럭저럭."
"상금타면 맛있는거 사줘."
"...널?"
상금을 탈지 안탈지도 모르고, 상금을 탄다고쳐도 같이한 도경수를 사줘야지. 내가 왜, 너를, 사줘야, 하냐. 200자 이내로 서술하시오.(100점)
간만에 오세훈과의 하굣길이었다. 나도 나름 바쁘고 오세훈도 바쁘기 때문에 서로 시간이 겹치는 일이 드물었다. 사실 나보다는 오세훈이 굉장히 바빠지는 바람에 학교에도 잘 나오지 않을뿐더러 등하굣길의 나는 한참이나 혼자였었다. 그리고 참 오랜만에 오세훈의 얼굴을 보니 그동안의 안부인사보다 왜 바쁜지가 궁금했다.
"근데 너 요즘 왜이렇게 얼굴보기가 힘들어?"
"왜, 보고싶어?"
"보고싶었다고하면 알려줄거야?"
"뭐야, 그럼 그냥 하는 말이잖아. 소울이 있어야지."
좀 알려주는가 했더니 소울타령이 웬말인가. 나는 오세훈에게 뭘 바라겠냐는 표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 나를 보며 큭큭대던 세훈이 답지않게 어깨동무를 해오며 말을걸었다.
"지금은 말해주기 어려워."
"그래, 알겠어."
"음, 나중에 꼭 알려줄게."
"약속."
"응, 약속."
나는 세훈에게 새끼손가락을 건넸다. 도장, 복사, 코팅까지 끝낸후에야 손을 놓을 수 있었다. 내게 걸어온 팔은 내 어깨에서 내려올 줄을 몰랐다. 오히려 피곤하고 힘들다며 나에게로 더 다가오는 세훈을 차마 밀어낼 수는 없었다.
"진짜 피곤하다."
"뭘하는진 모르겠지만, 힘내."
세훈의 말과 행동에서 문득 백현이 떠올랐다. 축구경기가 끝나고 아무도 없는 조용한 복도에서 마주친 백현은 집으로 가는 내내 나에게 어깨동무를 하고선 힘들다고 어리광을 부렸었다. 마치 지금 세훈의 모습이 백현의 모습과 흡사해 두 사람이 자꾸만 겹쳐보였다.
살짝 고개를 저었다. 옆에서 세훈이 하는 말은 듣지 못하고 잡생각으로 가득 찬 머리를 비우기 위함이었다.
"왜, 머리 아파?"
"아, 아니. 그냥."
나는 애써 웃으며 오늘은 저기로 가자, 며 조금 더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듣지 못했던 세훈의 이야기를 다시 들어주려는 나의 선택이었다. 평소 걷던 길보다는 좁고 조용한 길목이었지만 골목길은 아니었다.
그리고 나의 그런 선택이 나를 그토록 후회하게 만들줄은 몰랐는데.
"..."
"이쁜아, 다시 저기로 가자."
그 길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광경을 바라보다 세훈이 나를 뒤돌아세우려했다. 아직도 길에 서있던 두 사람은 우리를 보지 못한듯했다. 내가 움직이지 않자 세훈은 한번 더 나의 손을 잡아 살짝 끌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세훈의 손을 놓았다. 그런 나의 모습에 세훈은 포기한듯 내 옆에 가만히 서서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또다시 후회했다.
내가 못 본 척 너를 그냥 지나쳤어야 했는데.
《 지랄견 List 》
NO. 1 도경수
특징 : 반 1등. 공부 방해하면 빡침. 첫 여자인 친구가 나. 내 대변인. 나 얘한테 삐진 척함. 알고보면 되게 순수남. 경수이새끼야. 너새끼. 야이새끼야. 너갑자기 왜gray새끼야. 이사장님 조카. 입봉합수술 2호환자. 여자한테 관심없는거 맞음..?
NO. 2 변백현
특징 : 내 중딩친구. 내 소라빵 먹은 새끼. 개새끼. 여자 자주 갈아끼움. 너 개새끼 취소한거 취소. 너 오세훈집 왜 옴? 잘 옴. 축구 잘하는건 인정ㅎ.
NO. 3 오세훈
특징 : 첫인상 겁나 쟈가웠던 애. 나한테 이쁘다고 헛소리함. 아직 잘 모름. 나를 놀린다. 그만 좀 놀렸으면. 의외로 깔끔 올ㅋ 다정 올ㅋ. 바빠져서 나 버린 애.
NO. 4 김종인
특징 : 첫인상 존나 무서웠던 애. 근데 인소 남주삘 대사드립으로 그 첫인상 다 깨버린 애. 나머진 잘 모름. 춤잘춘다니 대단한 애.
NO. 5 박찬열
특징 : 미미쨩인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철벽남. 여동생있음. 살짝 츤데레삘. ..밴드부? 됐고 넌 나 좀 보자.
NO. 6 김종대
특징 : 해맑.은줄 알았더니 존나 세. 솔직히 도서부 권력남용이라고 해라. 너 덕분에 도서관 갈일 네버 없음. 친해질일도 없을것같음... 입봉합수술 1호환자.
NO.7 김민석
특징 : 솔직히 난 아직 얘가 무섭다. 깜짝등장을 좋아함. 선도부. 이상한 애. 오늘도 이상한 애. 앞으로도 이상할 것 같은 애.
NO.8 김준면
특징 : 우리반 반장. 여행가기를 좋아한다함. 나를 싫어함. 얜 또 어디갔을까. 드디어 화해함(감격)
이게 뭔 똥글이람
분량도 짧네여 마치 제 키처럼...
글이 갑자기 급어두두컴컴해졌는데 다음 내용 이으려고 하다가 저딴게 나왔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브금이랑도 안어울리잖아...?(마른세수)
뭐 항상 달달구리할순 없는거 아니겠어요?!!?하하핫핫!!!!
그리고 이제 수만고 1~9편까지 다시 구독료 설정해놓을게요
다들 정주행 끝내셨을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독자여러분의 댓글이 보고싶어요....T^T
매번 추천해주시고 댓글달아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디스 이즈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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