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슬픈 소식을 먼저 전할게 ㅋㅋㅋㅋㅋㅋ
우리 찬열이... 응... 군대갔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6월 모의고사 치는 날... 입대했더라... ^^ ㅎㅎㅎㅎㅎㅎㅎㅎ
전날 밤에 민석쌤이 찬열이 잘 다녀오라고 하길래 그 말 문자로 전해주고 ㅋㅋㅋㅋㅋㅋ
지금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늠름한 남자가 되어있지 ㅎㅎㅎㅎㅎㅎ
여튼 이제 군필 박찬열 선생의 이야기는 그만하고! ㅋㅋㅋㅋㅋ
나의 스펙타클한 연애와... 6모의 이야기를 해줄게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간단히 말하자면.. 6모는 그냥저냥 쳤어 ㅋㅋㅋㅋ 내 욕심에 부응할만큼은 아니었지만 ㅠㅠ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어렵진 않았었어 ㅋㅋㅋㅋ 근데... 컨디션이 좀 별로였지...ㅠㅠ
사실 내가 6모를 치기 이틀 전에... 마법에 걸렸었어...하하하하ㅏㅎ하하하하... 원래 마법의 고통이 그렇게 심한 편이 아니라서 괜찮겠지 싶었는데
6모의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ㅠㅠㅠㅠㅠ안에서 배를 찢는듯한 고통이 조금씩 느껴지더라.
약 먹어서 그런지 사람 심리 때문인지는 몰라도 금방 스르르 없어지더라구. 그런 상황치고는 잘 본 것 같아. 생각해보니까 ㅋㅋㅋ
이런 상황 속에서도 현역 시절보다 잘 나와서 가채점 하고 나니까 좀 뿌듯하긴 하더라. 묘하기도 하고.
벌써 절반이나 지나갔네 싶어서 ㅋㅋㅋ뿌듯하면서도 허탈하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
재수여서 그런가... 현역때는 안 그랬었거든 ㅋㅋㅋ 그냥 못쳐도 에이 뭐 어때~ 이러고 말았었어.
근데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지니까 되게 절실하더라. 난 또 삼수 나이에 재수하는거라 ㅠㅠ
여튼 6모날은 선생님들이 학생들 수고했다고 집에 빨리 보내주셨거든? 5시에 집에 보내준다고 했는데 나는 그 때까지 민석쌤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 ㅋㅋㅋㅋㅋㅋ
약발이 다 된건지 갑자기 마법통이 심해지는거야 ㅋㅋㅋ ㅠㅠㅠㅠㅠㅠ 옆에서 영지가 괜찮냐고 묻는데 남자애들도 있고 해서 일부러 티 안내려고 노력하고 ㅠㅠ
그래서 5시 될 때까지 억지로 시험지 보면서 오답노트 하고 있는데 카톡이 온거야.
[ 여주야 ]
[ 오늘 일찍 마쳐도 ]
[ 학원에 있어. ] 16 : 54
..ㅎㅎ..ㅎㅎ...ㅎ...ㅎ.. 나 집에 가서 한숨 푹 자려고 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카톡이 왔는데 다시 살살 배가 아파지더라. 계속 혼자 배 꾹꾹 누르고 일부러 담요 배까지 덮고 그러고 있었음 ㅠㅠ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배가 너무 아프다고 카톡을 보내려는데...
[ 애들 다 가면 ]
[ 나가서 ]
[ 데이트나 하자 ]
아무래도 모든 애들이 5시에 다 나가니까 쌤이 일부러 기다렸다가 나오라고 했나봐.
ha... 배 아픈게 문제인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랜만의 이 꿀같은 데이트 ㅠㅠㅠㅠㅠ!
