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팝나무에요!
역시 슬럼프라 그런지 글도 그지 같다능.... 슬프다능... 쿡 ....☆★
얼른 이 고자 같은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싶다능..... 눙물이 주륵주륵이라능.. ☆★
오늘은 성규 없는 현성 / 조금씩 발전하기 시작한 야동이들이네요.
답답할 정도로 느린 전개를 자랑했던 우리 야동이들이 이제 다른 커플들을 뒤쫒아갈 시간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다음 편 업뎃하겠습니다. 이번보다 늦어지는 일은 음슴일거에요..
그리고! 리리플 얼른 다 부지런히 달아드리겠습니다.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흐규흐규
요즘 이곳저곳 밖으로 싸돌아다니는 일들이 많아져서 이랬어요.. 넹...
괴물 텍파도 신청하신 분들! 정리되는대로 빨뤼 보내드리겠습니다!
항상 말씀드리는거지만, 이 그지같은 퀄리티의 생김을 좋아해주시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슬럼프에 시달리더라도 생김의 사전에 연중은 음슴입니다.
끝까지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아자아자 호이팅!
오랜만에 온 주제에 실망시켜드릴까봐 얼른 도망가겠슴미다.
그, 그래도 재밌게 봐주시떼 ㅠㅠㅠ
+번외 투표에 대해서!
투표가 거의 마감이 되었어요!
이번 번외는 성규가 우현이를 좋아하게 된 계기와 4총사의 흑역사가 나갈 것 같아요!
(저 난독증 있나봐욬ㅋㅋㅋㅋㅋ 수정 전에 4총사의 과거라고 썼다능 ^^... 죄송해여..)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bgm은 조pd - spring spirng입니다.
![[인피니트/다각] 생리하는 김성규 25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3/5/e/35ecf3295b4de3a727d8a9b2d226c185.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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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표지들을 선물 받았어요!
예쁜 표지들을 제게 선물로 주신
반했다 그대와 라쪼 그대 정말 감사합니다.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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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윤두준! 나는 이프X 복숭아 맛으로!"
그럼 나야 영광이지. 이프로디테님과 함께 한다면 지옥도 천국처럼 느껴질껄? 자신의 말에 천연덕스럽게 대꾸하는 호원을 질린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던 두준이 혀를 끌끌 차며 매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징그러운 음료수 오타쿠 새끼. 그래, 음료수 셔틀 따위가 무슨 발언권이 있겠니. 니 입에 아주 그 놈의 이프로디테 여신님을 쑤셔넣어주마. 2반 아이들의 코 묻은 지폣돈을 꽉 쥐고 있는 손에 돋은 힘줄이라던가, 무한남고 아이들이 우러러보는 근육이 쫀쫀하게 딱 떨어지는 두준의 돌벅지는 남성미가 풀풀 풍기다 못해 진동하였으나, 터덜터덜 힘이라고는 개미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걸음걸이는 그와 사뭇 대조되어 보일 정도로 처량 맞아 보였다. 쯧쯧쯧, 그러니까 왜 내기를 걸어, 걸기는. 오늘 아침에 성규가 누나 방에서 굴러다니길래 한번 가져와봤다며 건네준 손수건으로 (그냥 평범하게 집에서 썩고 있었던 것 치고는 굉장히 섬유유연제 향이 강한데다가 심하게 새삥 느낌이 나서 약간 이상하긴 했지만) 제 이마 위를 적시는 땀을 닦아낸 우현이 남고생들의 축구 세력 다툼에서 패배한 2반의 한 패잔병의 뒷모습에 힐끔 시선을 던지더니 제 옆에 앉아있는 호원의 팔을 툭툭 건드렸다. 하여간 2반 새끼들 축구 조또 못해요. 일주일 전에 대판 깨졌던 기억은 블랙홀 속에 3점짜리 덩크슛을 해버렸나? 학습 능력 떨어지는 새끼들. 옆에서 실실 바보 같이 웃음을 흘리던 호원도 한 소리를 늘어놨다.
