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만히 앉아 있으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전해 듣게 돼.
안부 전화는 오래 전에 끊어졌지만, 드문드문 바람결에 실려 오는 옛 동창들 소식 같은 것들.
누가 누구랑 식을 올렸고, 신혼여행은 어디로 다녀 왔다던가.
아직도 한 사람의 아내가 되기엔 어린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나 봐.
아, 결혼. 그런 거 안 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지 않나요?
그래, 제법 호기롭게 말하곤 했던 그런 시절이 내게도 있었어.
생각보다 결혼이 멀지 않게 느껴지는 지금
내게도 결혼을 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그 날이 되면 잠시 철없는 소녀의 마음으로 돌아가,
영화 <졸업>의 한 장면처럼 내 손을 잡아 올 너를 기다리게 될 것 같아.
찬열아, 너도 언젠가는 결혼을 하겠지.
착하고 예쁜 여잘 만나서 꿈같이 달콤한 연애를 하고
토끼 같은 아이를 낳아 복작거리는 가정을 이룰 너.
무대 위의 빛을 잠시 끄고서, 한 사람의 가장이 되어
나의 별이 되기보다 네 가정을 지킬 별이 되길 원하는 날이 오겠지.
그 날이 오면, 내가 널 진심으로 축복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네가 한 사람의 남편이 되어 살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더라도
너와 나의 아련한 옛 추억에 남몰래 미소지을 수 있길.
비록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의 일일 테지만,
너의 팬으로 행복했던 기억만큼은 언제나 간직하고 있을 테니까.
찬열아, 너만은 늘 환하게 웃어 줬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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