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우,
반가워요 여러부우우운
사랑해요 여러부우우운
| 그대 웃음은 화사했고 |
지금까지 잘도 피했다 싶다. 눈 앞에 우현이 보인 순간에 성규는 저도 모르게 때가 왔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며칠 안 보이던 사이에 머리칼이 짧아진 우현이다. 그래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그 생각을 할 때는 아니지. 우현을 응시하는 성규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그런 성규의 표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현은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을 흔들어보였다. “방금 전화하려고 했었는데.” “타이밍 좋네요.” 눈을 활짝 구부리며 말하는 우현에 표정을 푼 성규는 대답 없이 우현을 바라봤다. 그런 성규의 시선에 우현은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왜요?” 딱 그런 표정으로 성규의 어깨에 손을 올리자 성규는 저도 모르게 움찔거렸다. “아,아니. 왜 연락을?” 요 며칠 우현의 연락을 무시해서 찾아온걸까. 그런 이유로 찾아오기에는 우현은 아르바이트로 바쁠텐데. 사장님이 조금 단순하시긴 하지만. 후후 웃고 있는 우현의 눈치를 살피던 성규는 곧 입을 여는 우현에 작은 눈을 크게 떠보였다. “우리 놀러가요.” 무척이나 즐거운 듯 상기된 우현의 목소리를 들으며 성규는 작게 입을 벌렸다. 그리고 눈을 깜박깜박. 우현이 성규의 이름을 부를 때까지 성규는 멍하니 우현을 바라 볼 뿐이였다. 그러다 퍼뜩 놀랐다. “네, 네?” 방금 목소리가 이상하게 나와버렸다. 놀랐다는 걸 여실히 알려주는 반응이라 생각하며 성규는 제 혀를 깨물고 싶었다. 뒤늦게 나온 성규의 반응에도 뭐가 좋은지 웃고 있는 우현이 활짝 입꼬리를 당겼다. “저 놀이공원 티켓 생겼어요.” “같이 놀이기구 타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페스티벌도 보고…….” 찬찬히 말을 하는 우현은 이미 거기로 떠난 것 같았다. 그런 우현을 생각 없이 바라보던 성규는 우현이 말한 날짜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 그 날 약속 있어요.” “……네?” 손가락까지 접어가며 할 일을 말하던 우현이 우뚝 멈췄다. 고개를 들어 성규를 바라보는 눈빛에 성규는 슬쩍 시선을 돌렸다. 다갈색 눈동자가 애처롭게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다른 날은 내가 안되는데.” 당황스럽단 눈빛과 더불어 얼굴이 일그러진다. 성규는 미안하단 표정을 지어 우현을 바라봤다. 아까 그 신이 난 표정으로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나름 활짝 핀 표정으로 바꾼 우현이 헛기침을 하며 얘기했다. “그 날 뭐 하시는데요?” 묘하게 침울해진 우현의 목소리를 들으며 성규는 눈썹을 삐뚤게 일그러뜨렸다. 다 큰 남자에게서 불쌍함을 느끼다니. “아는 동생이랑 영화 보기로 약속했어요.” 곧이곧대로 말을 하면서도 묘하게 우현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성규는 이내 시선을 발끝으로 향했다. 성규의 발과 우현의 발이 눈에 들어온다. “영화라……, 영화.” 턱을 매만지며 중얼거리는 우현에 성규는 조심히 우현을 쳐다봤다. 약간 씁쓸한 것 같기도 하고, 또. “저도 같이가요.” 무언가 결심에 찬 눈빛이라 차마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
