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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de Name. Duck

 

 

-中-

 

 

 

 

 

 

 

 

 

 
어디 갔을까. 로빈은 취한 척 엎드려 있다가 실눈을 뜨고 주위를 살폈다. 그리고 조나단은 물론, 주위에서 자신을 의식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벌떡 일어선 탓에 탁자가 조금 흔들려 잔에 있던 술이 살짝 흘러 테이블을 적셨다. 로빈은 개의치 않았다. 지금 급한 것은, 그, 촌놈이 어디 갔냐는 것이다.


로빈은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자신은 그저 보스가 명령한대로, 의뢰인을 보호하고-신체는 물론, 정보도 포함이다-, 파티를 즐기면 됐다. 그리고 이 임무에 누가 끼어들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보스역시 정체를 들키지만 말고 파티를 즐기다 오라고 했단 말이다. 그래서 로빈은 별다른 부담감 없이 파비앙의 생일파티에 참석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그건 바로 자신이었다. 이런 상류층의 파티가 익숙지 않았던 탓에 로빈은 내내 어색하게, 파티장 내를 겉돌았다. 그러다 다들 손에 접시나 잔을 들고 무엇인가를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로빈은 대충, 단 것들이 모여 있는 테이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메이플 파이를 집으려는 순간,


“먼저 드세요.”


웬 금발의 -배가 살짝 나오고 멍청해 보이는, 흡사 오리와 같은 사내- 사내와 팔이 엇갈렸다. 로빈은 예의바른 사람이었고, 남자에게 먼저 먹으라는 말을 건넸다. 사내의 팔이 주스를 향해 뻗었고, 로빈은 파이를 집어 들었다. 딱히 앉고 싶지는 않아 그 자리에 서있었더니, 남자는 그것을 ‘친목 다지기’나 ‘초면인 사람과 말 트기’ 따위의 사인으로 인식했는지, 어디 출신인지 표준말을 쓰려 노력하지만 어딘지 우스꽝스러운 사투리로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

잠깐, 사투리라고? 로빈은 수상함을 느끼고 남자를 쳐다봤다. 갈색에 가까운 금발, 푸른 빛, 아니 초록빛이 도는 눈, 멍청해 보이는 입, 살짝 나온 뱃살, 키는 181정도, 근력? 약해보임, 단 것 좋아함, ……이 파티가 어색함.


‘…찌끄래기가 끼어들었네.’


이유는 몰라도 저자 역시 정체를 숨기고 들어온 자가 분명했다. 이 파티는 오로지 프랑스의, 상류층을 위한 파티다. 이 파티의 주인공인 파비앙은 자기 나라 부심이 강한 자다. 학교에 다닐 때도 다른 지역 출신들을 혐오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멋대로 불어를 지껄이는 게 싫다나, 하여간 그런 걸로 유명했다. 그리고 파비앙이 저런 멍청한 남자를 친구로 뒀을 리가 없다. 친구의 친구라도, 하여튼.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자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어색함’은 자신의 것과도 같았다. 이 파티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꼽자면 당연히, 저자와 나다.

 

 

*

 


로빈은 조나단의 발자취를 쫓았다. 조나단은 계단을 올라 막 사라진 참이었다. 로빈은 발걸음 소리를 죽이고 줄리안의 뒤를 밟았다. 그런데 정말, 하는 꼴이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누가 봐도 ‘나 이제부터 뭔 짓 할 거예요.’라는 티를 팍팍 내며, 수상하게 로비를 어슬렁거리다가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고 있었다. 로빈은 조나단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을 지켜봤다. 엘리베이터는 8층에서 멈췄다. 8층이라면, 의뢰인의 숙소가 있는 층이다. 혹시나 했는데 정말로 의뢰인과 관련되어 있었다. 로빈은 보스에게 전화를 걸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어, 보스. 의뢰인한테 쥐새끼 한 마리가 붙었어.”

 

 

 

 


“알겠어. 처리할게.”   

 

 

 

 

*

 

 

 

철컥, 철컥-.


줄리안은 번쩍 눈을 떴다. 누군가 문을 열려고 하고 있었다. 이건 필시, 방주인이 분명했다. 줄리안은 시간을 확인했다. ……그 잠깐 동안 잠을 자다니. 노트북은 이미 복사를 마치고 ‘완료’를 띄우고 있었다. 줄리안은 노트북에 꽂힌 USB를 뽑으려 손을 뻗었다. 그렇지만,


띠리릭-


줄리안은 재빨리 침대 아래로 몸을 숨겼다. 급해서 노트북 화면도 끄지 못했다. 줄리안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숨을 고르게 쉬려 노력했다. 그런데 베란다 창으로 비치는, 총을 든 사내의 모습에 줄리안은 숨을 헉, 들이켰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호흡이 불안정해졌다. 줄리안은 입을 틀어막았다. 훈련에서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 법을 배웠던 것이 기억났다. 복식호흡, 들이쉬고, 내쉬고-.

