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사는 도부자
08
내 마음을 받아줘!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60/df085447467fd3d012dfe32fe570f7c7.jpg)
밤새 잠에 들지 못했다. 다 도경수 씨 때문이다.
" 맨날, 다른 곳만 보고 있잖아 "
" 그거 다 잊을만큼 너무 좋아 "
으아아아아아아아ㅏㅏㅏ아아아악!!!!!!!!!!!!!!!!!!!!!!!!!! 술취해서 한 말이라고 치부하기엔 마지막에 김종인 씨가 취중진담도 진담이라고 한게 걸린다.
그게 정말 진담이라면 솔직히 도경수 씨한테 좀 감동이다.그동안 몇안되는 남자들을 스쳐갔지만 이렇게 나를 좋아해주는 남자는 처음이라서 낯설기도하고
그동안 겨울이라 외로워서 그냥 찝쩍거리는거 아니야? 하고 생각했던게 미안 할 정도로 얼마나 나를 많이 좋아하고 있는 거 아니야
나도 그런 도경수 씨가 싫지않다. 오히려 ㅈ..조..조..ㅎ..!!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60/0ee0a78cfa882ef3cc7c6fa0fa509edc.png)
에그머니나! 깜짝이야,
" 박찬열이, 너 왜 카페 안들어가고 이러고 있어 "
한껏 허세를 장착한 박찬열이 카페 앞 화단에 쭈그려 앉아있었다. 엉덩이 안시렵니
내 부름에 녀석은 고개를 돌리는데, 영혼이 탈곡된 그 얼굴은 참, 아무리 내 얼굴로 할 말은 아니지만, 가관이었다.
" 들어가면 토할 것같아 "
" 술도 약한게 왠지 어제 막 마시더라니 "
쯧쯧, 혀를 차주고 카페에 들어가려하자 박찬열이 내 패딩 끝자락을 붙잡는다.
" 안돼, 들어가지 마 "
" 아 왜 이래! 추워! "
이 이기적인 새끼가...
" 그럼 하나만 말해주고 들어가 "
" 뭐 "
" 나 어제 마시고 헛소리했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억은 나냐?
박찬열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기위해 아무말없이 의미심장한 미소만 입가에 띄워주었다.
역시 박찬열은 놀리는 맛빼면 시체지,
녀석은 내 미소에 안달나서는 인상을 찌푸리며 미친듯이 패딩을 쥐고 흔들었다. 내 오리털!!!!!!!!!!!!!!!!!!!!!!!!!!
" 알았어! 미친놈아 놔봐 좀 "
얼마나 세게 쥐고 흔들었는지 뜯겨나갈 것마냥 박찬열이 잡은 부분만 손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이ㅣㅣㅣ...(분노)
나는 헤헤 거리며 눈치보는 박찬열 옆에 같이 털썩 앉아 말했다.
" 너 진짜 어제 기억 안나? "
" 일어나보니까 집이던데, 종인이 형이 세훈이한테 전화해서 세훈이가 나 집까지 데려다줬대 "
" 불쌍한 오세훈... 너 어제 도경수 씨한테 벤츠 태워달라고 찡찡거렸잖아 "
박찬열은 처음 듣는다는 듯 한 표정으로 침묵했다.
" 흐으응ㅇ응유ㅠㅠㅠㅠ 나는 켱수형 조은데! 형은 열이 미오해ㅠㅠㅠ "
어제 지가 했던 짓을 똑같이 따라서 보여주니까 더더욱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래도 몰라?
" 나는 형이 벤츠타고 다녀서 조탄말이야ㅠㅠㅠㅠㅠ유유유ㅠㅠㅠㅠ 나도 벤츠 타고시퍼ㅠㅠㅠㅠㅠㅠㅠ "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1712/3bdf7bb83b77f71def077071e7f62292.jpg)
" 대박 내가 그랬다고? "
ㅇㅇ 진상새끼야, 한심하다 한심해
" 어, 그러니까 적당히 농땡이 피우고 들어와서 일해라 "
연신 대박거리는 박찬열의 뒷통수를 아프지않게 쳐주고는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한참 그렇게 쪽팔려 하면서 안들어 올 줄 알았는데 내가 들어오니까 또 따라서 들어오는 박찬열
" 그래서 경수형은 뭐래? "
취해가지고 니 말 하나도 안듣고있었어
하지만 난 궁예왕이니까 알 수 있지
" ... 니 싫다던데 "
내 말에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웃음을 참던 녀석의 표정에서 웃음기가 소멸했다.
도대체가 박찬열이 기대했던 도경수 씨의 반응을 모르겠다. 뭐 도경수 씨가 오구오구 우리 찬욜이~ 형이 벤츠 태워주께요 ~ 이러길 바랐나보다.
현실은 시궁창이야 임마,
앞치마를 두르고 어제처럼 박찬열 면상에 앞치마를 던져주는데 벌써 몸이 기억했는지 자동반사로 자연스럽게 손으로 잡고는 다시 나를 졸졸 따라온다.
