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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몰래 

 

 

 

 

 

 

 

부제:벌청소와 연애의 상관관계 

 

 

 

 

 

 

 

 

 

 

 

 

 

 

 

"오늘 지각한 사람 손 들어 봐." 

 

 

 

 

 

선생님의 말에 굳은 상태로 가만히 눈만 굴렸다. 손을 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 나도 묻혀서 아닌 척 모르는 척 하면 되는거야. 참으로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오늘은 정말 집에 일찍 가야한다. 나는 라마즈 호흡까지 해가며 긴장되는 마음을 달랬다. 오늘은 진짜 청소 걸리면 안 되는데. 제발 아무도 내가 지각했다는 사실을 까발리지 않길. 

 

 

짝꿍이 물끄러미 나를 쳐다본다. 그 눈길이 꼭 '너 지각했으면서 왜 손 안 들어?' 라고 말 하는 것 같다. 나를 쳐다보는 짝꿍에게 뭘 봐, 라며 괜한 시비를 걸었다. 짝꿍이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린다. 선생님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한다. 종 친 다음에 들어온 사람이 아무도 없어? 

 

 

그제서야 몇몇 아이들이 서로를 지목한다. 선생님! 김한빈 지각했어요! 김지원의 폭로가 이어진다. 말을 들은 선생님은 김한빈 너 지각했니? 라며 물어온다. 김한빈은 노발대발하며 아니라고 울상을 짓는다. 나는 모르는 척 등 뒤로 느껴지는 김한빈과 김지원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냈다. 

 

 

김지원과 김한빈이 속닥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불안감이 급증해온다. 제발. 시발새끼들아 제발. 나는 속으로 빌고 빌었다. 제발 저 새끼들이 제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게 해주세요. 그러나 신은 없었다. 어느새 김지원과 김한빈은 동시에 선생님을 외치고 있었다. 

 

 

"조용히 안 해?" 

 

"선생님! 진짜 진지하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뭔데." 

 

 

제발. 

 

 

"김코니 오늘 지각했어요!" 

 

 

개새끼야. 

 

 

 

 

 

몰래몰래 

 

 

 

 

 

 

부제:벌청소와 연애의 상관관계 

 

 

 

 

 

 

 

센세 너무한 거 아니에요? 저 오늘 집에 일찍 들어가봐야 된다구요. 오늘이 티켓팅인데……. 시끄러워. 동혁이는 1분단 쓸고 김코니 너는 2, 3분단 쓸어라. 교탁 밑도 청소해야 되는 거 안 잊었지? 선생님 교무실에 있을 테니까 청소 마치면 부르러 와. 네? 아니 선생님! 저기요! 

 

 

아, 존나 짜증난다. 나의 간절한 부름에도 불구하고 쾅 소리를 내며 닫혀버린 문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정확히는 문 밖으로 보이는 선생님의 등짝을. 사람을 이따구로 차별할 건 또 뭐람. 역시 현석이 답다. 나는 입 밖으로 중얼중얼 선생님의 욕을 내뱉었다. 

 

 

내가 이래서 저 새끼를 싫어해요. 이게 다 담임 때문이라니까? 나는 청소도구함으로 걸어가는 김동혁을 아래위로 훑었다.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 꼬락서니가 마음에 안 들었다. 저 맹구같은 놈이 뭐가 그렇게 예쁘다고 선생님은 쟤만 편애하는 거야. 김동혁은 빗자루를 두 개 집어들더니, 뒤를 돌아 내 이름을 부른다. 

 

 

"김코니." 

 

"뭐." 

 

"빗자루 가져가." 

 

"그냥 거기다 놔. 내가 알아서 할 거니까." 

 

 

내 말에 김동혁은 한숨을 푹 쉰다. 나니? 지금 인상 찌푸리고 한숨 쉴 건 니가 아니라 나 아니야? 나는 김동혁의 어이없는 행동에 헛웃음을 쳤다. 니가 언제부터 날 챙겼다고 그래? 내가 손이 없어 발이 없어. 사지가 멀쩡한 나한테 왜 빗자루를 챙겨주는데? 

 

 

책상에 걸터앉아 열심히 청소하는 김동혁을 쳐다봤다. 애 쓴다 애 써. 아주 선생님한테 예쁨 받으려고 지랄을 해요.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게 다 양현석 때문이었다. 담임이 되어가지고 반 애들을 이딴 식으로 차별하는데 김동혁을 보는 내 시선이 고울리가 없었다. 