"덕분에 꽁 음료수도 먹고. 우리야 베리베리감사 아니겠냐?" "아, 호쨩, 베리베리감사가 뭐냐능? 혼또니 유치하다능! 그 유치함의 정도가 햇님반 꼬꼬마들의 것을 넘어섰다능! 스.. 스고이!" "미친, 남우현, 은근슬쩍 개성열 디스 금지요. 걔 혼또니 불쌍하다능! 현쨩, 오늘 아침에 못봤냐능? 여리쨩 얼굴에서, 무려 우리 여리쨩의 얼굴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지 않았다능! 훌쩍훌쩍!"
야, 훌쩍훌쩍은 솔삐 애바다. 우현이 키득거리며 대꾸했다. 아주 잠깐의 시간 동안이었지만, 기억을 지울 수도, 잊을 수도 없을 정도로 강렬했던 공중파 출연으로 눈 아래가 움푹 패인 것 같은 달무리를 훈장으로 받은 자신들의 절친, 성열을 생각하는 마음 씀씀이가 아주 눈물 겨웠다. 놀리지 말라고 쉴드 아닌 쉴드를 쳐놓고 저는 오히려 실제 대사까지 인용을 해가며 디스의 퀄리티를 높인 호원은 더더욱. 반짝반짝 작은 별 노래를 오타쿠 버전으로 개사까지 해서 아랫배에 힘을 팍 주고 성열 앞에서 직접 선보이기까지 한 우현 또한 만만치 않은 우정을 자랑했다. 스탠드에 앉아 격한 운동으로 지친 몸을 달래던 우현과 호원은 모차르트 작곡, 남우현 작사인 '반짝반짝 여리쨩노 훼이스'를 화음까지 넣어 열창을 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사전 연습 한번 없이도 두 사람의 목소리는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다. 우현이 본 멜로디를 제 감정에 젖어 미간을 찌푸린 채 부르고 있을 때 호원이 곁들이는 아잌아잌 코러스는 막귀를 가진 타인이 들어도 기립박수를 칠 정도로 감질맛이 났다. 서로를 웬수라고 칭하는 것을 서슴치 않으면서도 이렇게 남을 놀려먹을 때는 최상의 팀워크를 자랑했다. 하지만, 제 아무리 무한남고 2학년 4반의 소문난 악동들이라 할지라도 그들도 인지상정을 알고있는 만물의 영장인지라, 스물스물 혈관을 타고 올라오는 죄책감 아닌 죄책감에 그 잘난 '반짝반짝 여리쨩노 훼이스'를 완창하지는 못했다.
"이성열 아침 안먹고 왔대지? 피골이 상접해서 아침 자습 시간에 송장이라도 치루는 줄 알았다." "나도 잘은 모르겠는데 그 새끼 잠 한 숨도 못잤다는데에 한 표. 다크서클의 농도가 짙어졌어. 참, 아까 문학 시간에 뭐라는 줄 암? [호원아, 나 조퇴하고 싶어. 나 지병으로 간질병 앓고 있다고 담임한테 말해주면 안돼? 응? 한 10분에 한번씩 눈 까뒤집고 발작 일으키고 거품 물어주면 될까?] 진짜 식겁했다. 잘 다독여주긴 했는데 존나 발작 연기까지 한대잖냐.." "아놔, 이호원, 짝꿍이라는 새끼가. 애 좀 챙겨주지. 애가 그 지경이 될 때 까지 너는 뭐했냐? 얼마나 숨고 싶었으면 지병으로까지 사기를 까려고 하겠어. 하여튼, 존나 불쌍해, 이성열."
교실 가기 전에 매점 들려서 걔가 좋아하는 원피스 빵이라도 사주자. 난 초코롤빵, 너는 촉촉한 치즈 케잌. 걔 아직도 쵸파 수배지 못 모았으니까 챙겨주면 좋아할거야. 문학 시간에 '반짝반짝 여리쨩노 훼이스'의 가사를 쪽지에 적어 성열에게 전달까지 했던 우현은 자신이 바로 성열의 조퇴 욕구를 급상승시켰던 주범이라는걸 모른 채 걱정이 듬뿍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김성규 시중만 들지 말고 우리 성열이에게도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호원이 우현의 등을 아프지 않게 툭툭 두드렸다. 그런데, 제 친구의 애정 섞인 몸의 대화를 만끽하고 있던 우현의 눈에 별안간 이채가 서렸다.
