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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Name : Duck

 

 

 

 

 

 

 

 

9. 테러발생 60일 전

 릿에 의해 총격당한 직후

 

 

 

 


“이봐, 정신 차려! 일어날 수 있겠어?”

 

 


폭발이 일어난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주변은 무너진 잔해와 매캐한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정상이 내민 손을 붙잡으며 일어났다.

 

 


“다행히 치명상은 면했더군. 급한 대로 응급처치는 해뒀어. 어서 여길 빠져나가자.”

 

 


정상이는 걱정어리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주머니에 있던 탄환이 얼마 남지 않은 권총을 빼들었다.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어딘가에서 총알이 날아들었다.

 

 


“으윽,”

 

“적이야!”
 

 

 

정상이는 즉시 몸을 낮추고 사격자세를 취했다. 나는 재빨리 부서진 잔해 뒤로 숨어 총알을 피했다. 아직 폭발의 여파로 귀가 멍멍했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빠르게 적들을 향해 총을 쐈다. 여러 발의 총성이 울리고, 적들이 모두 쓰러지자 정상이 말했다.

 

 


“어서 가자. 이쪽이야.”

 

 


나는 재빨리 앞서가는 정상이의 뒤를 따랐다. 바닥에는 피를 흘리며 쓰러진 적들이 있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같은 편이었던, 나와 같은 옷을 입은 적들. 새삼 이것이 실제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조금만 실수하면, 바로 죽음이었다.

 

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걸음을 옮겼다. 정상이는 벌써 문 앞에 다다라 나를 재촉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선 곳은 무기고였다. 그리고 바로 앞쪽에는 뻥 뚫린, 공사장에서나 쓰일법한 커다란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정상이는 그 앞에 서서 말했다.

 


“일단 무기부터 챙겨. 그리고 엘리베이터로 먼저 내려가. 난 이곳에 인질로 있는 다른 대원을 찾아야해. 3층에서 합류하자. 건투를 빈다.”

 

 


나는 대충, 눈에 띄는 소총을 집어 들었다. 정상이는 내게 무전기를 꽂아주며 어깨를 두드렸다.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함과 동시에 나를 밀어 넣었다. 엘리베이터의 셔터가 내려가고,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11.

 

 

 


-릿이 널 찾나? 교묘히 치명상은 피했더군. 내가 전에 말한 거 기억해? 아무도 믿지 말라는 말, 기억해둬. 언더커버에겐 적도 아군도 없어. 오직 나 자신만 있을 뿐이야.

 

 


느리게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정상이의 말을 듣고 나니 더욱더 이것이 장난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겼다. 죽을 수도 있다, 살아남아야 한다.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느라 나는 도착한지도 몰랐다. 그리고 내가 도착함과 동시에 적들이 공격해왔다. 끊임없이 총알이 날아들었고, 나는 이리저리 숨어야했다. 상황이 안 좋기는 정상 역시 마찬가지인 듯 했다.

 

 


-젠장, 사방이 적들이야!


-윽, 저도 마찬가집니다. 괜찮으십니까?


-난 괜찮아. 조심해, 적들이 곳곳에 있어.

 

 


나는 재빨리 위층에서 나를 겨누고 있던 자들을 향해 총을 쐈다. 그리고 앞쪽에 보이는 사다리로 곧장 달려갔다. 사다리를 오르자 또다시 여러 명이 달려 들어왔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바로 옆에 있는 포대 뒤로 숨었다.

 

적들은 맹렬하게 공격해왔다. 나는 때를 기다리다가, 그들이 총을 재장전하는 틈을 타 공격했다. 벌써 총알이 바닥나고 있었다. 나는 쓰러진 적의 총을 주워들었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더 많은 적을 죽여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나는 냉정해져야했다. 까딱하면 목숨을 잃는다.

 

 

 

 

 

 


12.

 

 

 

 

 

“윽!”

 

 

그렇게 적들을 죽이며 앞으로 나아가던 때였다. 어딘가에서 총알이 날아들었다. 위태로운 바깥 난간에서 나는 몸을 숙였다. 적들은 반대편 건물, 창문에 있었다. 곧이어 총알이 다시 날아들었고, 난간에 총알이 튕기는 금속성의 소리가 빗발쳤다.

 

나는 머리를 최대한 보호하며 앞으로 기어나갔고 계단에 이르렀을 때 창문을 향해 총을 쐈다.

 

 


-너 혹시 체크메이트 작전에 대해 알고 있어? 너도 아직 모르나…, 망할 링컨 국장!

 

 


중간중간 교신이 계속 들어왔지만 곧, 피융-하는 총성에 나는 교신을 멈추고 총을 쏴야했다. 체크메이트 작전이 뭐지? 나는 정상이 한 말을 곱씹으며 재빨리 문을 열었다. 그러나 산 너머 산이었다. 문을 엶과 동시에 또다시 총알이 날아들었다. 이번에는 수가 더 많은 것 같았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문을 빠르게 열어젖히고 총을 쐈다. 앞 뒤 잴 것 없이 총을 쏘며 무작정 앞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앞에 보이는 건물로 달려가 문을 닫자 총알이 문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젠장, 인질은 어디있는거야…

 

 


정상이는 아직 인질을 찾지 못한 것 같았다.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했다. 뒤는 없어, 계속해서 나아갔다. 그리고 환기구를 통해 내려갈 때,

 

 


-인질을 찾았어! 맨 아래층이야, 어서 내려와!