" 왜? 아니 경수형은 내 뭐가 마음에 안드는건데 "
" 왜냐하면 "
도경수 씨가 나를 너무 좋아해서,
근데 이 말을 꺼내면 박찬열한테 몰매를 맞을 것 같아서 말을 하지 못했다.
" 너가 나한테만 관심 줘서 싫대, 도경수 씨한테도 관심 좀 줘 "
사실 이 말은 말도 안되지만 멍청한 녀석은 턱을 어루만지며 진지한 표정으로 아~ 하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멍청이
" 어머~ 우리 찬열이하고 ○○가 왔네~ "
때마침 해피해피 작업실에서 나오는 이모가 반갑게 인사를 해주신다.
근데 왜 박찬열 먼저 불러주세요? 왜죠??????????????????????????
( 자존심 상함 )
눈치채지 못하게 몰래 이모를 흘겨보고 주방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는데 홀에서 대걸레질을 하던 박찬열이 이모가 다시 작업실로 들어가는 것 까지 보더니 카운터 쪽으로 달려온다.
일을 하러 오는거야 노가리 까러 오는거야, 일 좀 해
" 야 세훈이 부른다. "
" 뭐? 걔는 왜, 학원 다니잖아 "
" 걔 오늘 학원 안가는 날이야, 롤하고 있을 걸, "
근데 롤이나 하고 있는 잉여를 왜 불러,
" 관심이 필요한 경수형이 세훈이의 관심도 받고싶어 할 수 있잖아 "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1712/c7286a80ed638e44dbc44f89e168e0b7.jpg)
박찬열의 오지랖은 나를 능가했다.
그 말을 끝으로 내 대답을 듣지도 않고 자기는 너무 배려심이 깊다고 자화자찬하며 홀로 쌩하니 가버리는 녀석
날 잡아서 존나 때리고싶다.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1712/e6233adf53d19f50e826847bc94ffb8e.jpg)
" 훈이 왔어 "
오세훈은 항상 카페에 들어올 때마다 '훈이 왔어'로 인사를 대신한다.
평생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던 훈이가 익숙해지는 순간이다.
딱 들어와서 자리에 앉지도 않더니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거리는 오세훈
보나마나 박찬열 찾고있겠지
" 니 친구 화장실 갔어 "
" 아니 박찬열은 됐고, 경수형 안왔어? "
왠일로 박찬열은 안찾고 대낮부터 경수형... 얘도 도경수 씨 빠돌이 기질이 보이는데..
" 찬열이가 오늘 경수형하고 친목 다질 거라고 해서 경수형 온 줄ㅋ "
" 도경수 씨 오려면 퇴근 때까지 기다려야 할 거다 "
" 좋네, 나는 찬열이랑 놀고 너는 커피 만들고 "
이 새끼가..?
오세훈에게 내 아름다운 중지 손가락을 보여주고 있는데 화장실에서 행복한 표정으로 나오는 박찬열때문에 기싸움을 휴전했다.
전봇대들은 서로 얼굴을 보자마자 깔깔 웃으면서 이야기 보따리를 늘어놓았다.
허구한 날 보면서 그 때마다 할 말은 또 뭐 저렇게 많은지... 여자애들이 니네 괜히 게이라고 오해하는게 아니라고 고답이새끼들아
박찬열은 아예 자신이 알바라는 신분임을 잊은건지 오세훈 앞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떠들기 시작했다.
" 카페알바 존멋이야 쩔지, 나 좀 카페 오빠같냐? "
" 님 존멋,나도 학원 끊고 카페 알바나 할까 "
니 받아줄 자리 없으니까 꺼져
나를 왕따 시키며 잘 노는 전봇대 브라더스를 두고 카운터 쪽 의자에 앉아 무념무상, 빨리 도경수 씨나 왔으면 좋겠다. 하고있는데 잘떠들다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나한테 말을 거는 오세훈
" 야 ○○○, 경수형이 아직도 너 좋아해? "
아직도라니, 쿸... 자존심이 상합니다만...?^-^ 뭐 도경수 씨가 나를 안좋아하길 바라는 것처럼 말한다?
" 어 좋대! 아주 그냥 좋아죽겠다고 하더라 "
" 그럼 너도 경수형 좋아해? "
아닛 갑자기 왜 그런 남사스러운 질문을...
....나도 도경수씨 좋아하냐고..?
나는 음....
" 그런 것 같아 "
싫어하지는 않잖아,
오세훈은 내 대답을 듣더니 씨익 웃으며 말을 했다.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60/147eeef54b38c8e1281270cd51e5ce6f.png)
" 근데 왜 안 사귐? "
어...?
뭐지, 딱히 오세훈이 설득하는 것도 아닌데 설득 당하는 것 같은 이 상황은..?
