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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다각] 예고편 - 남우현X김성규
W. 하제 | ||
[인피니트/다각] 예고편 - 남우현X김성규
"난치병에 걸린 아동을 위한 희망 콘서트. 전 출연진의 출연료는 난치병 아동에게 기부됩니다."
대기실에 준비되어 있던 음료수병에 붙어 있는 제작 스티커를 또랑또랑 읽어 내려간 성규의 입꼬리에 미소가 슥- 피어올랐다. 옛 생각이 났다. 그게 언제더라-? 밥 한 끼 제대로 먹지 못했던 어린 시절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근처 공원에 마련된 식수대의 물을 정신없이 마시고 있을 때 누군가의 허밍이 성규의 귀를 자꾸만 두드렸더랬다. 허밍의 주인공인 한 남자를 겨우 찾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데 곧이어 허밍 소리가 점점 커지는가 싶더니 곧게 다물고 있던 남자의 입술이 벌어지고 그 사이로 노랫소리가 새어나왔다.
길을 지나는 어떤 낯선 이의 모습 속에도-.
이름은 종완이라고 했다. 매일 같은 시간 공원에서 저를 넋 놓고 쳐다보고 있는 나에게 먼저 말을 건네줬었다. 그날 식사대용캡슐을 내온 형이 "맘에 드는 걸로 골라 먹어-." 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그걸 꾸역꾸역 속으로 밀어 넣었던 나는 캡슐을 꿀꺽- 삼키자마자 헛구역질을 했다. 그리고 그다음 기억은 내 옆에서 입바람으로 죽을 식히고 있던 형의 모습.
"빈속에 허겁지겁 먹으니까 토하고 쓰러지는 거 아냐."
언성을 조금 높여 화를 낸 형이 죽을 한 숟가락 떠서 떠먹이며 물었다.
"여태껏 배고파서 형 쳐다봤던 거야?"
도리도리-.
"그럼?"
"…."
"왜 쳐다본 거야-?"
"…."
"아가야, 말 좀 해. 배고파서 말이 안 나와?"
이상했다.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 목구멍에 턱 걸려서 밖으로 나올 생각을 안 했다. 벙어리마냥 우으- 하는 소리를 내며 형을 올려다보는데, 어라-? 형의 표정도 점점 이상해져 갔다. 왜 그러지-?
"아가, 왜 울고 그래-."
그 말을 듣자마자 형의 얼굴이 흐릿해지고 이내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더니 형이 나를 따뜻한 제 품으로 끌어안았다. 삐쩍 말라서 날개 뼈가 도드라진 어깨를 안쓰럽다는 듯이 쓸어내리는 것도 잠시 이내 등을 토닥토닥- 엄마가 재워줄 때처럼 천천히 다독였다. 그렇게 한참을 형의 품에서 울었다. 그 뒤로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죽이 허기진 배를 달래고 형의 노랫소리가 내 마음을 어루만졌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스티커 한켠에 인쇄된 난치병에 걸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꽃처럼 활짝- 웃고 있는 어린아이의 볼을 어루만지며 노래를 부르려고 입술을 떼는데 문밖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왔다.
"출연료도 없는 프로는 왜 내 보내는 거야."
"야, 참아. 이게 다 이미지 관리지."
"존나 다 죽어가는 애새끼들 앞에서 재롱떨라는 거 아냐."
"씨발, 그럼 대가는 선행을 베푸는 아이돌이냐?"
"그렇겠네."
볼멘소리, 점잖지 못한 말투에 상스러운 욕. 노래를 부르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아까 행사장에 막 도착했을 때만 해도 분명히 생글생글 웃으면서 인사했던 애들 같은데. 소금을 사 와서 문 앞에 뿌릴까? 잠시 생각을 하는 동안 저 멀리서 "안녕하세요, 신입 아이돌 'ratslodi'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니 촬영관계자라도 만난 모양이다. 비열한 놈들 같으니라고.
"…아, 쉬 마려."
* * *
"아씨, 이게 뭐야 김성규 나온다길래 지원했더니."
사람은커녕 개미 새끼 한 마리 안 지나다니는 곳에 사람을 둬도 되는 거야? 벌써 두 시간은 족히 지났지만, 우현 홀로 지키고 서 있는 쪽문은 한가하기 짝이 없었다. 결국, 지겨움을 이기지 못하고 핸드폰으로 성규의 노래를 틀며 흥얼거리고 있는데 저 앞쪽 산책로의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나무들 사이로 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둥근 뒤통수가 보였다. 와, 몇 시간 만에 보는 사람이냐.
"실례합니다. 이쪽은 관계자 외 출입금지 지역인데…. 출입증 좀 보여주시겠어요?"
남자의 옆쪽에 슬그머니 다가가서 묻자 남자가 내 쪽을 돌아봤다. 이내 입술을 삐죽. 손을 꼼지락. 날 가만 살펴보더니 처음에 놀란 기색 가득했던 얼굴이 환해졌다. 예쁘다.
"저기요, 여기 화장실이 어디에요? 스태프 맞으시죠? 아, 싸는 줄 알았네."
"네?"
"화장실이요."
"아, 출입증 없으세요?"
"출입증이요?"
"돌아가면 좀 멀어요. 안쪽으로 가려면 출입증이 필요하고."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돼요?"
금세 눈썹을 팔자로 찌푸리곤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영락없는 어린애 같았다. 아, 이걸 어쩌지? 머리를 긁적이니 남자가 제 주머니를 뒤져 뭔가 조그만 걸 하나 눈앞에 보여줬다.
"이것도 돼요? 아, 나 진짜 급한데…."
하얀 바탕에 까만 글씨가 세겨져있는 명찰.
"그쪽 이름이 김성규에요?"
"네네, 저 알아요? 좀 보내주세요. 여기서 받은 거에요. 제가 올지 안 올지 몰라서 명찰이 지금 이것밖에 없다고…."
"안쪽으로 가면 바로 오른쪽에 있어요."
"감사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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