힐끔힐끔. 까페 내부에 있는 여성들의 시선이 어느 한 쪽으로 향하고 있다. 그들 모두가 상기된 표정이였다. 이 까페는 언제나 눈을 즐겁게 만든다. 그건, 오늘도 마찬가지. 여자들은 모두 그리 생각하며 저들이 떠드는 대화를 듣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들리지 않았다. “……와, 바보 새끼.” 어이 없단 성열의 한 마디에 우현이 표정을 찌푸리며 “욕 하지마.”라고 구시렁거렸다. 차마 크게 따질 수가 없다. 우현은 조금 기가 죽은 표정으로 성열을 힐긋 바라봤다. 상당히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앉아 있는 성열은 우현을 답답하다는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래서 따라가냐?” “응.” 순간 쿵. 무릎으로 테이블 밑을 올려친 성열이 주변을 잠시 둘러보다가 다시금 우현을 향해 싸늘히 내뱉었다. 거친 목소리로 “바보 새끼.”라 말한 성열을 보며 우현은 이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럼 어떡하냐. 이미 약속이 잡혀 있다는데.” 말이 끝으로 갈수록 밑으로 축축 쳐진다. 확실히 어깨도 쳐져 있었다. 평소라면 밸도 없이 방긋방긋 웃고 있냐고 핀잔할텐데. 요즘따라 이런 한심한 남우현을 많이 본다고 생각하며 성열은 손바닥 끝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차라리 다음 기회를 노리던가. 그걸 또 따라간다고 그러냐?” “그럼 어떡해.” 이제는 아예 울상으로 일그러진 우현을 보며 성열은 허, 숨을 내뱉었다. “아는 동생이래, 동생. 여자겠지? 솔직히 말하자면 성별도 묻지 않았어. 남자던, 여자던, 아는 동생이던간에 둘이서 같이 영화 본다고 하는 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는 걸.” 뭐 이런. 느릿느릿하지만 차분한 우현의 말을 들으며 성열은 조금 표정을 누그러뜨렸다. 하지만 여전히 심술이 가득한 얼굴이였다. “더구나 여자면 더더욱. 그 사람은 게이가 아니란 말이야.” 검지손가락으로 테이블을 의미 없이 빙글빙글 자국을 남기던 우현이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이상하게 남자도 경계가 되긴 하지만.” 중얼거림과도 같은 우현의 말을 다 듣는 순간, 성열은 박수를 쳤다. 그리고 입술을 짓이기듯이 꺼끌꺼끌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그래, 그래. 그렇게 게이가 되는거지.” 빈정거리는 성열을 보며 우현은 퉁명한 시선을 던졌다. “그건 너도 마찬가지 아니야?” “뭐, 씨……, 윽!” 순간 당황해서 혀를 씹고 말았다. 성열은 혀를 삐죽 내밀고는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망할 것. 사람을 왜 놀라게. 찔끔 눈물을 흘린 성열은 비죽비죽 웃고 있는 우현을 매섭게 노려봤다. “요망한 새끼.” “난 사실을 말했는 걸.” “잔망스러운 녀석.” 나직히 욕을 내뱉는 성열을 보며 우현은 어깨를 으쓱였다. 사실 성열과 이렇게 툭툭 내뱉고 있지만 속은 여간 편치 않았다. 따라가는 게 바보스럽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우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게 벽에 걸려져 있는 달력을 보며 성규와 만날 날짜를 속으로 곱씹었다. 자존심 따위 다 버리고 갈 것이다. 테이블 아래에 있는 주먹을 세게 쥔 우현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나도 따라가줄까?” 매서운 표정을 푼 성열이 약간 찌푸린 얼굴로 말한다. “응?” 순간 놀란 표정을 지은 우현이 눈을 깜박거렸다. “그 아는 동생, 내가 잡고 있어줄게.” 성열의 말을 가만히 듣던 우현은 눈을 가늘게 구부렸다. 아까의 그 우울함은 다 던진 표정이였다. “아니, 괜찮아.” “……정말로?” 고개를 가로젓는 우현을 보면서도 못 미덥다는 표정을 지은 성열이 나직히 물었다. 그러자 우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눈을 가늘게 뜬 성열이 우현을 가만히 살피다 이내 삐뚜름하게 투덜거렸다. “이 놈이나, 저 놈이나.” 바보들 뿐이다. 성규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약간 딱딱하게 굳을 얼굴. 기분이 나빠서가 굳은 얼굴이 아니라 긴장으로 굳어진 얼굴이였다. 그걸 어렵지 않게 눈치 챈 성종이 눈을 깜박이며 성규의 표정을 지적했다. “왜 그래?” 평범한 남학생들과 달리 가느다란 목소리를 들으며 성규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 반응에 성종은 오히려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형, 지금 긴장한 것 같은데? 