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써니힐 - 그 해 여름
내가 너무 늦었죠ㅜ?
미안해요, 쓰차가 이제 풀렸네.
“싫어! 안 갈 거라고!“
“얘가 정말! 빨리가서 할머니 도와드리고 좀 그래 봐!“
우씨..
며칠 전 부터 엄마는 나와 눈이 마주칠 때 마다
시골로 내려가서 할머니 일 좀 도와드리라고
계속 나를 설득시키려고 한다.
웃겨, 내가 속을 것 같아?
엄마는 항상 무슨 일만 있으면
나만 시골로 내려보내려고 해
입술을 대빨 내밀고는 방 문을 닫고는
책상에 걸터 앉아서 생각했다.
할머니 집 앞으로 걸어가면 풍기는 반가운 할머니의 냄새,
계곡으로 걸어가면 들리는 흐르는 계곡의 물 소리,
무엇보다, 도시의 여름보다는 시골의 여름이 훨씬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진짜 내려가야하나
나는 항상 싫다고 말해 놓고는
혼자서 곰곰히 생각을 하고는 말을 바꾸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결국에는 방 문을 조금은 세게 열고는
엄마에게 말 했다.
“...갈게, 언제 내려가면 되는데?“
그렇게 나는 여름방학이 시작된
일주일 후에 시골로 내려가게 되었다.
방학숙제도 다 못했는데..
아직까지 중얼거리는 내 모습을 보고는
엄마가 나의 방으로 들어가서는
책상위에 놓여져있던 내 방학 숙제들을
내 가방에 집어넣고는 나에게 넘겼다.
“거기가면, 조용하긴 할테니까 한 달만 참아줘 딸.“
...분명히 조용하긴 할텐데,
여기저기서 울리는 풀벌레소리와,
할머니의 집에서 멀지않은 곳에 위치한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
전형적인 시골의 소리들로 가득한 그 곳에서는
공부가 잘 될까...?
“할머니!!“
“아, ㅇㅇ이 왔는겨? 얼른 들어와라, 많이 덥다.“
“헤헤, 저 왔어요 할머니.“
“할미는 밭 일 나갈건디, ㅇㅇ이는 방에서 쉬고 있을려?“
“네! 조심히 다녀오세요!“
...역시 우리 할머니는 포근한 느낌이 가득하다.
어렷을 때 이후로 찾아오지 않던 할머니의 집을 둘러보다가,
한 가지 이상한게 보였다.
내가 어릴 때 많이 이뻐하던 달뭉이가 없었다.
“아, 달뭉이 새끼도 낳았나보네.“
내가 온 날이면 나에게 달려와선
멍멍거리며 혓바닥을 축 늘어트리고는
나를 잔뜩 반가워하며 반기던 녀석이
왜 없었나 했더니,
달뭉이는 자기 집에 들어가서 새근새근 잠에빠졌었고,
잠이 든 달뭉이의 젖을 빨고있는 달뭉이의 새끼들이 보였다.
...귀엽다.
할머니한테 한 마리 줄 수 있냐고 물어볼까.
아니, 일단은 그게 문제가 아니라
방을 찾고 숙제를 다 해놓아야겠다.
달뭉이의 새끼들을 구경하다가
갑자기 방학숙제를 한번에 다 하고선
마을을 구경나가고 싶어졌다.
마을에는 내 또래의 친구들이 없나?
“다 했다아!“
가만히 앉아서 숙제만 한지 2시간 정도 지나고,
드디어 숙제를 다 했다.
...집에서 대강 해왔어서 다행이다.
그럼 이제, 마을을 구경하러 가 보실까!
내가 찾아오지 않던 할머니의 마을은
놀랍게도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몇몇 집은 리모델링을 해서 새집으로 변했지만,
나를 기억하시곤, 인사를 건네주시는 분들은 변함없었다.
“많이 컷구먼, 아주 아가씨네!“
“아핳, 아니에요!“
“자주 내려와, 내는 이제 일 하러 갈텡께 조금 더 둘러보고 가거라!“
“네! 조심히 가세요!“
마을의 이장 아저씨는 여전히 친근하고 푸근한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말을 건네주셨다.
“아,“
갑자기 콧잔등에 떨어진 물방울에
뭔가 싶어서 하늘을 올려다 보니
분명히 아까까지만 해도 맑았던 하늘이
어느새, 먹구름이 가득 낀 하늘로 변해 있었다.
“비..비온다.“
당황해서 아무것도 못 하고 가만히 서 있던 내 손목을
누군가가 붙잡고는 빠르게 천막아래로 뛰었다.
“어..“
“니 미칬나, 감기라도 걸리믄 우짤라고 이라는데?“
“...“
“서울아라 그런지, 얼굴은 또 오질나게 하얗네.“
천막아래에서 젖은 머리를 인상을 쓰며 털고있는 너는
반팔티와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여름이라서 짧은 바지를 입고 있던 나는
몸이 젖어서 그런지, 슬슬 추워지는 기분에
몸을 살짝 떨었다.
“감기 걸맀네.“
“어?“
“니 감기걸맀다고, 하여튼 왜 거기서 가만히 서 있어 가지고는“
“...“
“여름이라서 겉 옷도 안가지고 나왔는데, 집 가깝나?“
“가깝진 않아, 15분정도 걸어왔어.“
“되는 일이 없네, 니 여기서 똑띠 기다리라.“
“응?“
“가만히 서 있으라고.“
나에게 그 말만 남기고 너는,
빗 속으로 뛰어갔다.
...사투리를 쓰는 걸 보니,
맞나보네, 김동혁.
(조용히 엎드린다.) / 잡담 & 암호닉.
하하하하...ㅎㅎ
미안해여 너무 늦었어 내가ㅜㅜㅜ
진짜 미안해요ㅜㅜ
쓰차 이제 풀렸으니까 자주 올게요ㅜㅜ
사랑해요 독자님드루ㅜㅜㅜ
암호닉 '친주','수박','무룩이' 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암호닉 신청은 사랑합니다!
다들 손팅하는 이쁜이가 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