 

 


기쁨에 찬 정상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빠르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환기구로 내려온 층은 고급스러운 호텔을 연상시켰다. 이곳에는 적들이 없는 듯, 조용했고 복도를 밝히는 조명만이 있을 뿐이었다. 나는 옆쪽 계단을 통해 지하로 빠르게 내려갔다.

 

 

 

 


13.

 

지하에 다다르자, 음산하고 습한 공기가 나를 맞았다. 회벽 중간 중간에 페인트로 낙서가 되어있었다. 나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차가운 공기…. 뚜벅, 뚜벅 앞으로 나아가는 내 발소리가 울렸다.

복도에는 널 부러진 시체가 가득했다. 나는 그들을 최대한 밟지 않으려 조심하며 걸었다. 분명히 이 흔적은 정상이의 흔적이다. 정확하게 상대를 꿰뚫는 실력.

코너를 돌자 활짝 열린 문 너머에 서있는 정상이 보였다.

 

 


“여기야! 이쪽 방이야.”

 

 


정상이는 방금 적들을 모두 없앤 듯 했다. 인질이 갇혀있는 방을 열고 들어서자 의자에 묶여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이 보였다. 안경을 쓴 그 남자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정상을 확인하더니 말했다.

 

 


“정상, 네가 여길 어떻게… 으윽….”

 

“하겐!”

 

 


정상이는 남자를 하겐이라고 불렀다. 하겐이라면, 내가 훈련할 때 나에게 진심어린 칭찬과 격려를 해주었던 자다. 항상 훈련이 끝나고 무전을 통해서 격려를 해주던 자가 바로 하겐이었다. 얼굴은 본적이 없어도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가 테러리스트에 인질로 붙잡혀 있었다니.

 

 

정상이는 하겐을 묶은 밧줄을 풀며 말했다.

 

 


“맥주를 시켜놨는데 네가 오질 않아서 말이야.”

 

 


그 말에 하겐이 피식 웃었다. 일어나려는 하겐은 다리를 절룩거렸다. 앞으로 쓰러질 뻔한 하겐을 재빨리 붙잡아준 정상이 말했다.

 

 


“도로 끝에 차가 있어, 어서 데리고 나가자. 줄리안, 하겐을 부축해주겠어?”

 

 


나는 하겐의 팔을 목에 걸치고 그를 부축했다. 정상이는 앞서나가며 남은 잔챙이들을 처리하는 중이었다. 하겐을 부축하며 복도 끝까지 다다르자 정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겐은 이제 괜찮다며 정상이에게 다가갔다.

 

정상이는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 정상이는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문을 활짝 열었다. 문 밖에는 역시나, 적이 많았다. 정상과 힘을 합쳐 총을 쏘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골목을 돌자 대기하고 있는 차가 보였다. 그리고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하겐과 정상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였다.

 

 

피슉-

 

 

“윽!”

 

“하겐!!”

 


저격수였다. 재빨리 총알이 날아든 곳을 확인하니 뒤쪽 건물에 소녀가 있었다. 금발에, 목에 항상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다니는 그 소녀는 밀라였다. 언더커버로 잠입했을 때 흘깃 지나쳤던 차가운 얼굴의 소녀였다. 밀라는 뛰어난 저격수였다. 그리고 하겐이 치명상을 면했을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정상이는 격분해서 밀라를 향해 총을 쐈다. 하지만 밀라는 이미 뒤로 몸을 감춘 뒤였다. 하겐은 바닥에 쓰러져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하겐은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었다.

 

 


“대규모……테러는 60일…후……”

 

 


나는 쓰러진 하겐에게로 더 가까이 다가갔다. 하겐은 쿨럭이고 있었다. 그의 입 주위로 피가 흘러내렸다.

 

 


“함…정……. 모두가 위험해……. 크윽,”

 

 


그 말을 마친 하겐은 고개를 떨궜다. 밀라가 있던 건물로 총을 쏘던 정상이 내게 소리쳤다.

 

 


“이봐, 신참! 어서 빠져나가자! 하겐은 포기해!”

 

 


나는 하겐을 뒤로 하고 물러섰다. 그리고 정상이에게 다가갔다. 가까이서 본 정상이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차에 올라타고 나서는 어떻게 됐는지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침울한 얼굴로 내게 차갑게 내뱉던 정상이의 말이 기억날 뿐이었다.

 

 

 

 

 

 

 


너의 신분은 발각됐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해

 

이름, 얼굴, 모든 걸 다 바꿔

 

 

어떻게 해서는 릿의 조직에 다시 침투해 놈의 계획을 밝혀야만해

 

 

 

 

 

어떤 희생을 치뤄서라도.

 

 

 

 

 

 

 

Next...

14. 테러발생 59일전, 언더커버 활동 재개.

 

 

 

 

 

 


더보기

안타까운 점은, 나머지 스토리가 카스2에 아직 없다는 것입니다 ㅠㅠㅠ...

여기까지 다 깼는데 다음 스토리가 아직..

주인공이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아, 참고로 정상의 코드명은 'Knight' 입니다. 기사죠.

그리고 링컨 국장의 코드명은 비숍이구요.

무슨 작전이 펼쳐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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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기다렸어ㅠㅠㅠㅠㅠㅠㅠㅠ 보면서 숨 안쉬면서 읽었어 ㅋㅋㅋㅋㅋ 다음편 완전 귱금해
9년 전
에기벨
엌..!! 이작품을 기다려주는 정이 있어서 기쁘답 :) 다음편은 없을지도 몰라 ㅠㅠ... 카스2에서 스토리가 안나오면 나의 상상으로 풀어야하는데 나는 ..(곰손이라 운다)ㅠㅠ 단편이니까 언제라도 다시 가볍게 돌아올게! XD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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