우리의 제대로 된 데이트는 그 때 첫 데이트 밖에 없었거든? 그니까 막 더 설레는거야 ㅠㅠㅠ 쌤이 데이트 하자고 그러니까 ㅠㅠ
< 데이트.. >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 얼마만의 데이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ㅋㅋㅋㅋㅋㅋ나도 모르게 저렇게 보냄. 순간의 고통을 잊게 하는 민석magic이랄까..☆★
그 와중에도 나는 미련하게 배나 꾹꾹 누르고 있었음 ㅠㅠㅠㅠ
" 서여주... 괜찮아? 실실 쪼개고 있다가 죽을상이네. "
카톡 보내고 있는데 영지가 그러는거야. 아.. 내가 그랬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석쌤과의 데이트 생각에 기쁘다가도 마법통 때문에 울상 ㅋㅋㅋㅋㅋ
" 약 먹으면 괜찮아지겠지... "
" 아까도 약 먹었는데 계속 아팠다며? 집에 빨리 가서 쉬어. "
" ...안돼... "
영지가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휴대폰을 보더니 한숨을 쉼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너도 참... "
" 데이트는 주말에 한 번 밖에 한 적 없단 말이야 ㅠㅠㅠㅠㅠㅠ "
학원에서 대화하고, 차에서 잠깐 보고 그게 다인데 ㅠㅠㅠ 이 황금같은 기회를 내가 놓치겠니?
" 그래. 아니면 밑에 보건실 가서 약 하나 더 받아먹고 해. 데이트 잘 하려면. "
영지가 저 말을 하자마자 종 치고 애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우수수 반을 빠져나가더라. 나도 영지 따라서 일어나서 배 잡고 끙끙 거리면서 계단으로 갔어.
애들이 많아서 계단이 꽉꽉 막히는데 나는 그 와중에 배가 너무 아파서 빨리 약을 먹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어 ㅠㅠ
" 괜찮아? 이래가지고 데이트 하겠냐? "
" 약 먹으면 괜찮아져... "
" 으휴... "
영지가 혀 쯔쯔 차더니 교무실 앞에 데려다 줬어. 그러고 자기가 약 갖다 주겠다고 보건실에 가서 문 열려고 하는데 뒤에서 어떤 쌤이
" 어? 시험 끝나자마자 보건실 담당하시는 분은 퇴근하셨는데. "
이러시는거야 ㅠㅠㅠㅠㅠㅠ 아.. 절망..ㅠㅠㅠㅠㅠㅠ 혹시나 여선생님들 계시나 싶어서 주위 둘러봤는데 이미 선생님들 자리도 텅텅 비었음...
영지도 막 선생님들 자리 기웃기웃하는데 괜히 내가 미안해서 빨리 나오라고 집에 가라 그랬어 ㅠㅠ
" 너 지금 완전 죽을상인데... "
" 괜찮아 ㅠㅠㅠㅠㅠ 나 때문에 시간 뺏기지 말고 집에 가서 쉬어. 너 빨리 집 가서 자고 싶다며 ㅠㅠㅠ "
영지도 요즘 6모 때문에 불안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그러더라고..ㅠㅠ 그 날도 막 빨리 집 가서 1초라도 더 자고 싶다 그래서 ㅠㅠㅠㅠㅠ
" 근처에 약국 없던가? "
" 내가 알아서 할게. 괜찮아, 영지야. "
영지가 걱정스럽게 보긴했는데 내가 괜찮다고 웃어줬음 ㅋㅋㅋㅋ 근데 아마 공포 호러물의 귀신 같았을거야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여튼 영지가 주저주저하더니 인사하고 가더라고. 영지 가고나서 배 위에 손 얹은 상태로 교무실 스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석쌤이랑 같이 나가려고 ㅋㅋㅋㅋㅋ 배가 많이 아픈 와중에도! 나는 카톡을 한다...☆★
< 저 교무실 앞인데 >
< 언제 나와요? >
내가 쌤 모습 보고 있었는데 쌤이 폰 확인하자마자 주위 두리번거리더니 문 앞에 기대있는 나 발견함 ㅋㅋㅋㅋㅋㅋ
보자마자 씨익 웃는데... 역시 집에서의 휴식을 포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ㅎㅎㅎ
[ 가방만 챙기면 돼 ]
그러더니 쌤이 폰 보고 있길래 카톡 확인해보니까 쌤이 저렇게 보냈더라.