정곡을 찔린 느낌에 나를 놀리는 미소를 짓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오세훈을 게슴츠레 쳐다보았다.
저거 은근 맨날 멍청한 척 하면서 머리가 예사롭지않아... 거기에 비해 박찬열은 정말 멍청한 거고
" 아나, 오세훈 진짜, 솔로인 티를 내요, 꼭 "
눈만 꿈뻑거릴줄만 알던 박찬열이 잠깐 찾아온 정적을 깨뜨렸다.
" ○○○가 타고있는게 바로 썸아니겠냐 썸! "
....
" ㄱ..그..그래!!! 나는 지금 썸을 타고 있는거야! 썸! "
당황한 나는 격하게 박찬열의 말을 옹호하면서 나 썸타고 있어요를 동네방네 외쳤다.
너무 크게 외쳤는지 카페 안 모든 시선이 내게 집중되었다.
오세훈때문이야!!!!!!!!!!!!!!!!!!!
내 반응이 이럴 줄 몰랐다는 듯 뒷통수를 긁적거리며 말을 하는 오세훈
" 알았어.. 썸 잘타라 "
어, 썸 잘 탈게 고맙다...
직장인들 퇴근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그사이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많은 생각을 했다.
커피를 내리면서도 박찬열을 때리면서도 오세훈을 까면서도,
이게 말로만 듣던 썸이구나... 그래... 이게 썸... 왠지 썸이라는 걸 의식하니까 도경수 씨 생각하는 것도 부끄럽고..막...으....
그럼 도경수 씨가 내 썸남이 되는건가? 대박... 완전 부끄러워 썸남이래...
혼자 앉아서 실실 쪼개고 있는데 저 구석에서 전봇대 브라더스가 이마를 맞대고 속닥속닥 무언가 작당모의를 하고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야! 뭐해 너네! "
속닥속닥, 둘의 이야기는 끊기지않았다. 혹시 내 뒷담화를 까고있었던게 아닐까?
뒷담화 까는 데 함부로 끼어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내 뒷담화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미친듯이 뛰어가서 전봇대 브라더스 옆에 앉아 귀를 기울여서야 내가 숨쉬고 있다는 걸 눈치 챈 녀석들이 나를 끼워주었다.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60/83e4e3bb8bb720dc8f96c50ccc0ee1ec.jpg)
" 야 너도 아이디어 좀 내봐 "
" 무슨 아이디어 "
" 프로젝트 명 ' 내 마음을 받아줘! '에 대한 아이디어 "
ㅁ..뭣? 뭔 마음을 받아?
" 누가 니네 마음을 받아 미쳤냐, 오세훈 너 혹시 좋아하는 애 생겼냐? "
" 아니 미친 진짜, 경수형! 경수형 우리가 맨날 너한테만 관심 써서 우리 싫어한다며, 그럼 우리 마음을 전해줘야지 "
븍츤녈... 그걸 또 곧이 곧대로 말했네, 기가 찬다.
아무 말도 없이 그냥 헛웃음만 흘리며 둘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 일단 내가 알바니까 빨리 커피를 내올게, 그럼 세훈이 너가 경수형 외투를 걸어두는 옷걸이 역할을 해 "
" 오 좋다, 커피는 너가 만드는 거? "
" 내가 만들면 맛없어서 경수형 화낼지도 몰라, 만드는건 ○○○시키고 "
...
더이상 들을 가치가 없다. 으휴 오세훈보고 오라고 하는게 아니었어
한심하지만 지극정성인 전봇대 브라더스를 대놓고 비아냥 거릴 수는 없어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딸랑-하는 종소리가 들렸다.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1718/1d98853f80c4a7e7700f6c8010a8ed1b.png)
" 안녕하세요 "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도경수 씨, 그러고보니 오늘은 그.. 까만남자... 김졸ㅇ..아니 김종인 씨하고 같이 안왔네
빨리 카운터로 들어가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받아주자 빙그레 웃어준다.
도경수 씨는 어제 취중진담이 기억 안나는 것일까?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태연하지... 나는 잠도 제대로 못잤는데...
" 오늘은 카푸치노 주세요 "
맨날 아메리카노를 마시던 도경수 씨의 주 메뉴가 바뀌었다. 저번에 카푸치노 한 번 먹어보더니 거기 맛이 들렸나보다.
네~ 하며 카드를 받아들려는데 카드를 쥔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카드를 놔야 계산을 하든 뭘 하든 하지...
도경수 씨는 당황한 내 눈을 꼭 맞춰오면서 말을 했다.
" 하트 꼭 그려주세요 "
실패할지도 모르는데...ㅎ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 계산을 하려는 순간이었다.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60/bbe20375c8b53d2640923d2dc88c3b9d.jpg)
" 경수형! "
마치 10년동안 알고지낸 것마냥 친한 척하며 달려오는 박찬열에 도경수 씨는 흠칫했다.