 

 

사실 내가 김동혁을 처음부터 싫어했던 건 아니다. 학기 초에는 무려 연속 세 번을 같이 앉으며 남 몰래 김동혁을 좋아한 적도 있었다. 한 일주일 정도? 그냥 풋사랑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담임 선생님이 눈에 띄게 김동혁만을 편애했다. 

 

 

나는 여자고, 김동혁은 남자였다. 내가 아무리 장군감처럼 생겼어도 여자였다. 김동혁이 아무리 비 맞은 토끼처럼 귀엽게 생겼어도 남자였고. 그러나 선생님은 힘을 써야 할 일이 있으면 무조건 나를 불러서 일을 시켰다. 내 옆에 앉아있는 김동혁은 안 보이시나요? 나는 선생님의 눈을 진지하게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뿐만 아니었다. 아니, 그래 내가 지각을 자주하긴 한다. 근데 나만 밥 먹듯이 지각하는건 아니었다. 우리반 지각 탑쓰리는 자타공인 나와 김동혁, 그리고 김진환이었다. 김진환은 몸이 약해 병원이라는 사정으로 지각할 때가 많았다. 그러나 나와 김동혁은 아니었다. 그냥 학교에 늦게 오는 것이었다. 

 

 

김동혁이 학교와 멀리 떨어진 곳에 사냐고? 아니다. 김동혁은 학교 정문과 달랑 오 분 거리의 아파트에 산다. 그럼 나는 학교와 멀리 떨어진 곳에 사냐고? 그럴 리가. 나는 김동혁의 바로 아랫층에 산다. 김동혁은 1303호. 나는 1203호. 아주 좆같은 우연이다. 

 

 

그러나 반에서 가장 지각을 많이 하는 애들이 흔히 그렇듯, 우리는 아무 이유도 없이 지각을 일삼았다. 보통은 등교 시간인 8시 20분을 이 십분이나 넘긴 8시 40분쯤에 등교했다. 물론 제 시간에 등교 할 때도 종종 있었다. 일 년에 두 번 정도? 

 

 

김동혁도 나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서는지, 열에 아홉은 김동혁과 같은 엘리베이터를 탔다. 물론 김동혁의 걸음 속도가 더 빨라 학교에는 내가 항상 몇 분씩 늦게 도착했다. 오늘도 같은 경우였다. 나는 김동혁보다 아주 약간. 약 3분 정도를 더 늦게왔다. 근데 지금 내가 그 3분을 더 늦었다고 나한테 어마무시한 양의 청소구역을 준 것이다.  

 

 

한 두번이 아니니 이해해보려고 애를 써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김동혁은 고작 1분단 청소고, 왜 나는 두 개의 분단과 교탁까지 쓸어야 하지? 물론 비질을 하는 게 힘들다는 건 아니다. 다만 이 어처구니 없는 차별로 인한 김동혁을 향한 나의 감정이 변질 되는 게 싫을 뿐이다. 제발 내가 김동혁을 싫어하지 않게 해주세요, 양현석님아. 

 

 

김동혁은 여전히 비질을 하고 있다. 여기저기 몸을 움직이며 능숙하게 팔을 움직인다. 쟤가 청소를 잘 하긴 하는구나. 어쩐지, 쟤 청소반장이었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김동혁을 쳐다본다. 김동혁이 청소를 하다말고 고개를 든다. 김동혁과 나의 시선이 교차한다. 

 

 

"청소 안 해?" 

 

"할 거야." 

 

"할 거면 빨리 해. 너 집 빨리 가야 된다며." 

 

"니가 해줄 거 아니면 신경 꺼라. 짜증나니까." 

 

 

신경질 가득 한 내 말투에 김동혁은 또 한 번 한숨을 쉰다. 아니 근데 저 새끼가. 일찍 뒤지고 싶어서 저러나. 가만 보면 참 웃긴 놈이다. 4월 달이었나, 김동혁과 두 번째 짝꿍이 되었을 때였다. 나는 열이 많다. 아플 때 나는 열 말고 몸이든 생각이든 항상 열이 많다. 그래서 항상 열 받아 있고, 짜증 나 있다. 

 

 

나는 뭔가를 생각하다보면 금새 열 받는다. 이게 화나서 열 받는 게 아니라 그냥 열이 받는다. 몸에 열이 오르는거다. 그러다보면 이 열을 잠재우기 위해서 심호흡을 한다. 아주 크게. 아주 깊게. 이게 김동혁에게는 한숨으로 들렸나보다. 매일 내 옆에서 훈계를 했었다. 한숨 좀 그만 쉬어라. 한숨 쉬면 일찍 죽는대. 

