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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Letters to Juliet 上  

  

  

이태리에 있는 줄리엣의 발코니에는 수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사랑 이야기를 편지에 적어 줄리엣에게 보낸다. 그리고 다양한 경험으로 그 어떤 편지라도 답장해 줄 수 있는 줄리엣들도 있다.  

  

  

  

-  

  

  

  

"아,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경수가 사는 1105호의 옆집인 1104호에는 꽤나 훤칠하고 멋있는 남자가 산다. 직업의 특성상이나 성격상이나 집 밖을 잘 나서지 않는 경수가 이렇게 가끔 외출을 할 때 딱 마주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먼저 인사를 건네오는 걸 보면 성격도 모나지 않은 것 같고, 무엇보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잘 어울리는 시원시원한 외모는 꽤나 다 가진 남자이구나 싶을 정도로 잘났다. 까지는 머릿속으로만 하는 생각이다. 숫기없는 경수는 그가 건네는 인사에 한참을 뜸들이다 겨우 대답하는 게 전부이다. 경수에게 생긋 웃어보이고는 엘레베이터를 잡는 남자에 경수는 약간 움츠러든 어깨로 엘레베이터에 탔다.  

  

  

"집에서 일하시나봐요?"  

  

"...네?"  

  

"나가시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아... 네..."  

  

"무슨 일 하세요?"  

  

"카, 카운셀러요..."  

  

  

카운셀러라, 잘 어울리시는데요?  

  

화아악-, 경수는 마치 제 볼이 빨개지는 소리가 귓가에서 들리는 듯 했다. 내가 요새 계속 연애상담만 했더니 여자들의 짝사랑이 옮기라도 했나,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며 딴 생각에 빠져있는 사이 어느새 엘레베이터는 일층에 도착했다.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아, 네."  

  

  

인사를 건네고 가는 남자의 모습을 멍하니 보던 경수는 곧 정신을 차렸는지 고개를 좌우로 몇번 흔들더니 발길을 재촉했다.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한 건물로 들어가는 경수. 전체적으로 통유리로 되어있어 꽤나 모던한 느낌을 주는 건물의 한 가운데에는 떡하니 분홍색 글씨로 Juliet이라 박혀있어 어딘가 어울리는듯 안 어울리는 느낌을 주었다.  

  

  

"어! 줄리엣!"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  

  

"에이 우리 회사 최고의 줄리엣인데 경수씨가 그 소리 안 들으면 누가 들어요. 안 그래요 차장님?"  

  

"그건 맞는 말이니까 잠자코 있어 줄리엣씨."  

  

  

촐랑촐랑대며 줄리엣 줄리엣 거리는 김종대 사원을 정말 티도 안 날정도로 살짝 흘겨본 경수는 건물 3층에 위치한 분류과로 갔다.  

  

Juliet,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아이디어 기업으로 사랑에 지치고 사랑에 힘든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회사다. 이태리의 줄리엣의 발코니를 우리나라에도 만들자, 라는 취지로 시작된 회사는 사랑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편지를 받아 그에 대한 답장을 써주는 프로그램으로 꽤나 큰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최근 직접 손으로 쓴 쪽지 한 장 보기 힘든 메마른 세상에서 꺼슬꺼슬한 베이지색 종이에 까만색 만년필로 한자한자 적어진 편지를 받는다는 것은 고민해결 그 이상의 의미가 있으므로 사람의 정이 그리운 사람들에게도 큰 인기를 받고있다.  

  

회사 이름이 줄리엣이니 답장을 써주는 사람도 응당 줄리엣이란 칭호를 받아야한다, 라는 사장님의 주장으로 모든 편지의 끝머리에는 From. Juliet, 이 말이 쓰여졌다. 김종대 사원의 주장은 이 회사에서 가장 훌륭한 상담자인 경수가 고등학교의 프롬퀸처럼 이 회사의 줄리엣으로 불리어야 한다는 것이고, 경수를 제외한 모든 사원들이 그에 동의해 이미 경수는 공공연하게 줄리엣이란 별칭으로 불리고 있었다.  

  

  

"어? 줄리엣 왔네?"  

  

"박찬열..."  

  

  

분류과의 대리이자 경수의 오랜 친구인 찬열. 그런 찬열까지 저를 줄리엣으로 부르니 이 회사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저 이름으로 불러댈까, 에 머리가 지끈지끈해져오는 경수다.  

  

  

"편지 받으러 왔어."  

  

"벌써 다 썼어?"  

  

"하는 일이 이거밖에 없는데 당연하지."  

  

"야 잘됐다. 마침 편지량이 갑자기 늘어서 어디로 보내야하나 우리 분류과만 골머리 썩고있었거든. 삼백장 정도 커버 가능하지?"  

  

"....한 달 줘."  

  

"오케이."  

  

  

평소보다 좀 많은 양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못할 양도 아니기때문에 경수는 삼백장 들고갈려면 힘들려나, 하는 한가한 생각을 하고있었다.  

  

  

"아 근데 있잖아."  

  

"응."  

  

"니 편지에 남자한테 온 것도 껴있다?"  

  

"...진짜?"  

  

  

줄리엣의 특성상 대부분의 편지가 여자들에게 오고, 남자에게 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자신이 줄리엣에서 일한 동안 쓴 몇십만장의 편지 중에서 남자에게 간 편지는 채 이백장이 안 될 정도니까. 더군다나 근 일 년간은 온 적이 없었기 때문에 경수는 어딘가 좀 기대되기까지 했다.  