내가 답장하려고 하는데 바로 앞에서
" 여주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깜짝 ㅋㅋㅋㅋㅋㅋ
" 우와.. 진짜 빨라. "
" 너 기다리고 있으니까. "
" 딴 쌤들 있는데... 여기서 이래도 되는거에요? "
" 뭐 어때. "
민석쌤이 웃더니 뒤 슬쩍 보고ㅋㅋㅋㅋ 자기 옆에 있는 내 오른손 툭툭 건드림.
" 뭐에요 ㅋㅋㅋㅋㅋ "
" 왜? "
ㅋㅋㅋㅋㅋ해맑게 쳐다봄 ㅋㅋㅋㅋ 나도 뒤 돌아서 주위 보고 먼저 계단쪽으로 오니까 민석쌤이 그제서야 오른손을 슬쩍 잡더라 ㅋㅋㅋㅋ
" 계단에도 CCTV 있지 않아요? "
" 다 퇴근해서 괜찮아. "
그러고 둘이 계단 나란히 내려가서 1층에서는 쌤들 있어서 풀고 아무렇지 않게 나옴 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까 되게 대담했었네 ㅋㅋㅋㅋㅋ
알게 모르게 대담해지고 있었군...ㅎㅎㅎㅎㅎㅎㅎ 근데 그 와중에도 내 왼손은 내 배위에 살포시 안착 ㅋㅋㅋㅋㅋ
쌤이 주차장에서 차 가지고 나온다고 서점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길래 배 문지르면서 서점 앞에 갔어.
점점 마법통이 심해져서 서점 가는 길에 약국 있나 없나 스캔하고 ㅋㅋㅋㅋ 근데...ㅎㅎㅎㅎㅎㅎㅎㅎ 학원가라 그런지.. 약국이 없네...하..
서점 앞에 와서 몇 분 안기다리니까 민석쌤 차가 스르르 오길래 조수석에 탔지.
근데 안전벨트를 하고도 내가 왼손으로 배 쓰다듬고 있는걸 민석쌤이 봤나봐.
" 여주야. "
" 네? "
" 배 아파? "
" ...아... "
" 교무실에서부터 계속 배 쓰다듬길래. 안색도 안 좋아보이고. "
ㅋㅋㅋㅋ그 때까지 나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어 ㅋㅋㅋㅋ 내 왼손이 계속 배 위에 붙어 있었다는 걸..★
" 아, 아니에요. 별거 아니에요. "
마법통이라고 어떻게 밝혀 ㅠㅠ 사귄지 한 달 밖에 안 됐는데 ㅠㅠㅠㅠㅠㅠ
" 진짜? "
" 네, 진짜요. "
" ...아프면 말해. 참지말고. "
마음 같아선 쌤 약국 앞에 좀 세워줘요!!! 마법통에 끝내주는 타이레홀 좀 사게!! 라고 하고 싶었지만...ㅎㅎ
참기로 했다...하... 그리고 민석쌤이 신경쓸까봐 손은 안전벨트를 꼭 잡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근데 여주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오늘 시험도 쳤는데. "
" ...음... 다..단 거? "
ㅋㅋㅋㅋㅋㅋ진심이었어... 단 게 그렇게 먹고 싶더라고... 이 배아픔을 조금이나마 잠재울 수 있을 것 같은?ㅎㅎㅎ
원래 마법에 걸린 날은 단 게 끌리잖아 ㅠㅠㅠㅠㅠ 초콜렛, 케이크, 도넛, 쿠키... 눈 앞에 있으면 다 먹어 치울 것 같더라.