"야, 내가 언제 성규 시중을 들었어? 내가 무슨 하인이라도 되냐? 입이 삐뚤어졌어도 존나 말은 똑바로 해라." "뭐래, 새끼가. 내 입은 완벽한 각도로 잘 달려있거든요? 물도 떠주고, 급식 맛있는거 나오면 몰아주고, 아침마다 가방 셔틀에, 혹시나 날라갈까 깨어질까 부셔질까 전전긍긍 별 삽질을 해대는데, 그게 하인이 아니고 뭐임? 걔도 알거 다 알고 할거 다 하는 건장한 18살의 청소년이야. 그러다가 나중에는 발도 씻겨주겠다, 니?" "이런 개호원 육시럴 놈이. 내 숭고한 사랑을 그딴식으로 저평가를 하다니. 날 잡고 한번 싸맞아볼래?" "미친 놈, 애정 표현도 정도껏 해야지. 이보세요, 정성이 존나 갸륵한 남둔탱씨. 제가 보기에는 제 입의 각도보다는 김성규씨의 거시기가 달려있는 각도를 신경쓰셔야 할 듯요. 여왕님 그만 모시구요, 이 답답한 사람아, 응?""
벼락을 맞아도 시원찮을 놈아! 이 새끼가 할 말 못할 말 못가리고 지껄이네! 야, 우리 성규꺼 제대로 딱 보기 좋은 각도로 달려있거든? 내가 봤거든? 발기 했을 때 각도가 얼마나.. 아.. 음... 눈에 쌍심지를 켜고 호원에게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 같던 우현의 기세가 주변 상황을 의식한 듯 사그라들었다. 아, see, see bird? 나야말로 할 말 못할 말 못가리고 입을 놀릴 뻔 했네. 웁스. 이제 푸르스름한 콧수염이 나기 시작한 사내 녀석들로 그득한 주위를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살피는 우현의 목에 달랑달랑 달려있는 성규의 친필로 쓰인 '남멍뭉'의 이름표가 보이는 것 같은 환영에 웃음보를 터트린 호원이 갑자기 방금 전과는 확연히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보게, 친구. 나는 스아실 별 다른 뜻이 없네. 연애랍시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자네가 안타까워서 그러네, 응? 축제 때 박력있게 굴어서 좀 달라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전보다 더 심해진 것 같아서 내 마음이 많이 아파서 그래. 사람을 살살 달래듯 장난스러우면서도 묘하게 설득력 있는 이 목소리는 자타공인 2학년 4반 고문 사기꾼 호원이 남을 꼬드길 때 쓰는 목소리 중 하나였다. 정말 그렇게 보여? 내가 막 성규한테 쩔쩔 매는 것 같이.. 입을 털고 이빨을 까는데는 탁월한 소질을 발휘하는 호원의 마수에 연애에 있어서는 순진하기 그지 없는 둔감증 환자 남멍뭉이 꼬리를 땅 끝까지 내린 채 기어들어가는 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지사. 제 농간에 넘어가기 시작하는 우현의 어깨를 감싸고 얼굴을 가까이 들이민 호원의 미소가 진해졌다.
"자고로 연애라는건 말이야. 요거 요거 밀당질이 꼭 필수라 이거야, 알간?" "밀당?" "너 같이 얼굴만 번지르르한 쑥맥은 절대 시전하지 못하는 고급 기술이라고나 할까나." "개새끼가 뒤질라고. 뭐, 얼굴만 번지르르한 쑥맥? 당장 몸에 들어있는 장기의 위치를 바꿔줄까? 니가 가진 콩팥이 두 개인지, 세 개인지도 모를 정도로 마구 뒤섞어주마." "워어워어, 남우현씨? 릴렉스. 이 이호원님의 금싸라기 같은 조언을 받고 싶으시다면, 일단 그 입에 문 걸레부터 빼실게요."