 

 

나는 김동혁의 그 말 덕에 한숨 쉬는 버릇도 많이 잠재웠는데. 저 새끼는 요즘 나만 보면 열이 오르는 지 그렇게 한숨을 쉬어댄다. 이런 언행불일치 같은 새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김동혁을 지나쳐 청소도구함으로 걸어간다. 김동혁이 굽혔던 허리를 펴 나를 바라보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청소도구함을 열어 빗자루를 하나 꺼내든다. 그리고 2분단으로 향했다. 아무리 하기 싫어도 해야지. 이 넓은 교실을 김동혁에게 다 맡길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김동혁은 느닷없이 청소를 하겠다고 나서는 내가 웃긴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뭘 쪼개. 니가 조개냐?" 

 

"공주님은 그냥 앉아 계시지 왜 일어나세요! 청소는 미천한 제가 다 하겠습니다!" 

 

 

아니 저새끼가. 지금 나를 비꼬는건가? 내가 공주님인것고 맞고 넌 미천한 새끼인것도 맞는데, 어쩐지 기분이 이상했다. 나는 김동혁을 한 번 째려봐주고 청소를 시작했다. 아오 허리. 요즘 춤 춘다고 조금 무리했더니 허리를 조금만 숙여도 통증이 온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허리를 굽혀 비질을 시작했다. 

 

 

아오 쌔끼. 덤벼 쌔꺄. 여긴 대체 누구 자리길래 이렇게 더럽냐. 진짜 걸리면 인중 포크로 존나 긁을거다. 나는 온갖 쓰레기의 집합소인 쓰레기장 축소판을 보며 의자를 걷어찼다. 보아하니 얼룩덜룩한 물티슈가 잔뜩 떨어져 있는게, 화장 하는 여자애 자리인 것 같다. 아니 여기가 무슨 메이크업샵이야? 왜 학교에서 화장을 해? 

 

 

한참 투덜거리며 떨어진 쓰레기를 쓸고 있었다. 숙인 등 뒤로 김동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김코니. 

 

 

"왜." 

 

"여자애가 조심성 없긴. 받아." 

 

 

김동혁이 받으라며 던져준 것은 담요였다. '러블리큐티프리티깜찍한 담요 뿌잉뿌잉♥' 이라고 이름을 지어줘야 될 만큼 핑크 범벅인 담요. 쟤가 이런 건 어떻게 가지고 있는거지. 나는 담요를 집어 들고 말했다. 니가 이런 건 어디서 나서 갖고 있냐? 

 

 

"동생거야. 맘에 드냐? 맘에 들면 가져라." 

 

 

저 병신새끼가 뭐래. 니 동생 걸 내가 왜 가지냐? 나는 김동혁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올려주고 담요를 펼쳤다. 크기가 꽤나 컸다. 나는 담요를 허리에 칭칭 감았다. 시려웠던 다리가 한결 따뜻해졌다. 조금 고마웠다. 무슨 뜻으로 내게 담요를 준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담요를 다리에 감은 나는 다시 청소에 열중했다. 김동혁은 1분단 청소를 다 끝냈는지 쓰레받이에 쓰레기를 담고 있었다. 난 언제 다 끝내냐. 아직 2분단도 채 끝내지 못 했다. 이걸 다 끝내려면 한 십 년 정도 걸리겠지? 난 청소만 하다 뒤질거야. 김동혁이 도와주면 참 좋을텐데. 나는 마지막 문장을 힘 주어 발음했다. 

 

 

쓰레기를 모아 버리던 김동혁이 나를 쳐다본다. 나도 김동혁을 쳐다봤다. 김동혁은 쓰레기를 탈탈 털어 버리더니 쓰레받기를 제자리에 가져다 둔다. 그리고 빗자루를 집어든다. 좋아. 이제 내 쪽으로 와서 청소를 도와주면 되는거야! 나는 눈을 반짝거리며 김동혁의 행동을 주시했다. 

 

 

그러나 김동혁은 내 바람을 무참히도 짓밟았다. 빗자루를 들더니 그대로 청소도구함에 집어 넣는 너란 남자. 정말 패고싶다. 나는 김동혁을 보며 이를 빠득빠득 갈았다. 못된 놈. 김동혁에게서 등을 돌린 채 다시 청소를 시작했다. 저 새끼가 저렇지 뭐. 궁시렁대며 책상 틈 사이를 비질하는데, 

 

 

"이리 줘 봐." 