" 아휴~ 밖이 많이 춥죠, 카페 안은 따뜻하니 외투 벗어서 이리 주세요 "
오늘도 역시 도경수 씨는 박찬열을 달가워하지 않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마치 이건 뭐냐고 묻는 눈빛으로 여러차례 나와 박찬열을 번갈아 보면서 눈치를 주었다.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외투를 달라며 손을 내미는 박찬열을 뒤로하고 도경수 씨에게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리고는 슬금슬금 게걸음으로 가까이 온 그의 귓가에 말했다.
" 친해져 보세요. 착한 애들이에요 "
정성이 갸륵해서라도 내가 도와줘야지
전봇대 브라더스 프로젝트 [ 내 마음을 받아줘! ] 출격이다!
" 야, 빨리빨리, 경수형 기다리잖아! "
아 미친 괜히 도와줬어, 도와준다는 말 다 취소!!!!!!!!!!!!!취소!!!!!!!!!!!!!!!!!!!!!!!!!!!!
도경수 씨 앉으라고 의자를 빼주는가 하면 오세훈은 웨이터처럼 팔에 도경수 씨 외투를 걸쳐놓고 서있고 박찬열은 그 바로 옆에서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있다가 갑자기 와서 커피를 빨리 대령하라며 재촉한다.
알바 이틀차 주제에 한 것도 없으면서 말만 잘하지
" 기다려봐 이제 하트만 그리면 돼 "
" 뭔 하트야! 빨리 하라고! "
" 도경수 씨가 하트 꼭 그려달라고 했다고! "
그 말에 바로 박찬열은 수긍하고 조용히 하트 그리는 것만 지켜봤다.
대체 박찬열한테 도경수 씨가 뭐길래, 아주 그냥 썸은 지가 타?
겨우겨우 하트가 완성되자마자 빨리빨리를 외치며 잔을 트레이 위에 얹고 홀로 쌩하니 나가버리는 녀석
하, 친구 알바 구해줘봤자 쓸모없어
옆에서 빨리빨리를 외쳐대는 통에 왠지 엄청난 일을 한 번 겪은 것같아 좀 쉬려고 했지만 퇴근시간이라 밀려들어오는 손님에 fail
나는 지금 웃고있지만 속으로는 이미 박찬열의 관을 짜두었다.
그래도 친구니까 비싼 향나무로,
*
오늘 회사에 종인이 결근을 했다. 일에 관해서는 완전히 미친놈이라고 불릴 만큼 허구한 날 야근을 했기 때문일까 어제 찬열과 경수를 데려다주기 위해 애써서 일까
체력이 종인을 안 따라준 듯 하다.
덕분에 오늘 경수는 오랜만에 홀로 카페에 가게 되었다. 맨날 여자한테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 그러면 안된다. 하며 종알거리는 종인이 없어 살짝 심심하긴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그녀를 데려다 줄 수 있었기에 나름 기분은 괜찮았다.
물론 카페 들어가기 전까지만해도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60/f07d9de8afad0ab4fd65b00190590d53.png)
" 안녕하세요 "
인사는 했지만 찬열군이 알바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잠깐 망각했다. 거기다 오늘은 세훈군까지
총체적난국이다.
일단 주문하고 천천히 전봇대 브라더스를 어떻게 때어낼까 생각하기로 했다.
" 오늘은 카푸치노 주세요 "
어제 먹었던 걸로, ○○씨의 마음이 담긴
" 하트 꼭 그려주세요 "
하트가 그려진 카푸치노로
이제 곧 ○○씨의 하트가 그려진 카푸치노를 먹을 생각에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룰루랄라 자리에 앉아 열심히 커피를 만드는 그녀의 모습을 감상할까 했는데 저기서부터 전봇대가 뛰어온다.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1718/109b9168bdc9bbde21148cacb6efc489.jpg)
" 경수형! "
그 모습은 가히 위협적이었다.
혹시 내가 그동안 차갑게 대해서 거기에 대한 복수를 하러 오는 걸까?
" 아휴~ 밖이 많이 춥죠, 카페 안은 따뜻하니 외투 벗어서 이리 주세요 "
예상밖으로 찬열군은 허리를 굽신거리며 내 코트를 강탈해가려했다. 복수가 내 코트 뺏어가기..?
개인적으로 아끼는 코트라 이 코트만은 절대로 줄 수 없다.
○○씨에게 찬열군 좀 치워달라는 눈빛을 보냈지만 그녀는 몇번 눈을 깜빡거리더니 다가오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슬금슬금 옆으로 걸어가며 찬열군에게 저리가라는 눈치를 줬지만 찬열군은 멀뚱멀뚱 코트를 달라고 손을 내밀고있을 뿐
그녀의 곁에 가까이가니 갑자기 귓가에 뜨거운 숨결이 덮쳐왔다. 간지러워서 순간 움츠러들 뻔 했다.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억지로 아랫입술 깨물면서까지 참고 가만히 말을 들었다.