콧구멍을 있는 힘껏 벌렁거리며 성이 난 황소로 빙의해서 씩씩 대는 우현을 겨우 진정시킨 호원이 말을 이어나갔다. 너 임마, 애교라고는 쥐뿔도 없는데다가 지 애인한테 정강이킥만 먹일 줄 아는 고고한 여왕님 모시느라 많이 힘들었지? 고 앙큼한 김성규한테 니가 계속 밀리고 있는거야, 지금. 어때? 남우현과 김성규의 연애전선에서 승기를 잡고 싶지 않아? 이 형님의 손을 잡아보지 않을래? 고생 끝 행복 시작입니다, 고갱님. 자신의 앞에 쫙 펼쳐져있는 호원의 오른손을 멀뚱멀뚱 쳐다보던 우현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니 어디를 믿고? 믿음이라고는 개미 눈꼽만큼도 없다는 그 말 한마디에 호그머니나! 호원의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동그래졌다.
"세상에! 야, 객관적으로 생각해보자. 우리 중에서 김성규를 제일 잘 다룰줄 아는 사람이 누구?" "음, 나?" "가 아니고 김성규한테 제일 잘 조리될 수 있는 요리 재료겠지, 너는." "See bird." "나잖아, 나. 이호원. 그 콧대 높은 김성규를 무대 위에서 날라다니게 한게 바로 나 아니냐, 응? 어때, 이 정도면 믿음 충분?"
우현의 입이 뭔가 말할듯이 열렸다가 다시 닫혔다. 저 요망한 세치혀로 성규의 허벅다리를 남들에게 강제 노출시킨 죄는 때려죽어도 마땅치 않으나, 호원의 말은 어느정도 일리가 있었다. 타고난 성격이 워낙 까칠하기 그지없는 성규를 이리 달래고 저리 달랠 수 있는건 또라이 4총사 중에 우현도, 성열도 아닌 호원이었다. 전부터 성규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쏘아댈 때 마다 제압을 담당했던건 바로 누구인가? 같이 화내고나서는 아차 싶어 남멍뭉 모드로 돌입하던 우현도, 자기보다 훨씬 키가 작은 성규가 무서워 소금처럼 짜지기를 자체적으로 선택하던 성열도 아닌, 바로 눈치코치왕 호원이었다. 의심과 의혹으로 젖은 채 세모꼴로 뜨여있던 우현의 눈이 다시 평소의 크기로 돌아왔다. 니가 원하는게 뭔데? 천하의 이호원이 자원봉사를 하자는건 아니겠고. 자신의 뜻을 정확히 파악한 우현에게 내심 감탄을 한 호원이 웃음기를 지우지 않은 얼굴로 대답했다. 별건 아니고. 응, 별건 아니고? 니네 형이 저번에 일본에서 사오신거 있잖아. 그 구하기 힘든 그거! 그니까 뭔데, 형이 쟁겨온게 한둘이어야지. 아놔, 감탄은 개뿔! 이렇게까지 말하면 알아쳐들어야지! 아오, 답답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남둔탱의 둔감증 양껏 뽐내기에 속이 답답해진 호원이 가슴을 탕탕 내리치며 말했다. 아오이 소라 신보 G컵 여고생 아야카의 일상 무삭제 감독판! 시중에서 파는 DVD에는 들어있지 않은 여러가지 제복 플레이에 눈이 멀은 호원이 너무나도 당당하게 자신도 반도의 흔한 남고생임을 인증했다. 아, 근데 그거 형이 제일 아끼는거라 슬쩍 빼오기 힘든데. 나 뒤져, 개호원 새끼야. 다른건 안되나? 일본 순사보다 곱절은 치사한 새끼 같으니라고. 금방 보고 주면 되잖아. 친구가 너의 아름다운 연애를 위해 힘써준다는데 너는 나한테 그런 것도 못해주냐? 시이벌, 야, 내가 언제 안해준댔냐? 내일 가져다줄게. 그리고 니 말대로만 하면 나도 진정한 남자로 성규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는거지? 당연하지, 진정한 싸나이로 재탄생시켜주마. 우리 남멍뭉은 이제 형만 믿고 가실게요. 두 남자의 은밀한 협상이 체결됨과 동시에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음료수가 가득 든 봉지를 들고 두준이 등장했다. 이프X를 한 손에 든 호원과 포카리스웨X를 한 손에 든 우현이 서로의 밝은 앞날을 위해 악수를 나누었다. 서로 맞잡은 두손을 앞에 두고 우현은 자신이 열렬히 사모하는 여왕님과의 햄볶는 미래를, 그리고 호원은 대한민국 모든 남성들의 오른손과 여러모로 관련이 깊은 한 섬나라 아가씨와의 뜨거운 미래를 상상했다. 시끌벅적한 남고생들의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울려퍼지는 무한남고의 평범한 점심시간, 전혀 평범하지 않은 한 남자의 밀고 당기기가 시작되었다. 주인의 손을 앙 깨물고 연애 전장의 판도를 확 뒤집고 싶은 남멍뭉의 앙큼한 생각을 기반으로 깔고 가는 애정의 줄다리기 한 판이었다.