 

 

어? 손에 들린 빗자루가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김동혁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아 대박. 감동. 그제서야 상황파악이 된다. 지금 나 청소 하지말고 쉬라는 거 맞지? 김동혁은 내게 저리 가라며 훠이훠이 손 짓을 해 보인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교탁으로 향했다. 교탁 위로 올라가 앉아 다리를 흔들거렸다. 김동혁은 마치 머슴이라도 된 듯 열심히 비질했다. 

 

 

그런 김동혁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미안함 반 고마움 반의 감정이 들었다. 입술을 삐죽대며 김동혁을 쳐다보는데 김동혁이 말을 걸었다. 니 발 밑에 종이 좀 버려주라.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교탁 밑에 종이가 하나 떨어져 있었다. 나는 교탁에서 내려와 종이를 주웠다. 종이는 마치 방금 떨어진 것 처럼 먼지 자국 하나 없었다. 또 빳빳했다. 새 종이였다. 나는 김동혁의 눈치를 보며 김동혁에게서 등을 보였다. 무슨 내용인지 읽어보고 버리면 되지. 나는 그와 동시에 반으로 접혀진 종이를 폈다. 

 

 

'귀여워' 

 

 

딱 세 글자만 쓰여져 있었다. 귀여워. 귀여워? 누가? 나는 의문을 감추지 못한 채 김동혁을 불렀다. 야! 나의 부름에 김동혁이 대답한다. 왜? 

 

 

"이것 좀 봐봐. 존나 오글거려." 

 

"존나가 뭐냐. 여자애가. 뭔데?" 

 

"귀여워래! 악! 이거 진짜 누가 썼을까?" 

 

 

김동혁은 오글거리긴 무슨, 이라며 내 손에 들린 종이를 뺏어들었다. 그리곤 말했다. 야 니 발 밑에 또 종이 떨어져있다. 주워주라. 아나 저 새끼가. 호이가 계속되면 둘리랬어 이 쌔꺄. 나는 불만을 내비치면서도 몸을 숙여 종이를 주워 들었다. 이번 종이도 역시 깨끗하고, 또 빳빳했다. 이번엔 무슨 오글거리는 말이 적혀있을까? 나는 종이를 폈다. 

 

 

'예쁘다' 

 

 

아니 이게 무슨 난데없는 사랑 고백이야? 나는 종이를 든 주먹을 말아 쥐었다. 그리곤 바닥을 살피며 또 다른 종이는 없는지 두리번 거렸다. 어! 저기 또 다른 종이가 있었다. 나는 잽싸게 달려가 종이를 주워 들었다. 

 

 

'계속 보고싶어' 

 

 

종이는 계속해서 나왔다. 이쯤되니 정말 누군가가 간격을 두고 종이를 뿌리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 교실에는 나와 김동혁 뿐이었고 그 누구도 이런 메세지를 담은 종이를 바닥에 버릴 리가 없었다. 나는 또 한 개의 종이쪽지를 주워들었다. 

 

 

'아직도 오글거려?' 

 

 

헐 시발!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종이를 바닥에 던졌다. 그러나 가볍디 가벼운 종이는 나풀거리며 좌우를 왔다갔다 하다가 사뿐히 바닥에 내려앉았다. 아 존나 소름돋네. 나는 거의 경악 하다싶은 표정을 지은 채 김동혁에게 다가갔다. 야 저 종이 버린 새끼 싸이코인듯. 

 

 

"내가 싸이코는 아닌데." 

 

 

나니? 내가 언제 너 싸이코랬냐 병신아. 저 종이 버린 사람 말이야! 나는 김동혁에게 소리쳤다. 김동혁은 픽 웃으며 바닥을 가리켰다. 따라 고개를 숙이니 또 한 개의 종이가 떨어져 있었다. 아니 어떤 새끼가 자꾸 종이를 떨어트리는거야! 나는 종이를 주워들고 읽기 시작했다. 이번엔 조금 긴 쪽지였다. 

 

 

'좋아해. 그런데 니가 날 싫어하는 것 같아서 다가가질 못 하겠어. 매일 엘리베이터에서 하품 하는것도 귀엽고, 수업 시간에 짝꿍 어깨에 기대서 조는 것도 귀여워. 이지은이랑 복도에서 뛰어 다니는 것도 귀여워. 물론 김코니 너만. 근데 김한빈 김지원이랑 그만 좀 노닥거려라. 속 터진다. 요즘엔 한숨 안 쉬고 다녀서 보기 좋아. 예뻐. 이제 나 누군지 알 것 같아? 알면 고개 좀 들어봐.' 