나랑 영화 본다는 게 뭘 그리 긴장될 일이야?” 다른 사람들은 눈치채기 힘든 성규의 표정을 요즘따라 제대로 파악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저도 모르게 눈썹을 꿈틀거린 성규는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면……, 같이 만난다는 형?” 움찔. 미세한 반응이였지만, 반응은 반응이다. 그렇군. 턱을 매만진 성종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런 반응인지 모르겠네. 평소에도 자주 만나는 사람 아니야?” 자주 만나는 사이이긴 하다. 그것도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요 근래 성규가 그 쪽으로 가지 않아서 만나지는 않지만 이렇게까지 대학교로 찾아오는 일이 있게 되어버렸다. 오랜만에 보게 된 우현은 반갑기도 했지만, 또. 약간 미묘하기도 했다. “혹시, 막 형 괴롭히는 사람이야?” 그럴 리가. 괴롭히기는 커녕. 성규는 재빨리 부정했다. 평소 잘해주던 우현이 떠오른다. 그와 동시에 성규의 표정도 묘하게 달라져버렸다. 그걸 놓치지 않은 성종은 눈을 가늘게 떴다. 헷,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이상하네.”라고 중얼거린 성종이 성규의 옷자락을 잡았다. “아니면 당장 일어나.” 툭, 성규에 대한 관심을 다 지워버린 매정한 친척 동생을 보며 성규는 눈썹을 사악 올렸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약속한 시간, 약속한 장소에서 분명히 우현은 한 발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을 게 뻔하다. 언제 오나 주변을 둘러보기도 하고, 핸드폰으로 시간도 확인하겠지. 왠지 모르게 그려지는 우현을 떠올리며 성규는 걸음을 옮겼다. 주말이고 날씨도 좋다보니 시내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었다. 치이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보며 성규는 주변을 둘러봤다. 우현이 있을까? 아직 약속한 장소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벌써부터 우현이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참, 형 계속 거슬리게.” 바로 옆에서 성종이 투덜거렸지만 성규는 못 들은 척 할 뿐이다. 사실 영화를 보자고 했던 성종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왜 자신을 이렇게 만들어버려서. 아니, 거절하지 못한 자신이 바보일까. 후아, 숨을 길게 내쉰 성규는 입술을 안으로 오무렸다. 누구한테 탓할 필요는 없다. 아니, 그걸 떠나서 자신이 왜 그런 생각을 해야하는 지 자체가 의문이다. 이렇게 긴장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손을 둥글게 만 성규는 마치 생각을 털어내려는 듯 어깨를 툭툭 쳤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가지 않아 툭 떨어지고 말았다. 눈 앞에 우현이 보인다. 우현도 성규를 인식한 상황이였다. 성규를 보자마자 우현의 표정에 환한 웃음이 그려졌다. 그 미소에 성규는 저도 모르게 흠칫 놀라며 뒤로 물러나려고 했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몸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그렇게 빠른 속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성규의 앞에 당도한 우현이 반가운 표정으로 성규를 바라봤다. “일찍 오셨네요.” 칭찬을 하는 듯한 어조에 성규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그렇게 따지자면 우현은 성규보다 더 일찍 왔다. 마치 화가가 예쁘게 덧그린 듯한 미소를 짓고 있던 우현이 시선을 슬쩍 돌려 성종에게로 향했다. 