***
아, 조또 어려워. 이걸 진정 풀라고 낸 문제임? 벌써 10분 째, 기말고사 대비를 위해 조각조각 땃따따 꺼내보고 땃따따 맘에 들게 다시 조립할 기세로 수학 문제 하나에 집중 중인 호원이 찌푸리고 있던 인상을 풀고는 방금 제 앞에 투척된 노란색 포스트잇 한 장을 응시하였다. [The destruction of the ozone layer affects the environment. 여기서 destruction이 뭐야?] 이제는 익숙한 동글동글한 동우의 글씨체에 피식 바람 소리 섞인 웃음을 흘린 호원이 그 밑에 대답을 써주다가 잠시 멈칫했다. 조용한 독서실 안에서 다른 곳에서보다 크게 들리는 사각사각 샤프연필이 움직이던 소리가 거짓말처럼 멈췄다. 금방이라도 살아움직일 것 같이 생동감이 넘치는 동우의 글씨 밑에 쓰인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려진이라고 보는게 옳은) [파괴라는 뜻이야.] 를 멀뚱멀뚱 쳐다보던 호원이 샤프 끝 부분을 입에 물고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이것만 쓰기에는 너무 딱딱한데, 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신경쓰여. 그리고 다시 독서실 안에 울리는 연필심이 노란 종이에 맞물리면서 생기는 소리. [파괴라는 뜻이야. 그나저나 공부는 잘되가나, 장동우군?] 그리고 왜인지 모르게 한참동안 망설이던 호원이 그제서야 옆 칸막이에 샛노란 포스트잇을 넘겼다. [평소에도 했어야 말이지. 좀이 쑤셔서 미치겠어, 지금.] 쏜살같이 빠른 속도로 도착한 답장에 호원의 입꼬리에 스물스물 따뜻한 미소가 자리잡았다. 또 다시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머뭇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한 샤프 연필. [그럼 잠깐 나가서 뭐라도 마시고 올래?] 요새 들어 동우 곁에서 맴돌면 맴돌수록 왜인지 모르게 신경쓰이는 일들이 많아진 호원이었다. 그런데 그게 대체 왜일까? 잡으면 잡힐 것도 같은데, 손을 뻗어도 전혀 잡히지 않는 어렴풋한 그 본질적인 이유에 고개를 갸우뚱한 호원이 무의식적으로 한쪽 다리를 달달 떨며 동우의 답을 기다렸다. 몇 초 지난 것 같지도 않은데 데이트 신청을 하고 답을 기다리는 남자가 된 것 마냥 바짝바짝 마르는 입술을 애써 무시하던 호원을 찾아드는 노란 쪽지가 이번엔 없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참을성 없이 바로 들려오는 의자 소리에 호원이 예의 그 미소를 입가에 띄웠다. 또, 자신을 요새 들어 자주 웃게 만드는 이유가 뭐인지 모르는 채로.
"아, 진짜 이번 평균 10점 이상 안오르면 한 쪽이 쓰러질 때 까지 대련이라잖아. 말로만 한 쪽이지 바닥에 나뒹구는건 백퍼 나야, 나. 그러다가 운나쁘게 아버지한테 발차기라도 제대로 맞으면 나 하루종일 일어나지도 못한다고! 명치 맞으면 숨도 못셔! 거의 죽음이야, 죽음." "아아, 나는 짱똥이 대체 무슨 바람이 들었길래 갑자기 공부 타령인가 했네. 그런 속사정이 있었구만?" "그러지, 뭐. 너도 우리 아버지가 태권도장 사부님인건 알지? 정말 무서우신 분이거든. 심지어 꽃잎이도 아버지 앞에서는 항상 무릎 꿇고 앉아있어. 그 말괄량이가. 저번에는 아버지 앞에서 직접 찻잎까지 갈아마시더라고."