" 친해져 보세요. 착한 애들이에요 "
○○씨가 이렇게까지 가까이서 말해주는데 친해져야되나..
...
그런데 착한 애들은 아닌 것 같은데...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1718/68cdf2640a1028e3a44928f74d3973e4.jpg)
찬열군이 이상하다.
나무마냥 내 코트를 팔에 걸치고 있는 세훈군도.
앉으라고 의자를 빼주지 않나, 카페 안이 너무 덥지는 않냐고 물어보질 않나
○○씨 옆에서 떨어져있는 건 좋은데, 부담스럽다.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60/dd20279a972e2f35e8fb8dcd61d2f1a0.jpg)
.....
" 형님, 뭐 불편하세요? "
부담스러워서 불편하다.
너무 부담스럽다. 대체 전봇대 브라더스는 나한테 왜 이러는 걸까?
맨날 둘이 짜오는 건 아닐까? 어떻게하면 나를 피말려 죽일지, 어쩌면 전봇대 브라더스는 우리 회사 라이벌 기업에서 고용한 살인 청부 업자일지도 모른다.
너무 대답이 없으면 내가 자기들의 정체를 눈치챘다는 걸 알 수도있으니 어물쩡 대답을 해주기로 했다.
" 커피가 빨리 마시고싶네요 "
말이 끝나자마자 찬열군은 아~ 하며 주방으로 달려들어갔다.
이걸로 하나는 갔다. 그럼 나머지 하나, 세훈군은....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60/15f4b922f09021478d96c39a26fd8551.png)
" 형, 하나만 물어볼게요 "
앗, 세훈군이 먼저 말을 걸었다. ○○씨와 있을 때와는 다른 두근거림, 두려움의 두근거림,
차마 말이 안나와 살짝 고개만 들어 대답을 대신했다.
" ○○○ 좋아하는 거 맞져, 쟤도 경수형한테 호감있는 거 알져,근데 왜 바로 사귀자고 안해요? "
예상외의 질문이지만 당황하기는 마찬가지다. 왜 사귀자고 안하냐니,
어렸을 때부터 항상 들어왔던 말이 하나 있다. 이성 간의 교제는 결혼까지 생각하고 신중하게 해야한다고
물론 나혼자 그녀와 결혼을 생각 안해본건 아니다. 하지만 이성이 가까워지는 데에는 어느정도 시간과 때가 필요한 법, 그것이 바로 이성간의 도리이다.
나는 천천히 세훈군에게 내가 그동안 배운 연애관에 대해 하나하나 말해주었다.
" 형 완전 할아버지네요 "
내 말을 조용히 듣던 세훈군이 입을 열었다.
잘 들어놓고 할아버지라니...
" 무슨 결혼까지 생각해요. 그냥 사귀다가 안맞으면 헤어지면 되는거고 마음이 잘 맞으면 결혼하면 되는거고, "
음...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1718/02d79a3c77a7c3ffe7f95c524444c69f.png)
" 잘맞아서 결혼하면 정말 좋지만, 정말 만약에 헤어지게되는 상황이라면 좋은 추억보다는 상처가 더 많지 않을까요. "
" 사귀는게 쉬워진다면 헤어지는 것도 쉬워질지 몰라요. ○○씨에게 상처주기도 싫고 저는 ○○씨를 그런 스쳐지나가는 인연으로 만나고 싶지 않아요. "
말이 끝나고나서 한참 세훈군과 나 사이에는 말이 없었다.
내 생각이 너무 할아버지같았나보다. 하긴 요즘 하도 개방적이다. 개방적이다. 하니까, 대대로 내려온 이 연애관은 조금 고리타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개방적인게 나쁜 건 아니다라고 세훈군에게 뭐라고 하면 좋을까 생각하는데 오~ 하는 감탄이 들려왔다.
" 형 방금 겁나 멋졌던거 알아요? ○○○가 남자 하나는 잘 골랐네"
세훈군은 팔에 걸치고있던 코트를 의자에 옮겨놓고 맞은편 자리에 편하게 앉아 말을 걸었다.
" ○○○가하고 친한 우리가 미운 건 알겠는데 너무 미워하지는 마요 "
어제 하루종일 그녀와 붙어있던 찬열군에게 그렇게 눈치를 줘도 몰랐던 걸 세훈군은 오늘 단박에 알아차렸다. 눈치가 정말 빠른가보다.
" 썸남하고 남사친은 급이 다르거든요. 저희하고 쟤는 거의 형제수준? 우리가 쟤를 여자로 안쳐주고 쟤도 우리를 남자로 안쳐주고, 그니까 우리가 이러는거 진짜 단순히 형이 좋아서 그러는 거니까 좀 받아줘요. "
그리고 세훈군은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이면서 언더스탠딩? 이라고 물었다.