" ..그..근데! 저녁으로 단 걸 먹을 순 없으니까... 따뜻한 국물 있는 거? 사..삼계탕 같은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두번째로 간절하게 먹고 싶었던 건 배를 따뜻하게 데울 수 있는 국물 있는 음식ㅋㅋㅋㅋㅋㅋㅋ
칼국수나... 삼계탕이나.. 짬뽕같은...? ㅎㅎ... 근데... 여름이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리 이열치열이라해도... 여름인데... 덥잖아...?
갑자기 민석쌤한테 미안해져서
" ...는 안 먹고 싶어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석쌤이 흘긋 나 보더니 웃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뒤에 갑자기 저 말 덧붙여서 그런가 ㅎㅎㅎ
" 먹고 싶은 것 같은데? "
" ㅎㅎ..아..아닌데...ㅎㅎ "
먹고싶다. 간절하게. 배를 따뜻하게 데우고 싶어!!!!!!!!!!!!!!!!!!
" 진짜? "
" ...지..진짜..ㅎㅎ "
" 난 괜찮은데, 따뜻한 국물 있는 거 먹어도. "
민석쌤이 그 말 하길래 순간적으로 그럼 삼계탕!!!!! 이라고 외칠 뻔 했지만 ㅎㅎㅎㅎㅎㅎㅎㅎㅎ순간의 감정을 잘 억눌렀지 ^^
" 아니에요. 쌤 먹고 싶은걸로 먹어요. "
" ...흠... 그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쿨 ㅋㅋㅋㅋㅋㅋ 그러더니 거침 없이 운전함.
원래부터 자기가 먹고 싶은 거 먹으려고 했던 거 아니야?ㅋㅋㅋㅋㅋㅋ
그러고 한 10분 정도 가니까 도착한 곳이...
" ...쌤... "
쌤이 내리려고 하길래 내가 팔 잡으니까 쌤이 왜 그러냐는 듯이 보더라.
" ...진짜...쌤이 먹고 싶은 거 맞아요...? "
" 응, 맞는데. "
그러더니 웃으면서 먼저 내림. 나는 벙쪄있다가 민석쌤이 앞에서 기다리는 거 보고 따라 내리고.
그 순간에도 배는 혼자서 난리를 치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자연스럽게 내리면 끝 ☆
그러고 민석쌤 옆에 나란히 서서 들어가는데 긴가민가 싶은거야...
응... 도착한 음식점이 ㅠㅠㅠㅠㅠ 삼계탕 집이었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쌤이 먹고 싶은게 맞나? 뭐지? 이런 생각이 머릿 속을 뒤덮는데 아까 답했듯이 쌤이 먹고 싶은거 맞댔잖아 ㅠㅠㅠ
" 우리 앉아서 먹을까? "
그러더니 식탁말고 방으로 들어감. 쌤이 방석 두 개 깔고 문 쪽에 앉더라.
" 삼계탕 먹을거지? "
그러고는 나한테 의사를 물은듯 안 물은듯 바로 직원한테 삼계탕 두 개 달라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그 순간에도 벙쪄서 민석쌤 보고 있는데 민석쌤이 갑자기 나 보더니 뭐 생각 났다는듯이
" 아, 맞다. "
이러는거야.
??? 뭐가 맞아요???
" ...뭐가요? "
" 나 잠깐 나갔다 올게. "
" ...? "
너무 갑자기 저래서 ㅋㅋㅋㅋㅋㅋㅋㅋ 물어볼 틈도 없이 ㅋㅋㅋㅋ 쌤이 나가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 와중에도 머릿속에선 민석쌤이 정말 삼계탕을 먹고 싶어했나 이런 것만 둥둥 떠다녔어 ㅋㅋㅋㅋㅋ
여튼 엄청 행복하더라 ㅠㅠㅠ 푹신푹신한 방석에 곧 있음 나올 따끈따끈한 삼계탕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데... 삼계탕이 나와도 ㅋㅋㅋㅋ 민석쌤이 안 오더라... 그제서야 어딜 갔나 싶어서 카톡하려고 폰 꺼내는데 민석쌤이 딱 문을 열고 들어오는거야.