이분이 그 아는 동생이구나. 저도 모르게 긴장된 표정을 지은 우현이 성종의 눈을 응시했다. 어린 인상이다. “안녕하세요. 규 형의 친척 동생, 이성종이에요.” “아……, 아! 그렇군요!” 순간 멍한 표정을 지은 우현이였다. 그러다 곧 밝은 표정으로 바뀌어버렸다. 그 변화는 성종은 물론이건 둔한 성규마저 알아차릴 정도였다. 으이그. 성규는 고개를 돌려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성규 자신마저 알게 될 정도여서 민망하다. 그리고 후끈하다. “남우현이에요. 그 쪽……, 그니까 성규 씨 대학 후배에요.” “말 편히 놓으세요. 저도 편하게 우현 형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샐쭉이 웃어보이는 성종에 우현 또한 따라 웃음을 터뜨린다. “반가워, 동생.” 아까와는 달리 진심으로 반가운 듯한 표정으로 성종에게 악수를 건넨다. 서로 위아래 악수를 주고 받더니 눈이 마주치니 또 푸흐 웃음을 흘린다. 서로 잘들 논다. 순간 탐탁찮은 기분을 느낀 성규는 입술을 씰룩이다가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영화 시작 시간에 맞춰 약속을 잡아서 그런지 시내에 있는 영화관에 들어가서 콜라와 팝콘을 사고나자 바로 들어가게 되었다. 밑에 있는 영어로 앉을 좌석을 확인하며 움직이던 성규는 뒤에 있던 성종이 발끝으로 툭 치자 뒤를 돌아봤다. 제 콜라와 팝콘을 들고 있던 성종이 성규에게 떠넘기듯 주고는 “화장실 갔다올게.”라는 말을 끝으로 몸을 돌렸다. 졸지에 양 손 가득히 짐을 들게 된 성규는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정말이지. 성종을 향해 투덜거리던 성규는 “제가 들게요.”란 말과 함께 성규 손에서 빼내는 우현에 어, 입을 벌렸다. 안 그래도 되는데……. 미세한 중얼거림에도 놓치지 않고 들은 우현이 눈을 가늘게 휘었다. “어서 앉기나 해요.” 웃음기가 잔뜩 베인 목소리에 성규는 이내 입을 다물고 자리에 앉았다. 막 시작했기 때문인지 아직 광고를 하고 있었다. 멍하니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던 성규는 문들 팔걸이 위로 우현의 손이 스친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렸다. 아, 마주쳤다. 애초부터 성규를 바라보고 있었는지 바로 마주친다. 그래도 놀랐는 지 잠시 눈을 둥글게 떠보인 우현이 곧 입꼬리를 당겼다. 그리고 성규 쪽으로 몸을 숙였다. “마치 이렇게 있으니까.” 사람이 많은 영화관에서 차마 큰 소리로 얘기할 수 없으니 이렇게 속닥이는 것일 거다. 아마도. 귓가에 느껴지는 바람에 성규는 흡, 숨 쉬는 것을 멈췄다. “꼭 데이트 하는 것 같아요.” “그 쪽은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낯간지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성규는 뭐라 말하지 않았다. 부끄러운 말을 잔뜩 하는 우현의 표정은 당당하지 않았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만약에 여기가 환한 바깥이라면 분명히 우현의 얼굴은 붉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니, 확신이 들었다. “쑥스럽네요.” 하지만 결코 나쁜 기분은 아니라고 덧붙이는 우현을 보며 성규는 말 없이 시선을 돌렸다. “……오히려 좋네요.” 푸흐흐, 바보 같은 우현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성규는 손을 들어 손등으로 우현의 입을 툭 쳤다. |
저 둘은 여전히 숫기 없습니당 ^0^*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인피니트/우현성규] 화사한 그대는 몽글몽글 12화 10
13년 전공지사항

인스티즈앱 ![[인피니트/우현성규] 화사한 그대는 몽글몽글 12화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0/0/5/005b84dec8238d9b99500924b3ef393a.png)
댓글 반응 갈리는 위생관념 없는 와이프.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