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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nters - Close to you (Inst.)

 

 

 

 

 

 

 "모카랑 밀크티요."


 "아아, 아니! 오늘은 밀크티 말고. 홍차 마실래."


 "그래? 네, 홍차 주세요."

 

 

 

 

 

 

 

[VIXX/홍차] 봄 : 밀크티 말고 홍차 | 인스티즈

 

 벌써 봄이다. 분홍색 벚꽃이 만개한 수 많은 나무가 가지를 쭉쭉 뻗은 채 꽃잎을 하나 둘 떨구며 큰 도로의 양쪽으로 빽빽히 들어있는 모습이 마치 한 폭의 그림같았다. 과일처럼 달콤한 향이 나는 것도, 떨어졌을 때 더럽혀지지 않고 색을 오래 유지하는 것도 아니지만 난 벚꽃이 참 좋았다. 봄 만 되면 매일 같이 이홍빈의 팔을 끌고 동시에 이홍빈이 나보다 소중히 여기는 카메라를 짐짝 옮기듯 챙긴 뒤 밖으로 나와 벚꽃을 찍어달라고 하기 일쑤다. 속마음은 제발 바보같은 이홍빈이 벚꽃 보다 나를 더 많이 찍어줬음 좋겠다. 이홍빈은 뭣하러 귀찮게 나를 대려가냐고 해놓고 막상 나오면 아주 신나게 셔터를 누르는데 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확인해보면 저 등신같은 게 아주 나는 안 찍고 풍경만 잔뜩 찍더라, 눈치도 드럽게 없어가지고. 지나가던 예쁜 아이들도 찍고 심지어 예쁘고 키큰 여자도 가끔 보이더라. 당연히 벚꽃도 좋지. 근데 나를 뻔히 놔두고 꼭 다른 사람을 찍어야 되냐는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일부로 실내로 대려왔다. 그렇게 하면 피사체가 될 풍경, 사람들 보다는 나에게 더 집중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카메라 없이는 이홍빈이 아니지. 음료가 나오자 마자 빠르게 카메라를 켜더니 다이어를 차르륵 돌리고 버튼을 몇 개 누르고는 보는 사람 무안해질 정도로 집중해서 평소 처럼 셔터를 마구마구 누르기 시작한다. 에휴, 누가 말려.

 

 

 

 

 

 

[VIXX/홍차] 봄 : 밀크티 말고 홍차 | 인스티즈

 "야, 나는 아주 안 보인다. 그치?"

 

 


 "아니, 잘 보여."

 

 

 

 

 

 

 그러더니 갑자기 카메라를 치켜들고 렌즈로 나를 가리킨다. 찍지 말라며 손사래를 치니 내 말은 가볍게 무시하고 플래시 까지 켜 가며 나를 카메라에 담아버렸다. 저 거대한 플래시에서 나오는 빛에 덕분에 카페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우리를 쳐다봤다.

 

 

 

 

 "미쳤어?"


 "우와! 이거 봐. 우리 검은 흑연이가 덕분에 하얗게 나왔다. 그치?"

 

 

 

 

 아까 전에 내가 한 말을 인용하여 뻔뻔스럽게 방금 찍힌 사진을 보여주는 홍빈이다. 눈도 감고 포즈는 이상하고 플래시가 터져서 얼굴은 허옇게 둥둥 떠다니고. 난 이렇게 사진 찍히고 싶던 게 아닌데.

 

 

 

 

 

 "너무 못생기게 나왔다."


 "지금이랑 똑같아."


 "뭐? 원래도 못생겼다는 말이냐?"


 "아니. 원래 처럼 사진 예쁘게 나왔다고 말 하려는 참이였어."

 

 

 

 

 

 저걸 아주 그냥…….

 

 

 

 

 

 "다 식었겠다. 빨리 마셔."

 

 

 

[VIXX/홍차] 봄 : 밀크티 말고 홍차 | 인스티즈


 "만약 이거 미지근하면 너 때문인 거로 알,"

 

 

 

 

 

 우악!
 차가 아직 식지 않았었다. 입에 넣자 마자 훅 끼쳐오는 열기에 나도 모르게 푸 하고 뿜어버렸다. 아, 카메라……. 카메라!

 

 

 

 

 

 "헐. 카메라."


 "아, 형!"


 "아아 어떡해. 미안해……."


 "우선 정리 좀 해ㅂ,"

 

 

 

 

 

 젖어버린 테이블 위를 닦으려고 이홍빈이 급하게 일어서는 바람에 모카가 컵 째로 엎어져버렸다. 불행 중 다행으로 카메라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 카메라에는 지장이 없었다.

 

 

 

 

 

 "으악, 내 커피……."


 "하……."

 

 

 

 

 

 순식간에 난장판이 돼 버렸다. 정신을 차리니 내 바지가 모카에 적셔져버렸다. 새로 산 바진데……. 이게 다 이홍빈 때문이야, 라며 혼자 생각만 해본다.

 

 

 

 

 

 


*

 

 

 

 

 

 

 "근데 왜 오늘은 밀크티 안 시켰어?"

 

 

 

 

 

 얼추 정리가 된 상황에서 홍빈이 나에게 질문을 해온다.
 난 밀크티를 좋아한다. 항상 어딜 가던 밀크티가 있다면 수 많은 음료를 재치고 밀크티만 고른다. 제일 위에 있는 부드러운 거품도 좋고 왠지 어렵게 느껴지는 짙은 향도 좋다. 차에 우유를 부은 음료라는 것도, 씁쓰름하지만 달달하다는 것도 그린티와 비슷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그린티와 밀크티는 참 다르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밀크티는 꾸준히 마셔왔지만 정작 밀크티의 근본 격인 '홍차'를 한 번도 접해보지 않았다. 홍차의 향도 몰랐고 깊이도 몰랐다. 그래서 왜인지 오늘은 좀 더 어른스러운 척 하며 홍차를 마셔보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갈색 빛의 부드러운 밀크티와는 다르게 홍차는 붉고 맑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다.

 

 

 

 

 

 

 "그냥. 한 번 마셔보고 싶었어."


 "그래서. 맛은?"


 "흠……. 모르겠어. 이게 무슨 맛인가 싶다."


 "아직 형은 어린이네."


 "뭐래. 그럼 넌 커피 마시니까 어른이냐?"

 

 

 

[VIXX/홍차] 봄 : 밀크티 말고 홍차 | 인스티즈


 "응. 그러니까 더 크면 나한테 장가와."

 

 

 

 

 

 

 으악!
 바보같이 또 뿜었다. 이제는 열기가 없어 미지근해 져버린 차를. 아마도 차 대신 내 얼굴이 뜨거울지도……?

 

 

 

 

 

 

 

 

-

 

 

 

 

 

 

오랜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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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진
비회원112.240
헐....귀여워....헐....달달해♥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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