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다 좋아요 오빠.. 그냥 오빠랑 함께있는 곳은 다 좋은데, 여긴.. 너무 비싸지 않아요..?
"베니..건스..."
"왜? 여기 맛 없나?"
"네..? 아니요.."
먹어 본 적도 없는 걸요.. 여기.. 비싸지 않나요..? 저기.. 오빠... 그러니까... 그게... 불안한 나의 눈빛을 가만히 보던 오빠는 그냥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쭐래쭐래 따라들어가면서 난 메뉴판을 매의 눈으로 살펴보았다. 시바...? 가격이.... 예....? 18년 인생 중 저런 가격은 처음이었다..
"너는 어린이니까 키즈에서 시켜줄까?"
이 와중에 그렇게 설레게 웃지 말라구요.. 크흛...
"피자 좋아해?"
"네!"
그래. 일단 대답은 기똥차게 잘했어. 근데.. 그러면 안돼! 여기.. 오빠한테 부담스러울거란 말이야..
"스테이크는?"
"좋아해여!!"
아.. 흥분했네. 근데.. 너무좋아.. 아니, 이게 아니야. 난 오빠의 등골을 빼먹는 여우가 아니란 말야!!! 나중에 오빠 뒷주머니로 돈 찔러 넣어 줘야 되나..? 내가 얼마가 있더라.. 저번에 까까 사먹고 남은 돈이...(쥬륵)
오빠가 직원을 불러 메뉴를 추천 받았다. 직원이 추천해주는 것을 메뉴판으로 쫒아 가며 가격을 보는데.. 말이 안나오더라. 역시나 걱정된다는 눈으로 오빠를 보는데 오빠는 그저 먹을 생각에 눈을 빛내며 음식을 시키고 있었다.
"뭐 마실래? 콜라? 사이다?"
"아, 저 콜라요."
"그거 2잔 주세요."
괜찮겠어요? 아냐.. 나중에 오빠한테 조금이라도 보태주면 되지.. 눈앞이 캄캄하다.. 반띵하자 그러면 어쩌지..? 그만한 돈은 없는데..
"아까부터 무슨 생각하는 거야?"
"네? 아니요.. 별 생각 없는데.."
"돈 때문인가? 내가 낼거야. 내가 불렀는데 어떻게 너한테 내라고 해."
아.. 잠시만. 오빠.. 진짜.. 사랑해. 사랑한다고. 정말이야. 오빠가 너라고 하니까 왜이렇게 좋지? 흐흐흐흫ㅎ흐흐흐흐흐ㅡㅎㅎ
"핸드폰 좀."
두 손을 나에게 건네는 오빠. 귀여워ㅠㅠㅠㅠㅠ 날 가지라니까ㅠㅠㅠ 핸드폰을 건네주었다. 또 내 핸드폰을 상대로 씨름하는 오빠. 왜여.. 내가 잠금도 풀어 줬는데.. 그러다 갑자기 날 쳐다봤다.
"왜?"
네? 왜요? 왜? 내가 왜? 뭐요? 직원분이 식전빵을 건네주고 다시 가니 오빠가 물었다.
"나 왜 저장 안 돼있어?"
아.. 오빠.. 기여워.. 귀여워서 미치겠어...하앍...
"아.. 이름을 몰라서요."
"아."
라며 고민을 하더니 한숨을 쉬며 입력한다. 이내 나에게 핸드폰을 건네줬다. 바로 확인해보니 진짜 뭔가 오빠같이 저장을 해 놨드라.
[박찬열]
장난해? 누가 이렇게 귀여우래. 고민하다가 결국 성붙여서 이름 적어준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오빠 이름 이쁘당ㅎㅎㅎ찬열ㅎㅎㅎ열이오빻ㅎㅎㅎ오빻ㅎㅎ
오빠도 민망한지 괜히 빵을 먹는다. 그러다 잘라서 건네주는 오빠. 이런 세심한 면을 보면 오빠는 내 남편임이 분명해. 완벽한 논리다.
금방 메인메뉴들이 나왔다. 호우! 맛있겠다아아아아!! 스테이크를 먹기 좋게 자르는 오빠. 오빠는, 나 귀찮겠지..? 솔직히 저런것들 다 해주려면 귀찮지 않을까?
"제가 할까요?"
"응? 아냐. 넌 먹어."
아, 그럼 사양않고
"감사합니당."
밋있게 먹었다. 와, 진심 대박 왜 비싼지 알겠어. 진짜 맛있어.. 이건.. 혁명이야.. 단언컨대 대박이야. 파스타도 맛있고 스테이크도 녹아.. 셀러드도.. 개쩔어.. 심지어 일반 사이다도 맛있는 거 같아..
갑자기 창 밖을 내다보며 인상을 찡그리는 오빠. 나도 내다봤다. 뭘 보고 그런 표정을 짓는거죠? 뭐가 오빠의 기분을 상하게 한 건가여.
"뭐봐?"
오빠가 보던 거여. 도대체 어떤 것이 오빠를 기분 나쁘게 했는지.. 내가 아주 혼쭐을 내버리게.