지역구 일진느님 장동우를 대련이라는 한 단어로 독서실에까지 몸소 출두하게 만들고, 왈왈거리는게 일상인 21세기 최고의 난봉꾼 장꽃잎을 다도를 취미로 가진 요조숙녀로 변화시키다니 엄청난 분이시구나. 음, 실제로 뵌 적은 없지만 어떤 분인지 대충 알 것 같다. 끄덕끄덕. 순수한 감탄으로만 이루어진 고갯짓으로 말 대신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하고 있는 호원의 옆에서 이프X를 홀짝이던 동우가 멍한 얼굴로 땅을 보고 하늘을 보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게다가 나는 청룡이도 압수 당한 상태니까.. 청룡이? 음료수로 입술을 살짝씩 축이고있던 동우와는 달리 이미 240ml 정량의 반을 자신의 위장으로 흘려보낸 호원이 되물었다.
"아하하! 청룡이는 내 오토바이 이름인데 타면 청룡 열차 탄 것 같이 재밌고 신나거든! 엉덩이가 붕 뜨는 것 같고 바람도 잘 느껴지고! 내가 시험 잘보고 다시 돌려받으면 너부터 태워줄게, 아핰핰핰핰! 완전 짱이야, 짱짱!"
아, 그래서 청룡이. 청룡 열차 같아서 청룡이. 이해할 수 없는 동우의 네이밍 센스에 울지도 웃지도 않는 요상스러운 표정을 지은 호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막 스피드 조금만 내도 매끈하게 잘 나가고! 또, 색깔도 예뻐! 아핰핰핰핰, 내가 용돈 모은거 다 튜닝에 쏟아부었는데 완전 보람 있었어! 조금 비싸서 고민 많이 했었는데 친한 후배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조금 보태라고 도와줘서 덕분에 할 수 있있어. 해준 것도 없는 선배도 이리 잘 챙겨주고 정말 착한 아이들인 것 같아. 나중에 밥이라도 사줘야지, 아핰핰핰핰! 아! 그리고 말이야! 들뜬 마음을 어떻게 주체할 줄 몰라 손짓 발짓까지 하며 '청룡이'의 외양을 설명하려하는 동우를 향해 호원은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끊임없는 리액션을 보여주었다. 동우야, 그 후배들은 일진느님인 너에게 상납금을 바친거야. 착한...거보다는 음, 뭐랄까? 양육강식의 세계에서 편하게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랄까? 응, 그런거야. 이 부분의 색이 어떻고, 어디에는 어떤 문양을 넣었고 말로만 들었는데도 머릿 속으로 그려지는 '청룡이'의 외양 묘사를 듣고 있던 호원은 오늘도 차마 입 밖으로 하지 못한 말을 가슴 속에 눌러담았다. 아핰핰핰! 어때? 실물로 완전 보고싶지? 그런 의미로 앞으로도 공부에 있어서 음, 이호원 선생님의 많은 도움이 필요할 것 같으니까 부탁해, 아핰핰핰핰! 호원은 장난기 섞인 동우의 목소리에 따라 웃고 있는 자신을 다시 또 발견할 수 있었다. 가슴 속에서 따뜻하게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이건 대체 무어란 말인가? 아까 10분 동안이나 자신을 괴롭혔던 그 수학 문제보다도 더 복잡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하나 확실한건 이 모든게 동우와 관련이 있다는거다. 그리고 보기만해도 행복해지는 저 해맑은 미소 또한. 다정한 표정으로 목청까지 드러내고 웃고 있는 동우를 바라보던 호원이 잡힐 듯 하면서도 쉬이 잡히지 않는 감정의 뭉텅이를 그대로 적나라하게 느끼며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아주 약간의 시간이 더 지난다면 확실히 알 것 같다고. 그 이유 또한 왜인지 모르는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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