그것도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서. 막 숨 고르는 소리도 내고.
6월 중순이라 엄청 더웠거든? 근데 쌤이 어딜 갔다 온건지 저 상태인거야.
" ...어디 갔다 왔어요? "
" 어? 아, 잠깐 뭐 좀 사러. 삼계탕 나왔었네, 먹고 있지. "
" 쌤도 안 왔는데 혼자 어떻게 먹어요~ "
" 이제 왔으니까 빨리 먹어. "
" 안 더워요...? "
내가 휴지 뽑아서 민석쌤 이마에 땀 닦아주니까 민석쌤이 괜찮다면서 자기가 휴지 들고 닦는데 뭔가 갑자기 미안해지는거야ㅠㅠㅠㅠㅠ
" 밖에 엄청 덥던데... 그렇게 땀까지 흘리고 삼계탕 먹으면... 더 더울텐데... 괜히 저때문에 먹는거 아니에요? "
" 아니라니까. 내가 먹고 싶어서 온건데 왜 그래. "
ㅠㅠㅠㅠㅠㅠㅠㅠ근데 뭐지?ㅠㅠㅠㅠ 이 알 수 없이 치밀어 오르는 미안함은?ㅠㅠㅠㅠㅠㅠ
그러더니 자기가 먼저 숟가락 들어서 삼계탕 한 숟가락 뜨더라. 그제서야 나도 따라 뜸.
민석쌤, 진짜 미안한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겁나 행복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그 와중에도 내 손이 배 위에 가 있었나봐...ㅎㅎㅎ
" 여주야, 배 많이 아파? "
" ...아... "
내가 슬그머니 손 떼고 ㅎㅎㅎㅎㅎ 하고 웃으니까 민석쌤이 못 말린다는 듯이 나 보더라.
" 아니에요. "
" 아니긴... 일단 먹어. "
넹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답할 겨를도 없이 호로록 호로록 잘 먹음 ㅋㅋㅋ 민석쌤도 잘 드시더라.
둘 다 그렇게 한 그릇 싹! 비우고 나왔는데 민석쌤 이마에 땀이 또 송글송글 ㅠㅠㅠㅠㅠㅠㅠ
" 많이 덥죠? "
" 아니, 별로. "
" 에이, 이마에 땀 맺혔는데. "
" ... "
민석쌤 반박 못함 ㅋㅋㅋ 더운 거 맞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우리 그럼 에어컨 빵빵한 카페 가서 시원한 거 한 잔씩 마셔요. 제가 살게요. "
" 아니야, 됐어. 집에 가서 쉬자. "
쌤이 엄청 단호박으로 말하길래 당황해서 가던 길 멈추고 민석쌤 봤어. 그러니까 민석쌤이 아.. 하고 작게 탄식하는 소리 내더니 자기 머리 한 번 쓸더라.
" 오늘 시험 치느라 많이 피곤했을텐데 집에 가서 푹 쉬어, 여주야. "
근데 갑자기 엄청 서운해지는거야. 아직 6시 조금 넘었는데 밥만 먹고 헤어지자니... 1시간만에 데이트 끝이라니..ㅠㅠㅠ
쌤이랑 카페 가서 얘기도 하고 달달한 것도 먹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 말 들으니까 너무 서운한거야.
보니까 쌤도 더워서 피곤해 보이긴 했어. 그런데도 자꾸 밀려오는 이 섭섭함 ㅠㅠㅠㅠㅠㅠ
" 쌤 많이 피곤해요? "
" 아니, 난 별로. "
" ...나도 안 피곤한데... "
" 아니야. 집 가서 쉬어. "
카페 가도 쉴 수 있고, 쌤 얼굴 보면서도 쉴 수 있는데 왜 자꾸 집에 가래!!!!!!!