 

 

나는 고개를 들었다. 종이를 쥔 손이 떨렸다. 시야에 김동혁이 가득 찼다. 김동혁은 웃는 얼굴이었다. 나는 종이를 쳐다보고, 김동혁을 쳐다봤다. 김동혁은 여전히 웃는 얼굴이었다. 야, 김동혁, 이게 다 뭐야……. 

 

 

"진짜 눈치없네. 김코니." 

 

"어?" 

 

 

내가 너 좋아한다고 그렇게 티를 냈는데. 눈치도 못 채고. 

 

 

"야……." 

 

 

수업 시간마다 너만 쳐다봤는데. 너는 잠이나 자고 있고. 

 

 

"김동혁……." 

 

 

좋아한다고 얼마나 더 말해줘야 알까. 우리 공주님. 

 

 

"……." 

 

"공주님은 받아주기만 하세요. 고백은 미천한 제가 할테니까." 

 

"……응." 

 

"사귀자." 

 

"응." 

 

"잘해줄게." 

 

"응." 

 

"매일 웃게 해줄게." 

 

"응." 

 

"오늘부터 1일이야?" 

 

"그런가봐." 

 

 

김동혁이 웃었다. 나도 따라 웃었다. 그제서야 감정이 정리 되었다. 그러니까 나는 김동혁을 싫어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학기 초의 김동혁에게 가졌던 그 감정이 아직까지도 유지되고 있었다. 나는 어쩌면 김동혁을 향한 내 마음을 억누르고 있었나보다. 

 

 

청소를 해야 된다는 사실이 까마득하게 잊혀졌다. 아이콘 팬미팅 티켓팅도 잊혀졌다. 내가 그토록 기다렸던건 아이콘 팬미팅이 아닌 김동혁의 고백이었던 건가. 시선이 얽혔다. 서로의 손에 들려있던 빗자루도 얽혔다. 김동혁이 나를 안았기 때문이다. 맞닿은 가슴팍이 참 따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떨어진 김동혁에 되려 내가 다 아쉬울 정도였으니. 

 

 

드르륵, 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들어온다. 청소는 다 끝냈니?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를 않길래 내가 먼저 왔다. 근데 너네 둘 다 왜 얼굴이 빨갛니? 교실에서 맞짱이라도 뜬 거야? 김동혁과 나는 고개를 젓는다. 애꿎은 교실 바닥만 툭툭 찼다. 부끄러움에 몸둘 바를 몰랐다. 김동혁이 손을 움직여 내 손을 잡아온다. 잡은 손이 빗자루에 가려진다. 손장난을 친다. 몰래몰래. 하트를 만든다. 몰래몰래. 

 

 

 

 

 

동순아! 오후 9:25 

오후 9:27 웬일이야 언니?ㅎㅎ 

아 그게 오후 9:27 

오늘 김동혁이 담요를 빌려줬는데 니꺼라길래 오후 9:27 

내일 꼭 가져다줄게~ 오후 9:28 

오후 9:33 ???? 

오후 9:33 무슨담요? 

오후 9:33 나 담요 같은 거 안 쓰는데... 

어? 오후 9:34 

사진 오후 9:34 

이거! 오후 9:34 

오후 9:34 언니 난 담요같은거 안써ㅠㅠ 

오후 9:34 내 꺼 아닌데.... 

1 김동혁이 니꺼랬는데.... 오후 9:38 

1 이런 귀염둥이....(반함) 오후 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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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재밌어요ㅠㅠㅠㅠㅠ달달하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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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종이 소!름! 나도 저런 이웃사촌 소취!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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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07.157
으앜 달달해요 너무좋잖아요 유ㅜ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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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으ㅜㅜㅠㅠ너무좋자나여ㅠㅠㅠㅠㅠㅠ 너무조아..힝.. 동혁이달달하고진짜ㅜㅜㅜㅜ아동혁아사귀자나랑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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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세상에 준회에여! 새 필명이 베키였군오 작가님 진짜 보고싶었어요 다른필명에 어쩐지 동동이 빙의글이 없다했어요ㅠㅜㅜ진짜 작가님ㅜㅜㅜㅜㅜ진짜 동동이 너무 설레요 다시봐도 설렙니당!히히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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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동동이 귀여워ㅜㅜㅜㅜ설레고ㅜ.ㅜㅜㅜ웅어우ㅜㅜ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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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헐 달달해ㅠㅜㅜㅜㅜㅜ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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