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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교사 도경수.

 

01.

 

 

“비서실 박경리씨 있잖아.이번에 결혼한다던데,사실이야?”

 

 

임 부장님이 야식을 돌렸다.직원들이 모두 남아 야근을 하는게 미안해서란다.회사를 위해 고생하는 여러분들 힘내세요.피자 박스를 펼치는 우리들에게 임 부장이 웃으며 한 마디 했다.회사 때문이 아니라 임부장 너 때문이에요 씨발.옆에 앉아 있던 박찬열이 나만 들리게끔 중얼댔고 나는 그 말에 공감했다.

한 회사에서 부서 직원 전원이 남아 야근을 하는건 드문 일이다.아주 바쁠 때가 아니라면 말이다.그리고 우리 부서는 그 드문 일을 수차례 해왔다.일 중독에 걸린 임 부장 때문이었다.퇴근 시간만 되면 먼저 선수를 쳐 자기는 야근을 할 테니 먼저들 퇴근하라하는데,전부 연차 있는 사람들끼리 구성된 우리 부서 사람들이 저 말의 뜻을 모를 리 없었다.나 두고 먼저 퇴근하는 사람,각오하고 있어.다음 인사고과에 반영 할 거야.설마 상사가 퇴근 안 했는데 일개 직원이 먼저 개념없게 가 버리려는 건 아니지?! 우리 부서 사람들은 전부 임 부장의 속을 파악했고 결국 전원이 남아 야근을 했다.그러니 늘어가는건 직원들의 피로와 눈에 띄게 좋아지는 부서 실적이었다.타 부서 직원들은 좀비새끼 마냥 피골이 상접한 우리 부서 직원들을 걱정했고,그 걱정은 곧 몇몇 사람들의 과장이 더해져 개소리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임 부장 부서가,그렇게 일을 열심히한다면서? 아메리카노를 한 잔 든채 굿모닝 인사를 하려던 박찬열은 바로 옆 부서 정 대리가 사원들한테 해대는 소리를 듣고 야마가 도는 줄 알았다고 했다.그만큼 지랄같은 소문이었다.그리고 엿같게도 그 지랄같은 소문은 퍼지고 퍼져 결국 부사장님 귀에까지 들어갔다.부사장님은 우리 같은 부서 때문에 회사가 산다면서 약소한 선물을 부서에 돌렸다.나는 그것으로 끝인 줄 알았다.하지만 세상은 내 생각되로 움직이지도,내 뜻대로 만들어지지도 않는다.그래,정말 뜬금없게도 저번달에 부사장님이 친히 우리 부서에 발걸음을 하셨다.나는 내가 파라오의 노예처럼 몇십년을 일해도 부사장님 얼굴은 퇴사할때까지 못 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부사장님은 특유의 사업가 같은 미소를 지으시며 친히 걸음하신 이유를 밝혔다.이 부서가 그렇게 일을 열심히 한다고 회사에 소문이 났는데 얼굴 한번 안 보는건 부사장으로써 직원들을 위하는 태도가 아닌것 같으셨단다.부사장님은 직원들 한명한명을 다독이셨고 마지막에는 한걸음에 달려나와 가증스럽게 웃고 있는 임 부장의 어깨를 두드렸다.임 부장 부서는 말이야,직원들이 일을 참 열심히 해.리더로서 자질이 훌륭한 임 부장은 역시 훌륭한 인재야.훌륭한 인재라고 덧붙여진 그 말은 진짜 코미디였다.나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고 부사장님의 의문 어린 시선과 임 부장의 살벌한 시선을 동시에 받았다.그리고 그 날 혼자서 야근을 했다.정말 개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네.”

“결혼할 남자는 누구래?”

“사업가래요.가지고 있는 가게가 꽤 많다던데.”

 

 

직원들이 저마다 피자 한 조각씩 들고 허겁지겁 먹기 바빴다. 임 부장님은 쓸데없이 직원들 취향은 잘 파악해서 어떤 직원이 무슨 피자를 좋아하는지를 다 안다.페퍼로니 피자를 제일 좋아하는 박찬열은 아예 박스째로 들고가서 나랑 거리를 두고 먹는다.나는 체중 감량을 하는 중이었다.박찬열은 이런 나를 배려해 거리를 두고 먹는 방법을 택했다.박찬열이 피자를 두 조각씩 그 큰 손으로 쥐어 급하게 입에 쑤셔넣었다.어차피 우리 부서에서 페퍼로니 피자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는데.저러다 뒤지게 체하고 나한테 소화제 사달라고 징징거릴 거 같다.

 

 

“자기도 남자친구 있잖아.경리 씨처럼 결혼할 계획은 아직 없는 거야?”

“없어요.”

“왜?”

“돈 모아야죠.제 월급 많은 것도 아니고,교사도 월급 얼마나 한다고.”

 

 

내 말에 임부장 눈이 동그래진다.