살다가 동생한테 조언아닌 조언도 다들어보고, ○○씨를 알게 된 이후로 온통 새로운 일 투성이다.
" 커피 배달 왔습니다~ "
작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데 위태롭게 커피를 들고오는 찬열군이 보인다.
단순히 내가 좋아서 이러는 거라니, 저렇게 키가 커도 동생이긴 동생인가 보다.
" 잘 마실게요 "
아마 이게 내가 찬열군에게 한 말 중 가장 호의적인 말일 것이다.
" 아니요아니요, 근데 경수형... 말 놓으셔도 되는데 ... "
" 전 이게 편합니다 "
반말은 고등학교 때 친구들 말고는 거의 해본 적이 없다. 심지어 대학교 동기들한테도 안했으니까,
딱 자르는 듯한 말투에 풀이 죽은 찬열군, 세훈군의 말을 들어보니까 그동안 차갑게 대했던게 조금 미안해지기도 하고
옆에서 어슬렁거리며 서있는 찬열군이 안쓰러워 좀 앉으라고 말하려는 순간 카운터에서 그녀가 소리쳐왔다.
" 야! 박찬열!!!!!!!!!!!!!!!!! "
찬열군은 이리저리 눈치를 보다가 헤헤 웃으며 그녀에게 달려갔다.
좀 부담스러워도 찬열군이 내 옆에 있는게 더 나을 것 같은데...
○○씨하고 붙어있어서 생기는 질투는 어쩔 수 없는거라
*
" 야! 박찬열!!!!!!!!!!!!!!!!! "
일 하라고 일!!!!!!!!!!!!! 너도 알바라고!!!!!!!!!!!!!!!!!!!!!!!!!!!
내 성질에도 헤헤 거리며 좋다고 뛰어오는 박찬열
" 경수형이 나보고 커피 잘 마시겠다고 했어 "
" 그 놈의 경수형경수형! 테이블 좀 닦고 일 하라고 "
억지로 행주를 쥐어주고 강렬한 눈빛을 보내니 그제야 말을 알아듣고는 홀로 나간다.
돈 벌기 힘들지 찬열아, 그건 그렇고 컵이 부족한데
" 야!!!! 오세훈!!!!!!!!!!! 너도 와서 도와!!! "
어느새 친해진건지는 몰라도 피식피식 웃으며 도경수 씨와 이야기를 하는 오세훈을 불렀다.
오세훈은 한참 뭔가 생각하는 듯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가 아닌 문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 아~ 훈이 너무 바빠서 가야겠다~ "
웃기고 있네, 너 집에서 롤만 한다고 박찬열이 다 알려줬거든 어디서 밑장 빼기야
재빨리 카페에서 나가려는 오세훈의 뒷덜미를 잡아 카운터까지 끌어왔다.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1718/c518f8f24a5a88ec540b23c5e23aede2.jpg)
" 나 진짜 바쁜데 "
" 왜, 뭐가 바빠 "
" 롤 승급전ㅋ "
너도 관을 하나 짜줘야겠다. 너는 짜증나니까 향나무 말고 오동나무로 짜주지
" 게임 그만하시구요, 이 의자 밟고 올라가서 저기 찬장 위에 있는 저 컵하고 홀더 좀 내려주시죠 "
친히 의자까지 대령하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툴툴 거리며 순순히 의자 위로 올라가는 오세훈
와, 올라가니까 진짜 천장 뚫을 거 같아, 리얼 전봇대네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나는 열심히 커피를 내리고 오세훈은 잡일을 하고 박찬열은 청소를...
박찬열은 열심히 청소하고 있겠지? 하며 고개를 들어 홀을 쳐다봤더니, 하, 열심히는 얼어죽을 열심히
홀 한가운데에서 대걸레를 들고 가만히 서있는 박찬열의 등짝이 보인다.
혈압 상승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60/4ab5854bdfaf278949f698231df69553.jpg)
남은 손님의 커피까지 다 만든 후 전투적으로 달려가 박찬열의 등짝을 내리치고 잔소리를 장전했다.
" 야! 저기 밑에 쓰레기 떨어지고 저기에도 커피 흘린거 안보여 ? "
" 잠깐만! "
그러면서 손으로 내 입을 막는 녀석, 무슨 잠깐만이야..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내 얼굴이 참 고생한다.
혀를 내밀고 핥아서 손을 때볼까 했지만 짜고 기분 나쁠 것 같아서 시도는 하지 못했다. 내가 기분이 나쁠 것 같아서ㅇㅇ...
거칠게 박찬열의 손을 뿌리치고 대체 뭐 때문에 넋을 놓고 있는 건가 싶어 놈의 시선 끝을 따라가보니
여자?
그래 그냥 나같은 평범한 여자다.
근데 왜 쳐다보고 있는 거.. 혹시 전여ㅊ..
" 나 사랑에 빠진 것 같아 "
?