쌤이 너무 단호하게 말하니까 내가 대꾸도 못하겠는거야 ㅠㅠ 그래서 그 상태로 그냥 차 타고 집으로 향함...
가면서도 슬쩍 카페 가자고 말 하니까 쌤이 바로 안 돼. 이러는거야.
서운하고 섭섭하고... ㅠㅠㅠㅠ 마법에 걸리니까 더 예민해지는 거 알지? 뭔가 더 울컥하는거야.
나만 쌤이랑 같이 있고 싶고, 나만 쌤이랑 더 얘기하고 싶나? 난 아픈데도 참고 쌤이랑 한마디라도 더 하고 싶은데 쌤은 아닌가?
오랜만에 시간 나서 하는 데이트인데 더 얘기도 못하고...
" ... "
" ... "
둘 다 아무 말도 없이 집까지 가는데 민석쌤이 자꾸 날 흘금흘금 보는거야.
근데 나는 철저히 외면하고 창 밖만 봤어. 나는 마음 속으로 이제 와서 카페 가자고 해도 절대 안 갈거라는 고집까지 장착하고...
" ...여주야. "
집에 다 와가는데 계속 날 흘금 보던 쌤이 날 부르는거야.
처음엔 안 쳐다보고 왜요. 이렇게 말하니까 쌤이 아무 대답도 없더라.
나도 이런 분위기로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는데 ㅠㅠㅠㅠㅠ 마법때문에 내 기분도 우울이 바닥 끝까지 떨어진 상태라 ㅠㅠ
미안한거 아는데 나도 모르게 자꾸 고집 부리고 있더라고...
그러다가 아무 말도 없이 우리 집 앞에 도착했어. 내가 한숨쉬고 인사하고 내리려는데 민석쌤이 나를 부르는거야.
" 여주야. "
" ... 왜ㅇ... "
내가 좀 나중에 대답하면서 돌아보려는데 갑자기 민석쌤이 내 왼손을 잡았어.
근데 보니까.. 또 내 손이 배 위로 가있더라.
" ... "
쌤이 그러더니 배 위에 있던 내 손 꼭 잡고 기어 위에 손을 뒀어.
" 섭섭하지? "
" ... "
" 미안해. "
" ... "
저 말 듣는데 섭섭함, 우울함, 미안함이 순간적으로 다 느껴지는 것 같았어.
솔직히 민석쌤이 내 눈치 볼 필요 하나도 없잖아. 미안해할 이유도 없고. 데이트도 밥 잘 먹고 얘기도 그 정도면 평소보다 많이 했는데, 내가 욕심을 낸 거잖아.
" ...아니에요... "
" ... "
그러더니 내 손 놓고 몸 뒤로 틀어서 뒷자석에서 뭘 꺼내서 앞으로 가져오는데...
아... 나 진짜 그 때 엄청 후회했다. 민석쌤한테 속으로나마 짜증내고 툴툴댄거.
" 너 많이 아파 보여서. "
" ... "
" 오늘 너 안색도 되게 안 좋고, 자꾸 배 만지길래... "
" ... "
" 따뜻한 거 먹고 싶다고 하고, 단 게 땡긴다고 하고... "
민석쌤이 좀 말을 머뭇거리면서 이었어.
" ...나도 여동생이 있어서 알거든... "
아. 다 알고 있었구나.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어. 부끄럽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미안한거야. 민석쌤은 나를 위해서 집에 가서 쉬라고 한 건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 혹시 싶었는데, 너 컨디션도 안 좋아보이고. "
" ...쌤... "
" 섭섭했으면 미안. 이런 얘기 어떻게 꺼내야 될지 몰라서. "
쌤은 결국 나때문에 삼계탕을 먹었고, 푹신한 방석 위에 앉았고 나때문에 그 여름에 뛰어서 도넛 가게에 가서 도넛을 사고.