  

  

"들고갈 수 있겠어?"  

  

"...아마...?"  

  

"못 들면서 괜히 고집 부리지말고."  

  

"아니야 괜찮아."  

  

  

편지 삼백장이라는 게 결코 만만한 무게가 아니기에 계속해서 걱정하는 찬열을 달래고는 집으로 향하는 경수이다. 여기서 집이야 기껏해야 십분거리이기에 천천히 조심해서 편지를 들고 가는 경수다.  

  

꽤나 묵직한 무게에 점점 팔에 힘이 빠져 자꾸만 편지가 든 봉투를 떨어트릴듯 아슬아슬하다. 아파트 현관이 저기 보이는데 팔이 후들후들대서 도저히 못 들고갈 것 같다. 잠시 내려놓고 쉬었다가 빨리 올라가야지, 하는 생각에 봉투를 내려놓던 경수는 갑자기 다른 힘에 의해 들리는 봉투에 화들짝 놀란다.  

  

  

"으 꽤 무거운데요?"  

  

"여긴 어떻게..."  

  

"아, 집에 두고온 게 있어서요."  

  

  

경수는 낑낑대던 봉투를 꽤나 가뿐하게 들어올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얘기를 하는 남자에 경수는 감탄했다. 경수의 집 앞까지 봉투를 옮겨준 그는 인사와 함께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고, 경수도 어색한 인사와 함께 집으로 들어갔다.  

  

  

"...삼백통이 많긴 많네..."  

  

  

봉투에 들어있는 편지들을 와르르 붓자 서재 바닥을 가득채울 정도이다. 각양각색의 편지봉투에 하나하나 전부 다른 글씨체들. 어느 편지를 먼저 쓰는 지는 전적으로 경수의 몫이기 때문에 편지들을 정리하며 훑어보던 경수는 아기자기한 글씨들 속 꽤나 시원시원한 글씨체를 발견했다. 한 통 있다던 남자한테 온 편지가 이 거인가, 하는 생각에 편지봉투를 뜯은 경수는 편지를 읽어내렸다.  

  

  

'To. Juliet  

  

안녕하세요 줄리엣.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남자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도 남자입니다.'  

  

  

동성애자구나. 경수는 원래 그런 곳에 거부감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저 읽어내려갔다.  

  

  

'제가 좋아하는 그는 참 사랑스러운 사람입니다. 사실 전 그의 이름조차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가 이사온 날 저희 집에 떡을 돌리러 온 그 모습에 반해버렸습니다. 실은 떡을 돌리러 온 그를 보고 신문인 줄 알고 짜증을 내며 문을 열었거든요. 그는 눈이 큰 편인데 그 큰 눈을 굴리며 서있는 모습에 정말 저도 모르게 어느새 반해있었습니다.'  

  

  

꽤나 순애보인 듯한 남자의 편지를 읽던 경수는 어딘가 익숙한 내용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바로 생각나지는 않는 기억에 고개를 젓고는 편지를 마저 읽어내렸다.  

  

  

'그는 집 밖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끔 출근길에 그와 마주치면 그 날 하는 일이 모두 잘 되는 것만 같습니다.'  

  

  

이 남자가 좋아하는 사람도 밖에 잘 나서질 않나보다. 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던 경수는 갑자기 머릿속을 스치는 기억들에 굳어버린다.  

  

'저...저기...'  

  

'신문 안 봐요.'  

  

'시, 신문 아닌데...'  

  

  

자신의 옆집과 자신의 첫만남. 분명 떡을 돌리러간 자신에게 신문 안 본다며 짜증을 냈고, 자신은 어쩔 줄 몰라했었다. 집을 잘 안 나가는 사람이야 많을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해보지만 오늘 아침 자신에게 밝은 얼굴로 인사하던 옆집의 남자가 생각나 경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고백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저 그와 조금 더 가까워졌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한 번 자신이라고 생각하니 이 편지가 꼭 자신에게 온 러브레터같고, 공황상태마냥 눈앞이 핑핑 도는 느낌인 경수.  

  

  

'도와주세요 줄리엣  

  

From. 김종인'  

  

  

  

그, 그게 이미 고백하신 것 같은데요...?  

  

  

"나 이거 답장 어떻게 해..."  

  

  

울상을 짓는 경수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헐.. 저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짱팬이라 우연히 제목 보고 눌렀는데 심쿵.. 심장 두번 쿵.. 세 번 쿵.. 네 번 쿵.. 아 끝이 없네요 심쿵.. 어또케.. 종인이의 저 편지 꼭 뭔가 경수 귓가에서 읽어주는 것만 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종인이 목소리도 상상 돼.. 나긋나긋 나른나른.. 아 이 심장이 남아나질 않네요 그래서 작가님 하편은 언제 나온다구요?
10년 전
대표 사진
Blanc
그 영화에서 따온 거 맞아요ㅎㅎ 저도 레터스 투 줄리엣을 굉장히 재미있게 봐서 카디한테 살짝 입혔다는ㅎㅎ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헐 대박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 심장도둑 작가님 같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뭐이렇게 좋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렇게 심장을 부여잡고 좋아서 죽다 갑니다 ㅇ<-<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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