알 수 없는 개소리에 거기다 또 무슨 소리를 더 할까 궁금해 조용히 박찬열의 말만 들었다.
" 저 누나 커피 마시는 거 진짜 이쁘지않냐 "
미친... 그냥 커피 마시는 여자인데,
" 거기다 저 누나 사원증도 리터 소프트 거야 "
소름이 돋았다. 언제 사원증까지 봤지.. 눈 좋네 찬열이...내가 옆에서 아무리 왈왈 짖어봤자 박찬열은 귓등으로 안들을 것 같아 대신 대걸레를 뺏어들고 말했다.
" 그럼 가서 번호 따던지 "
투덜투덜, 알바를 썼는데 하나 더 쓴 의미가 없어, 이제 대걸레질은 벗어나나 했더니,
박찬열을 자르고 오세훈을 썼어야 했어
구석부터 카운터까지 쭉 대걸레를 밀고오는데 나를 따라 움직이는 도경수 씨의 시선이 느껴진다.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60/a1aaffef2fe5d412fcf61769f77ccbf6.jpg)
" 저도 좀 도와드릴까요 "
...
" 지금 농담하신거죠. 커피나 드세요 "
돈 받고 고용한 놈도 일을 안하는데 무슨 손님이 일이에요. 마음만 감사히 받을게요.
" 진심인데...너무 바쁜 것 같아서... "
" 됐어요. 이제 손님 안 들어올 걸요. 홀에서 마시는 손님만 다 가시면 마감 준비해야죠 "
안절부절 못하고 내 동선을 따라 눈을 굴리는 도경수 씨,
내가 못할 짓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저래
" 안 힘들어요? "
" 네~ 괜찮습니다. 맨날 하는 일인데요 "
" 찬열군 시키면 안돼요? "
사랑에 빠진 놈한테 뭘 시키겠어요. 문제의 장본인과 그를 사랑에 빠지게 만든 여자 쪽을 턱짓으로 가리키니 도경수 씨도 고개를 돌려 가만히 그 꼴을 지켜보았다.
도경수 씨도 어이가 없죠. 저도 어이가 없습니다 하하
" 찬열군은 저대로 두는게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도와드릴 거 있으면 바로 말해주세요 "
그러며 도경수 씨는 은근히 미소지었다. 박찬열이 내 곁에서 떨어져있다는게 그렇게 좋아 할 만한 일인가보다.
열심히 대걸레 질을 하다가 힐끔 스쳐 본 도경수 씨의 커피 잔은 이미 텅텅 비어있었다. 하긴 지금까지 안마신게 더 이상하지
" 오늘 마감 전보다 늦을 것 같은데, "
" 네? "
" 괜찮냐구요. 집에 안들어 가보셔도 돼요?"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60/aeb705dd943792d57f5c46be1eb33682.jpg)
그는 내가 커피잔을 봤다는 걸 눈치채고 이쁘게 입술로 호선을 지었다.
" 괜찮아요, 기다릴게요 "
어느 덧 우리 사이는, 도경수 씨가 나를 마중해주는 것이 당연한 사이가 되었다.
*
오세훈은 박찬열과 피씨방을 가야한다며 마감 직후 냅다 피씨방으로 가버린 덕분에 도경수 씨와 단둘이 차를 탈 수 있었다.
한참을 조용히 가다가 어색한 분위기를 못참는 내 성격덕분에 미친듯이 머리를 굴려 말 할 거리를 찾아냈다.
" 저 "
" 저 "
말 할 타이밍을 잘 못 잡았다. 어떡하지 하고 눈치만 보는데 도경수 씨가 먼저 하세요. 하며 순서를 넘겨주었다.
" 도경수 씨, 그 영화 알아요? "
" 어떤 영화요? "
" 그 할머님하고 할아버지 나오시는 영화인데 그게 그렇게 재밌대요 "
엄마나 친구랑 보러 가고 싶었지만 펑펑 울면 놀림받을게 분명했기에 아직까지 못보고 있는 영화다.
어떻게 보면 영화보러 가자고 찌르는 것 같지만... 맞다 찌르는 거다.
하지만 도경수 씨는 음,, 그렇구나 하고 만다. 씨.. 나름 용기를 내서 한 말인데...
이렇게 대화를 끝낼 수는 없어 다시 한 번 말을 걸었다.
" 도경수 씨 어제, "
한 말 기억나냐고 물어보려고 하려고했는데 기억 안 날수도있겠네
말하려던 것을 끊고 다시 고개를 돌려 앞유리창을 바라보니 옆에서 바람빠지는 듯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왜 웃...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60/0bfa1205310805e7884c93d392b38687.jpg)
" 진심이라서 잊어달라는 소리도 못하겠고 "
뭐야, 기억하고 있었어?????????? 그 말하고 바로 뻗었으면서... 맙소사...
다시금 어제의 상황이 새록새록 떠올라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도경수 씨가 말을 이어갔다.