" 부끄러워 안 해도 돼, 여주야. 미안해하지도 말고. 내가 너무 단호하게 말해서 네가 속상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
좀 전까지만 해도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못난 나를 저렇게 다독이는데
" 여자들은 그 날 감정기복도 심하다고 하더라고... 다 이해해, 괜찮아. "
내 손을 이렇게 따뜻하게 만져주는데
" 집 가서 푹 쉬어. 오늘 큰 시험 치느라 수고도 많았고. 해 줄 수 있는게 삼계탕이랑 도넛 사주는 것 밖에 없네. 너 아픈데 괜히 데이트하자고 해서 미안해.
오히려 자기가 미안하다며 나에게 곤란한 표정을 보이는데
" ...여주야... 왜 울어... "
내가 너무 바보같고 한심하게 느껴졌어.아무리 마법에 걸린 날이라도 그렇지 내가 어떻게 민석쌤한테 그런 섭섭함과 짜증을 느꼈는지 모르겠는거 있지.
쌤 말을 듣는데, 내 손을 자기 엄지로 쓸어주고 있는데 그 따뜻함이 너무 좋고 미안해서 왈칵 눈물이 터졌어.
이런 모습 보이기 싫었는데... 아까의 내 모습이 너무 싫어서...
" 쌤이... 나 이렇게까지 생각해주는데... 나는... "
훌쩍거리면서 말하니까 쌤이 안전벨트 풀고 나한테 더 가까이 와서 나머지 한 손으로 내 눈물 닦아줬어.
" 괜찮아. 괜찮아, 여주야. "
" ...쌤... "
계속 주륵 주륵 눈물이 나는거 있지 ㅠㅠ 난 민석쌤한테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사람이야 ㅠㅠㅠㅠ
" 울지마, 응? 나 너 울리려고 이런 말 한 거 아닌데. 어떡하지. "
쌤이 당황해서 쩔쩔 매는데 그 모습에 또 더 미안하고.
나같이 못난 사람한테 왜 쩔쩔 맬까 ㅠㅠ 그런 생각 하니까 더 감정이 북받치는거야. 내가 뭐가 이쁘다고, 내가 뭐가 좋아서ㅠㅠㅠㅠ
" 여주야. 뚝. "
쌤이 저 말하는데 더 울 뻔 ㅋㅋㅋㅋ 그래도 참았어... 꾹꾹, 억지로... 지금 생각해보면 더 추해지기전에 잘 멈춘 듯...후..
여튼 쌤이 내 눈물 닦아주고는 한 손으로 내 얼굴 쓸면서 웃는거야.
" 많이 속상했어? "
" ... 속상한게 아니라... 내가 너무... 이기적..인 것 같아서... "
" 아니야, 여주가 뭐가 이기적이야. 난 그렇게 생각 안하니까 미안해하지마. "
저 말 하는데 또 왈칵.
억지로 꾹꾹 감정 눌러담고 작게 한숨 쉬니까 민석쌤이 다시 웃으면서 내 손 잡더라.
" 이제 7시 다 되가니까 집 가서 푹 자. 약 먹고, 도넛도 먹고. "
" 고마워요, 쌤... "
" 고맙긴. 남자친구가 당연히 해야될 일인데. "
뭐가 당연히 해야될 일이야 ㅠㅠㅠㅠㅠㅠ 이 남자야 ㅠㅠㅠㅠㅠㅠㅠ 왜 자꾸 감동만 줘 ㅠㅠㅠ 진짜 ㅠㅠㅠㅠ
나는 해 준것도 없는데 ㅠㅠㅠㅠㅠㅠㅠ
" 아니에요. 진짜... 쌤 너무 고마워요. "
" 아니야. 고마워하지도 말고, 미안해하지도 말고. "
그러고 다시 도넛 내 손에 쥐어주고, 차에서 내려서 조수석 쪽으로 오더니 차 문 열어줬어.
" 쌤... "
내가 내려서 고개 푹 숙이니까 쌤이 두 손으로 내 얼굴 잡고 자기 눈 쳐다보게 했어.