"오빠 표정이 안 좋길래요.."
"아. 나 눈이 안좋아서."
아.. 그렇군요. 잠깐. 그러면 오빠, 내 얼굴도 잘 안보이는 거 아냐? 오빠가 그 안보이는 눈으로 나를 봤을때 내가 절세미인일수도 있잖아. 근데 안경쓰거나 렌즈끼면, 그냥.. 흔녀... 헐.. 이럴수가... 안돼, 오빠는 안경쓰지마.. 그냥 이렇게 나랑 지내자. 이건 부탁이야, 알았지 오빠?
근데 오빠는 진짜 뭘 입어도 잘생겼구나. 저렇게 핑쿠핑쿠한 남방이 잘 어울리는 남자가 어딨겠어. 안그래?
"맛있어?"
"네! 진짜 맛있어요."
나의 단호한 대답에 오빠가 웃었다. 와.. 웃는모습.. 진짜 그러지마세여 오빠. 오빠가 그러면 나 편하게 못 먹잖아.. 아닌가? 비웃는 건가? 넌 이런것도 못 먹어봤구나 하등생물이여. 아니지? 오빠 지금 엄마미소 지으면서 나 보고 있잖아. 눈에서 꿀이 떨어지는 걸.. 내가 착각하는 건가?
오빠랑 이럴것을 상상도 못했다. 그저 이번에도 나 혼자 좋아하다가 끝나겠구나.. 했는데 아니었다. 물론 오빠가 날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 좋다. 난 오빠를 정말 순순하게 좋아하니까. 오빠가 여자친구가 있다해도 물론 마음이 많이 아프겠지만 난 응원해주고 경험은 없지만 여자로써 충고도 해줄거다. 그냥, 이렇다는거 오빠가 알았으면 좋겠다구요..ㅎㅎ
후식으로 초코브라우니도 다 먹었다. 계산서를 힐끔 보았다.. 앞자리가 8이었어.. 두명이서.. 한끼식사가.. 앞자리가 8이라니.. 오빠는 계산서를 보지도 않고 집어 들더니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하는_오빠의_뒷모습.jpg 개멋들어진다. 가방도 멋지고, 기럭지도 멋지고 심지어 뒷통수도 멋지다. 여기서 굉장히 중요한 것은 오빠 지갑에서 수표가 나왔다.. 허러러러러ㅓ럴ㄹ러러럴 현부? 현실부자인건가? 그럼 진짜 나한테 너무 과분한데?ㅠㅠㅠㅠㅠㅠ
오빠가 데려다 준다고 하셔서 우리집쪽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집을 가려면 골목을 지나야 하는데 2갈래 길 왼쪽에서 갑자기 차가 튀어 나왔다. 워메 놀래라!!
날 잡아준 오빠가 유유히 빠져나가는 차를 째려봤다. 멋있다. 미치겠다. 저런 표정은 또 처음본다. 잘생겼다.. 울오빠 짱짱이다.
"위험하다. 그치?"
"그러게요."
"이 길은 맨날 지나다니는 거야?"
"아니요. 원래는 다른 길 있는데..."
원래는 빨리 가는 길이 있는데 조금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고 할까요? 하하ㅣ하하하하핳ㅎ 나의 흑심을 들킬 것 같다..ㅎ
"여기가 쪼금 더 빨라서요..ㅎㅎ"
분명 집앞에 오면 들킬 거짓말을..ㅎㅎㅎ... 쥬륵
집앞에 도착했다. 오빠.. 헤어지기 싫어여.... 오빠는 우리집을 올려다 보더니 살짝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봐."
"뭘요??"
"좀 돌아왔지?"
.....ㅎ 들켰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흠, 모릅니다."
배째지게 웃는 오빠를 보았다. 나도 웃음이 비집고 나올정도였다. 하여간 해맑다...
"미안. 너무 귀여워서."
....? 그런 말하면 설레 죽습니다? 설렘사라고 들어는 보셨나?
"들어가봐."
"오늘 진짜 고마웠어요! 안데려다주셔도 됬는데.."
"뭘 그런걸로. 그럼 다음에 만날땐 너가 데려다 줘."
"네! 안녕히가세요!"
오빠의 가는 뒷모습은 보지 못했다. 내가 먼저 들어갈때까지 가지 않는 오빠 덕분에.. 잠만. 다음에 만날때...? 오빠 이거 혹시 에프터라던가 뭐 그런건가요..?
난 그날 이불에 하이킥을 하며 좋아했다고 한다♥
한번도 |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베니건스는 한번은 가보고 싶은 곳.. 2월달까지 청춘만원이라던데... 참고로 이야기 속은 5월중순쯤입니당!ㅎㅎ
암호닉입니다!! 스파클링/죽지마/체리/정동이/빵/모카/안녕/매매/규야/메리미/뭉이/나호/우리니니 라임/구금/슈웹스/마름달/게이쳐/바닐라라떼/꽯뚧쐛뢟/이엘/캐서린/여리/퓨어/밍불리와오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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