 

 

“……여기 있는 거 다 알아. 숨소리가 나거든.”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줄리안은 사내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리고 더욱 몸을 웅크렸다.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조나단……. 급했나보네, 노트북 말이야.”

 

 

……로빈? 줄리안은 침대 밑, 어둠 속에서 놀란 눈으로 창을 응시했다. 무엇인가 익숙한 목소리, 익숙한 인영. 그것은 로빈이었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테이블에 뻗어 있던 그 로빈! 게다가 총을 들고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니!

 

 

“이러면 너무 뻔해. 침대 밑이지?”

 

 

‘……’

 

 

줄리안은 고민했다. 어차피 들킨 거, 먼저 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 로빈이 침대 밑을 들추고 총을 들이미는 것보다, 총을 꺼내며 같은 상황을 만드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줄리안은 뒤춤에 꽂혀있는 권총을 손으로 더듬어 확인하고, 침대 밖으로 재빠르게 기어나갔다.

 

 

 

“…뭐…야?”

 

 


줄리안은 그러니까, 오른손은 바지 뒤춤에, 왼손은 바닥을 짚으며 침대 밑에서 기어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참으로, …….

 

“나... 나 좀 도와줘, 로빈!”

 

줄리안은 침대에 반쯤 ‘끼어’ 있었다. 오른손을 놓으면 될 것을, 미련스럽게 놓지 못하고 기어 나오다 결국 걸린 것이었다. 점점 조여 오는 침대에 줄리안은 비명을 지르기 일보직전이었다. 로빈은 얼굴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줄리안에게 쭈뼛쭈뼛 다가갔다. 로빈은 일단 총을 뒷주머니에 찔러 넣고 양팔을 걷어붙였다. 그리고 침대 사이에 끼어서 낑낑대고 있는 줄리안을 힘껏 잡아당겼다. 처음 봤을 때 보았던 그 ‘살짝 튀어나온’ 뱃살이 줄리안이 탈출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뒤로 뻗은 저 오른손은 뭐야?

 

 

“야, 오른손을 빼야 나가지!”

 

 

“그, 그건 안 돼!”

 

 


줄리안이 작게 웅얼거렸다. 끼어서, 안 빠진단 말야. 로빈은 한숨을 크게 내쉬며 천장을 바라봤다. 오, 신이시여. 로빈은 울상이 되어서 반쯤 이성을 상실한 줄리안을 바라보며 눈물을 삼켰다. 로빈은 줄리안이 낀 곳을 살피다가, 줄리안의 아랫배로 손을 집어넣었다. 갑작스럽게 들어온 차가운 손에 줄리안이 버둥거렸다. 로빈은 줄리안의 뒷목을 찍어 눌러 못 움직이게 하고, 줄리안의 허리를 감싸며 재빨리 잡아당겼다. 그리고 다행히도 줄리안이 빠져나오면서 베란다 창에 쾅 부딪혔다. 줄리안은 머리를 감싸며, 동시에 오른손을 감쌌다. 침대에 찍혀서 벌겋게, 눌려있었다.

 


줄리안이 빠져나오면서 꽤나 묵직한 것 역시 창에 부딪혔다. 로빈은 그것을 주워들었다. 그건 줄리안의 총이었다. 그토록 필사적으로 놓지 않으려고 애썼던 이유가, 이 총 때문이었다는 사실에 로빈은 실소를 터트렸다. 하, 하.

 


“아, 그…그건…”

 

“이거?”

 


로빈은 약 올리듯 총을 흔들어 보였다. 줄리안은 얼굴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참으로 순진한 얼굴이다. 조나단과 포커를 치면 꽤나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커페이스가 안 되는 사람이, 이런 임무를 맡을 수가 있나. 로빈은 노트북에 켜져 있는 화면을 흘깃 쳐다보며 말했다.

 

“저기 있던 파일, 빼낸 거야?”

 


줄리안은 침을 꿀꺽 삼켰다. 아니라고도 못하는 상황이다. 줄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상황을 벗어나려면……, 조안나가 필요했다. 줄리안은 머리를 만지는 척하며 자연스럽게 귀를 매만졌다. 그런데, 웬걸, 인이어가 없다! 조안나에게 연락할 유일한 수단인, 인이어가 없다.

 

생각해보니, 임무를 마치고 괜히 야경이나 보겠다고, 괜히 꼴깝을 떨다가 인이어를 빼놓았다. 조안나가 누누이 말했던 것 같은데. ‘이건 너와 연락할 유일한 통신 수단이다.’라고. 말 들을걸. 지금 이 대화가 들리고 있을까?

 

 

 

 

“이 USB에 옮겨서 네 보스한테 쪼르르 가서 전해주려고?”