심장 터질 것 같은데 쌤은 그거 아는지 모르는지 내 눈 뚫어져라 보더니 다시 씩 웃었어.
" 내일은 아프지마. "
그러고 두번째 손가락으로 내 볼 쿡쿡 찌르고 손 내림 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ㅠㅠㅠㅠㅠ 민석쌤 ㅠㅠㅠ 나한테 왜이래요 ㅠㅠㅠ
" 들어가서 카톡해. 아, 아니다. 그냥 푹 자. "
" 아니에요, 카톡 할게요. "
" ...그래. "
쌤이 웃으면서 다시 운전석으로 가더니 나한테 손 흔들어줌. 내가 멍 때리고 보고 있으니까 민석쌤이 푸합, 하고 웃더라.
" 빨리 들어가. 너 들어가는 거 보고 갈거야. "
" ...ㅎ...ㅎㅎ..ㅎ.... "
언제 울었냐는 듯 수줍게 웃으며 뒷걸음질 치며 민석쌤 얼굴 보니까 민석쌤이 못 말리겠다는 표정으로 날 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왜 그래 ㅠㅠㅠㅠ 조금이라도 얼굴 더 보고 싶단 말이야!
" 그러다 넘어진다. 똑바로 가. "
" 넵.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이제 민석쌤 말 잘 들을거야 ㅠㅠ 집에 가서 쉬라고 하면 쉬고, 똑바로 가라면 똑바로 갈래 ㅠㅠㅠ
" 으이구... "
그러고 내가 아파트 현관 입구까지 가니까 그제서야 민석쌤이 차에 타더라.
나도 민석쌤 차가 나가는 거 보고 나서야 엘레베이터 눌렀는데, 그 날 있었던 일을 생각하니까... 또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거야.
쌤은 미안해하지도, 고마워하지도 말라고 했는데
나를 이렇게 신경써주고 챙겨주고 아껴주는 민석쌤한테 어떻게 안 그럴 수가 있겠어.
이거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그 때가 너무 감동적이다. ㅋㅋㅋㅋㅋㅋ
여기 적고 후다닥 도망가야겠다.
사랑해 김민석!
더보기
|
이핫!!!!! 제가 왔어염!!!!! 와... 17편 초록글... 흡..
시...심장에 무리가!!!!!!!!!!!!!!!!!!!!!!!!! 여러분 때문에!!!!!!!!!!!!!!!!!!!!!!!!!!!!! ㅇ<-< 사랑합니다 여러분...♡ 앞으로도 열심히 쓸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시우밍 / 문돌이 / 델리만쥬 / @고3 / 매력 / 뽀리 / 간장 / 핑쿠핑쿠 / 찝적이 / 시우슈 / 뜨뚜 / 유레베 / 체리 / 암행어사 / 도라에몽 / 뀨르릉 / 이과생 / 재간둥이 / 츄파츕스 / 종대찡찡이 / 슘슘 / 꾸꾸 / 소녀 / 뿜빠라삐 / 초코 / 시카고걸
님들 ㅠㅠㅠㅠㅠ 사랑합니다 ㅠㅠㅠㅠㅠㅠ 암호닉분들 ㅈㅔ가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후훟...후하하하하핫!! 음하하하하하하하하핳!!!! 내 마음에 새길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새기지 말라구요... ? 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읽어주시고 댓달아주시는 분들... 완전 애정합니다 ㅠㅠㅠㅠ
암호닉 언제나 받습니다 [ ] 요기 안에 넣어서 신청해주세요!!!!!
ㅎㅏ 우리 찬열이는 이제 국방의 의무를 하러 떠났습니다... 언젠가 돌아올 그를 위해... pray...☆★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리쌤 김민석이 여러분을 설렘사 시킬 그 날까지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늘 말로만 했던 모든 분들께 답글 달기! 이번편 선착순 2분 관계없이 댓써주신 모든 분들께 답글 달아드립니다!!!!!!!!!!! (두근) (혹시 나만 두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