 

 

“남자친구가 교사야?”

“네.”

“어디 교사?”

“유치원 교사요.”

 

 

* * *

 

 

사랑 유치원.도경수의 직장이다.도경수는 이곳에서 선생님으로 근무한다.

같은 대학에서 만나 사겼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도경수가 의문덩어리였다.도경수를 한 번이라도 만나본 사람들은 전부다 그의 진로가 실현될지를 두고 토론을 하기 바빴다.도경수는 유아교육과를 나왔다.어디까지나 얼굴만 본다면 도경수에게 딱 어울리는 과였다.하지만 도경수는 하얗고 예쁜 얼굴과 다르게 무뚝뚝한 성격을 가졌다.게다가 말투도 직설적이었다.도경수가 사랑 유치원에서 근무하게 됐다는 말을 들었을때,나는 진심으로 걱정했다.도경수가 맡게 될 아이들을 말이다.

 

 

“경수야.아무리 화나도 애는 패면 안 돼.”

“넌 내가 애 때리는 거 봤냐?”

“재식이 종아리 회초리로 때린게 누군데.”

 

 

회초리 나중에는 부러졌었잖아...

 

 

“걔가 애냐? 초등학생이지.그리고 김재식은 맞을 만 해서 때린거야.너 걔가 내 지갑에서 얼마 빼 갔는지 잊었어?”

“5만원 빼갔었지.그걸로 피시방 갔잖아,재식이.”

“잘 아네.”

“야 아무튼! 애 때리면 절대 안 돼.사랑과 친절로 보살펴주라고.”

“봉사하냐? 사랑과 친절로 보살피게.”

“그냥 나한테 하는 것처럼만 안하면 돼.”

 

 

야 말이 뭔가 이상하다? 내가 너한테 어떻게 대하는데.야,대답해라.야.야!

 

 

* * *

 

 

야근을 하지 않았던 어느 날에 도경수가 문자를 보냈다.자기도 곧 퇴근하는데 같이 저녁이라도 먹자며,유치원으로 오라고 했다.나는 택시까지 잡아타며 유치원 앞으로 빠르게 갔다.애교스러운 목소리로 아이에게 갖은 칭찬을 해댈 도경수를 상상하니 느리게 갈 수가 없다.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도경수가 여느 유치원 선생님 같을 줄 알았다.

 

 

“경듀 선생님 사탕 너무 마시쪄요!”

“말 똑바로 하세요.”

“사탕 너무 맛있어요..”

 

 

문을 열고 도경수를 찾자마자 보이는 상황이 저거였다.나한테 하는 것처럼 대하지 말랬지! 정말 정 없는 눈빛으로 아이를 내려다보고 있는 도경수의 뒷통수를 한 대 때리며 그렇게 소리치고 싶었다.미친새끼가 사랑과 친절로 보살피라는 내 말은 다 잊어버린 모양이었다.

그리고 얼마 뒤 사랑 유치원 엄마들 사이에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이번에 새로 들어왔다는 남자 선생님이 얼굴은 잘생겼는데 성격은 아주 무뚝뚝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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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43.94
말똑바로하세요ㅋㅋㅋㄱ진짜경수가그럴것같아서더현실돋아요! 잘보겠습니다!!!
9년 전
독자1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떻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경수야 애기잖아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경수야...아직 아가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왜그랰ㅋㅋㅋㅋ
9년 전
비회원230.65
ㅋㅋㅋ경수ㅠㅜㅋㅋㅋ 표정상상가는..ㅋㅋㅋ 유치원 교사라고하길래 귀여울줄알았는데 이것도 좋아요 매력이느껴지네요! 종아리때렸는데 회초리가 부서져ㅋㅋㅋㅋㅌㅋㅋ불쌍해 재식이... 다음편기대할게요!혹시 암호닉받으신다면 [코럴] 로 신청하고갑니다..하핳
9년 전
비회원219.110
경수야ㅋㅋㅋㅋㅋㅋ도경수매력터져ㅋㅋㅋㅋㅋ암호닉신청되면[뽀로로]신청할께요!!
9년 전
비회원101.27
ㅋㅋㅋㅋㅋㅋㅋ도경숰ㅋㅋㅋㅋ나빴어ㅋㅋㅋㅋ가서 머리 한대 때리지ㅋㅋㅋㅋ명작의 스멜이 나네여.추천 누르고 갈께요
9년 전
비회원145.248
으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긴데 왜 그랰ㅋㅋㅋㅋ경수 진짜 현실 음성지원. 그 좋은 목소리로 말 똑바로 하세요 라고 할거 상상되뮤ㅠㅠㅠㅠㅠㅠ이런거에 까지 설렌다니 진짜 나란순이...
9년 전
독자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대박이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독자4
경숰ㅋㅋㅋㅋㅋ말똑바로하랰ㅋㅋㅋㅋㅋㅋ아진짜대박이네옄ㅋㅋ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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