" 그냥 알아주기만 하면 돼요. 그냥, 내 마음이 그렇다고 "
취중진담도 진담, 김종인 씨의 말이 맞았네,
도경수 씨 눈에는 내가 맨날 다른 곳만 보고 있었구나
그리고 도경수 씨는 나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항상 그래왔듯이 집 앞에 도착하면 그가 재빨리 차에서 내려 문을 열어준다.
나는 고고한 척 하며 내리면 되는 거고,
그렇게 내린 곳,어두운 밤, 가로등 밑은 두 남녀가 서로를 바라보기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
불빛에 아른거리는 그의 눈동자는 요즘 흔히들 그렇게 말하던가,
꿀이 떨어진다.
나에 대한 애정이 눈빛에서부터 드러난다. 그를 바라보고있는 나의 눈빛도 조금은 그러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섣불리 내가 그에게 다가가고 만날 수 없는 이유는 이런 여유로움이 나를 좀 더 설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만약 그와 제대로 만나게 된다면,
얼마나 더 설레게 될까
" 데려다줘서 항상 고마워요 "
" 오늘 하루종일 피곤했을텐데 들어가 쉬어요 "
피곤하기는 무슨... 운전은 자기가 했지
이렇게 막상 들어가려니까 아쉬운 마음이 든다.
머뭇머뭇 뒤를 돌아 걸음을 옮기려는데 도경수 씨의 목소리가 발목을 잡았다.
" 저, ○○씨 그 영화 알아요? "
영화 이야기는 아까 하지 않았나, 네? 하고 되물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 할머님하고 할아버지 나오시는 영화인데 그게 그렇게 재밌대요 "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1718/a1661e0bd7ff73e03d8c2364aca3fa02.gif)
" 주말에 영화보러 갈래요? "
" 제가 먼저 말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마음이 그렇게 통했을까요. "
*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60/211c49103488c0f196173c07ddbaebf1.jpg)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핸드폰을 보니 도경수 씨에게서 톡이 도착했다.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1718/b506b62097856d77bc2cb53004f53a7d.jpg)
ㄴ..너무 먼 곳은 다메..!!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1718/d3b7a7c160cd31d46a6269237533727d.jpg)
...?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60/d6a5a8700eacc3789ae865b32cdea3c8.jpg)
도경수 씨도 은근 고집이 있단 말이지...
자기가 데리러 오겠다는데 굳이 막을 이유는 없을 것 같아, 토요일 1시 반 집 앞.. 을 중얼거리며 폰에 충전기를 꽂고 화장실을 가려는데
징징, 다시 한 번 더 진동이 울렸다.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60/6400a4ca2188d61196e515e6d4d71597.jpg)
*
사담
하이 여러분 리히터예요
여러분 진심 이 말은 꼭 하고 넘어갈게요.
이러기 있기 없기!???????????????????있기 없기!!!!!!!!!!!!!!!!!!!!!!!!!!!!!!!!!!!!!!!!!!!!!!!
![[EXO/경수] 강남 사는 도부자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1718/519f277df5a92d4783d3aa41de8caf62.jpg)
이렇게 초록글 올려줘서 나 감동주기 있기 없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완전 깜짝 놀랐자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거시 바로 경수의 취중진담의 효과일까요? 무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흑흑엉ㅇ엉엉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거기다 추천도 10씩이나! 우리 독자님드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이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쩜 좋아 진짜, 하... 여러분 진짜 살앙합니다. 제 마음도 받아줘!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겠네요 아니다 강남 사는 도부자 완결하고 죽어도 여한이 없겠네요
ㅇ<-<
좋은... 삶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여러분들 때문에 조증걸린거 같아... 진심... 앞으로도 계속 강남 사는 도부자 사랑해주시고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번편은 취중진담으로 여러분들 심장을 폭행했지만 오늘은 그냥 어정쩡하게 끝났네요.
ㅎ...
그래도 다음에는 영화보러가니까 돌팔매는 다메요!
맞다. 오늘 찬열이가 리터 소프트 모 여사원에게 한 눈에 빠졌죠...ㅎ 금사빠라능
그 편은 다음에 언젠가 번외로 나갈 예정입니다! 번외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여러분 사랑해요!!!!!!!!!!!!!!!!!!!!!!!!!!!!! 알러뷰!!!!!!!!!!!!!!!!!!쥬뗌므!!!!!!!!!!!!!!!!!!!!!!!!!!!아이시떼루욧!!!!!!!!!!!!!!!!!!!!!!!!!!!!!!!!!!!!!
[암호닉]
너구리걸님/면하트님/우비님/망고님/카페알바생님/아메리카노님/정수정수연님/바닐라라떼님/굔듀님/뽑뽀님/됴됴륵님/종순이님/몽구님/복숭아님/핫초코님/첸스님
모나리자님/쀼님
( 암호닉도 한 줄을 다 채웠네요. 뿌듯..)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