 


“……”

 

 


로빈은 USB를 흔들어 보이며 웃었다. 로빈은 한쪽 손으로 조나단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다. 그리고 웃는 와중에도 자신을 겨눈 그 총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로빈은 USB를 바닥에 툭 던지더니 발로 세게 밟았다. 그 작은 USB는 로빈의 구두 밑에서 산산이 부서져버리고 말았다. 줄리안은 비명을 튀어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막았다. 부서져버린 USB를 보자 눈물이 나왔다. 맙소사, 이제 어쩌지? 인이어가 놓여있는 침대까지 손을 뻗기엔, 로빈의 총이 너무 가까웠다. 수상한 짓을 하면 망설임 없이 총을 쏠 기세다. 줄리안은 로빈, 로빈과 나눴던 대화를 생각했다. 의외로 착한 자일지도 몰라.

 


“로빈, 우리는……”

 

“어디 소속이야?”

 

“친구……뭐?”

 

“너도 보스는 있을 거 아냐. 조직 이름이라던가, 뭐냐고.”

 

 

로빈의 목소리는 나긋나긋했다. 말하자면, 로빈의 불어 발음 자체가 참 부드러웠다. 그런데, 웃으면서, 총을 겨누고 있는 로빈은,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고 있지만 위협적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서웠다. 싸이코같아 보이는 면도 없지 않았다. 줄리안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로빈은 줄리안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싱긋 웃었다. 그리고 돌연 줄리안의 머리채를 꽉 잡아 쥐며 뒤로 꺾었다.


머리털이 뽑혀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홱 꺾여진 고개 때문에 숨 쉬는 게 힘들었다. 켁켁, 절로 기침이 나왔다. 눈에 눈물이 고여 왔다. 로빈은 턱에 총을 들이밀었다.

 


“난 여러 번 말하는 거 싫어해. 협조 좀 해주겠어?”

 

“크허, 억, 이것, 좀, 놓고!”

 

 

줄리안은 로빈의 손을 떼어내려 팔을 뻗었지만, 그럴수록 로빈은 더 힘을 주어 당겼다. 목이 너무 꺾여서 괴로웠다. 줄리안이 기침을 했다. 숨이 막혀왔다, 로빈은 보기보다 힘이 셌다. 줄리안이 거의 기절하기 직전에야 로빈은 살짝 힘을 풀었다. 그리고 예의, 그 눈꼬리가 휘는 웃음을 지으며 위협했다.

 


“…켁, 인터, 폴.”

 

“아…! 경찰이라! 의외네?”

 

로빈은 그제서야 줄리안을 놓아 주었다. 위협하고 있는 것은 여전했다. 줄리안은 쥐어뜯긴 머리를 부여잡았다. 머리가 띵했다. 목도 아파왔고, 무엇보다 정신이 혼미했다. 훈련을 거쳤지만 역시 실전은 달랐다. 당황해서 호흡은 물론, 겁에 질려서 대응을 못했다. 줄리안은 눈물을 닦아냈다.


로빈의 주머니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로빈은 화면을 확인하더니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로빈의 웃음이 줄리안이 기억하는 마지막이었다. 줄리안은 그대로 쓰러져 기절했다.

 

 

“어, 보스.”

 


-어떻게 됐지?

 

“쥐새끼는 잡았는데.”


-USB는?


“없앴어.”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거… 알 테지?


“…알고 있어.”

 

-…….


“얜 어떻게 할까?”


-…네 선택에 맡기지.

 


로빈은 줄리안을 내려다봤다. 그리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총을 줄리안에게 겨눴다.


 

 

 

 

 

 

 

☆★☆★

이거 중2병 걸린 소설 맞아요.네. 부끄러워서 1000point라도 걸고싶은 심정..

긍데 쓴게 아깝..

제가 밤에 써서 내용이 더 오글거릴지도 몰라요 ㅎㅁㅎ

 

**수정. 로빈은 줄리안을 '조나단 후퍼'로 알고 있죠. 중간에 스토리를 고쳤더니 까먹고 줄리안이라고 써서..ㅋ 수정했씀다 ㅇㅂㅇ**

***읽어주신 분들이 꽤 계시네요..이런 비루한 소설을..!! 로줄이 부흥하고 있는 걸까요?! ㅠㅠㅠ 로줄은 사랑인듯 합니다..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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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으으아아아아아아 ㅠㅜ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 진짜ㅠㅠㅜㅜㅠㅠㅠㅠㅠㅜ너무 조아서 미칠것같애오퓨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짱 재밓아여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오랜만에 몰입해서 읽엏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 스릉흡느드..
9년 전
에기벨
(콜록콜록) 제가 조직물 참 좋아하는 데요.. 저랑 취향이 같으신가봐요(발그레) ㅋㅋㅋㅋ 재밌다니 감사해욥 ㅇㅁㅇ
로줄이 흥하길 바라며 ㅠㅠㅠ

9년 전
에기벨
아.. 막 기호 <?ㄻㄹㅇㄴㅁㄹ> 있는거 고치기 귀찮네요....... 읽으실분만 읽으시길 권장합니댜.......ㅇㅁㅇ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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